퍼온글 입니다...
경찰 수사권 독립을 반대하는 검찰 논리의 허구성

공판중심주의와 마찬가지로 경찰 수사권 문제 또한 분권과 균형이라는 대전제로부터 접근해야 하고, 그 결론은 무조건적인 독립적 권한 분리로 귀결되어야 마땅합니다. 이건 검사들이 경찰에게 시혜적으로 나눠준다는 식으로 다루어질 문제가 아니라 마땅히 그렇게 되었어야 할 것이 제대로 되는 것일 뿐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도 검사들은 예의 경찰의 자질이 어떻네, 인권이 어떻네, 경찰 권력화가 저쩌네 온갖 구설들을 늘어놓지만, 하나같이 다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만을 목적으로 하는 이중잣대와 곡학아세로 점철된 구차하고 비열한 변명들에 불과합니다.

기본적으로 법무부가 행자부를 지휘하는 것도 아닌데, 법무부 소속의 검찰이 행자부 소속의 경찰을 지휘해야 한다는 것부터가 국민 상식에 부합되지 않습니다. 검사들은 법이 그렇게 되어 있다고 말할지 모르나 잘못된 법을 고치자고 얘기하는 데서 또 다시 현행 법령을 들먹이는 것 자체가 궁색한 동어반복식 순환 논리에 불과합니다.

검사들은. '모든 수사는 소추를 전제로 하고 소추의 일부이기 때문에 소추권을 갖고 있는 검사의 지휘를 받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얼핏 들으면 아주 그럴듯해 보입니다. 그러나 이런 식의 논리라면, 모든 소추는 재판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검사는 판사의 지휘를 받아야 한다는 얘기 또한 나올수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또 한편으로 검사들은 '역사적으로 원님 재판식 규문주의 법원을 견제하기 위해서 판사의 지휘를 받지 않는 검사가 존재하는 것'임을 그렇게도 강조하더군요. 하지만 같은 역사적 발전 과정에 연속하여 보자면, 원님이 갖고 있던 수사와 기소도 당연히 분권되어야 마땅하고, 따라서 검사에 대한 경찰의 견제가 필연적이라는 식으로 귀결되어야 맞지 어떻게 거기에서 경찰에 대한 검사의 (사실상 지배나 다름없는) 지휘 근거가 도출될 수 있다는 말입니까? 이것 역시 역사의 흐름을 자신들을 중심으로 하여 이중잣대로 적용한 곡학아세의 극치일 뿐입니다.

상식적으로 수사는 기소 앞에 있는 절차지 기소 밑에 종속된 절차가 아닙니다. 검사들이 말하는 것처럼 기소 여부에 대한 판단이 중심이 되어 수사를 해야 한다는 것은 모든 작품은 정해진 비평을 전제로 창작되어야 한다는 식의 본말이 전도된 주장일 뿐만 아니라, 법만 갖다 씌우면 생사람도 잡을수 있다는 ‘이현령 비현령(耳懸鈴 鼻懸鈴)’식의 발상에 다름 아닙니다.

어떤 검사들은, '수사권이 이원화되면 자칫 두 기관이 서로 수사하겠다고 다투면서 충돌하는 일이 생기고, 그럼 국가의 수사체계에 심각한 혼란과 갈등이 생긴다'고 말합니다. 그럼 검사가 수사 안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원래 검사는 수사가 아니라 법정에서 공소유지를 하기 위해 존재하는 거잖아요? 게다가 현실적으로 실재 수사의 90% 이상을 경찰이 다 하고 있잖습니까?

이렇게 말하면 검사들은 또 '경찰에 의한 인권침해를 제어할 수 없다'고 반론을 제기하곤 합니다. 그러나 이 말이야 말로 검사들이 인권을 얼마나 잘못 이해하고 있고 그들 자신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결핍된 후안무치한 존재들인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예입니다.

기본적으로 인권이란 근대 시민 사회에서 절대권력과 상극되는 개념으로 성립된 것으로서 작금의 대한민국 검찰같은 외부 견제와 감시가 결여된 독과점적인 권력이야 말로 현존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인권에 적대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검사들은 모르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이 인권 보호를 자처하고 목청 높여 떠들어대는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그들은 인권의 보호자가 아니라 단지 인권의 감시 감독을 받아야 하는 피지배 대상일 뿐입니다.

또한 지난 60여년의 역사를 놓고보면 경찰이나 검찰이나 인권 문제에 대해서 만큼은 누가 더 나을 것도 없이 국민 앞에 머리 숙여 백배 사죄해도 모자랄 뿐더러 경찰을 지휘해온 검찰로서는 경찰의 인권 침해는 곧 자신들의 지휘 하에 저질러진 인권침해에 다름 아닌 만큼 경찰의 인권 침해를 문제삼는 자체가 자기 얼굴에 침뱉기일 뿐임을 알아야 합니다.

게다가 경찰에 의한 인권 침해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되는 고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이 발생한 게 20여년 전인데 비해, 검찰에서는 최근 2년여의 기간 동안에만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 남상국 대우건설 사장, 김인곤 광주대 이사장(전 국회의원), 박태영 전남지사, 이준원 경기도 파주시장, 안상영 부산시장 등...여러 사람이 검찰의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잇따라 자살했고, 끝내는 조사를 받던 피의자가 고문으로 피살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어디 이것 뿐인가요? 경찰에서 수사권 얘기만 나오면 경찰의 예봉을 꺾기 위해 언제나 그래왔던 것처럼, 前 충북옥천경찰서장 박용운 총경, 前 경기도 안성경찰서 수사과장 김모 경감, 前 안산경찰서장 이철규 총경 등, 경찰 내에서도 신망이 높고 깨끗한 품위를 유지하던 능력있는 간부들을 자백에 의거한 검사조서의 증거능력을 전가의 보도로 휘둘러 억울하게 구속했다가 모두 무죄로 판명되는 일들도 있었습니다.

자살한 이들이 하나같이 저명한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고 수십년을 수사 기관에서 근무한 경찰의 간부들 조차 이런 식으로 힘없이 당할 정도라면 힘도 없고 빽도 없는 일반 서민들이야 더 이상 말해 무었하겠습니까? 게다가 이 모든 일들이 경찰도 국정원도 기무사도 제자리 찾은 참여 정부에서 모두 검사들에 의해서 저질러진 권력 남용의 참담한 결과일진데, 민주주의와 탈권위주의가 만개한 시기에 이런 반인권적인 일을 도맡아 저질러온 검찰이 다른 기관의 인권침해를 들먹이며 자신들에 의한 통제와 지휘의 필요성을 강변한다는 게 얼마나 뻔뻔스럽고 가당찮은 일이겠습니까?

검사들의 헛소리는 이 정도가 아닙니다. 어떤 검사들은 '그래도 경찰에게 권력을 주면 10만 경찰이 통제불능의 비대한 권력으로 된다'고 말합니다.

한 마디로 사돈남말하는 격입니다. 그럼 그렇게 거대한 경찰 권력을 자신의 지휘하에 두려는 검찰은 그렇지 않아도 막강한 독점 권한에 경찰까지 거느려서 도대체 얼마나 큰 권력체가 되고 싶은 건가요? 게다가 가공할 무력을 갖춘 60만 대군도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가면서 문민 통제 하의 제자리를 지키는 이 시대에 겨우 권총, 소총으로 무장한 경찰이 뭘 어떻게 권력화 된다는 얘깁니까? 지금까지 인류 역사에 경찰 비슷한 조직이 권력을 잡은 예가 있었나요? 이건 그야말로 졸렬한 말장난에 불과합니다.

본질적으로 경찰 조직은 그 스스로 권력 기관화 될 수 있는 조직이 아니라 단지 정치권력, 검찰권력 등 진짜 권력기관들이 이용해 먹기 좋은 도구에 불과했습니다. 그러기에 지난 60년 세월 동안 정당성 없는 권력의 손발이 되어 온갖 궂은 일은 다 도맡아 하고 욕이란 욕은 혼자 뒤짚어 쓰면서 실컷 이용만 당한거 아니겠습니까??

저는 오히려 최근 몇 년 사이에, 경찰과 국정원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사이 검찰에서 기소권, 수사권에 더하여 국민들의 감시가 느슨해진 틈을 이용하여 독자적인 정보수집기능을 강화하면서 과거의 중앙정보부나 안기부처럼 공공연히 정치권을 위협하는 수준의 힘을 키워가고 그것을 이용하여 정치적인 협상력을 가지려 하고 있는 현실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검사들은 내부 상황에 근거한 이런 저런 주장들이 설득력이 없을 때마다 외국의 사례를 들먹입니다. 예컨데 '그래도 세계적으로 다 검찰이 경찰을 지휘하고 통제한다, 독일이 그렇다, 일본이 그렇고 미국이 그렇고 영국이 그렇다..등등...'

그러나 하나같이 자기들 편한대로 곡학아세로 갖다붙인 얘기들이지, 실재 사실들은 우리의 경-검 관계와는 전혀 다르고 검사들의 주장 보다는 오히려 경찰의 주장을 정당화 시켜주는 사례들 뿐입니다. 일찍부터 경찰에서는 '선진국 어디라도 좋으니 검찰이 한 나라만 찍어서 선택하면 경찰은 군말없이 그 나라 경-검 제도를 그대로 다 수용하겠다' 고 했지만, 검사들은 이에 대해서 일언반구도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결론적으로, 경찰 수사권 독립 문제에 대한 검사들의 주장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근거가 없는 것들이며, 이런 식으로 실재와도 다르고 상식 논리도 갖추지 못한 본말전도, 사실왜곡의 어거지 주장을 강변하는 목적은 오로지 자신들의 독과점적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것일 뿐입니다.

한 가지 첨언 할 것은, 경-검 간의 수사권 문제와 별개로 공수처 문제가 있는 데, 이 공수처를 두고 일부 사람들이 '검찰 견제는 공수처에서 하면 되지 꼭 경찰이 독립된 수사권을 갖고 할 필요가 있냐' 하는 식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의 큰 틀을 보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 오해입니다.

공수처 문제는 수사권이 아니라 기소권의 문제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경-검 사이에서는 수사권의 분권화를, 공수처-검찰 사이에서는 기소권의 분권화를 실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상적으로 분권-병립체제가 완료된 것을 전제로 세 기관의 차이를 정리해보자면, 경찰은 수사권을 갖되 원칙적으로 기소권이 없어야 하며(단, 판검사가 관련된 사건에 한해서 직접 기소를 하거나 공수처를 통하여 기소할 수 있어야 함), 공수처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되 일반 형사 사건에는 관여하지 못하고 판검사를 비롯한 고위공직자들의 부정 부패만을 전담하도록 영역이 제한되어야 하며, 검찰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되 경찰의 수사는 기소 단계에서만 관여할 수 있고, 자신들이 관련된 형사 사건이나 부정 부패의 수사와 기소는 경찰과 공수처에서 도맡는 식으로 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사법권력의 분권과 사법기관들 간의 중층적인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게 되고, 그로 인해 각 사정기관들이 투명성과 개방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각각 더 많은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얻기 위한 상호 경쟁이 가속화 되면서 결국 국민을 위한 인권중심의 사법체계가 정착되게 됩니다

그러나 이렇게 된다고 해도 검사들의 수사권과 기소권은 독점이 아니라는 점만 빼고 보면 여전히 유지되기 때문에 결코 그들의 권한이 약화된다고 볼 수 없으며 다만, 그들의 주 영역이 수사가 아닌 법정에서의 공소유지에 중심을 두게 된다는 것과, 그들 자신의 부패나 권한 남용을 자신들 내부에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경찰이나 공수처로부터 외부적인 감시와 견제를 받게 된다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검찰이 그토록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변화의 실체이자 모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