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오늘의부정부패 > 죽음을 부르는 김포공항

"하늘의 관문" 김포공항이 죽음 부른다 ?

'죽음의 먼지' 석면, 일본 사용업체서 수 백명 사망하기도

▲김포공항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석면이 검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 브레이크뉴스

김포공항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석면이 검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주장을 제기한 장본인은 '부정부패방지추진시민연합회(이하 부추연)'.
최근 부추연은 김포공항 국내선 천장 2곳에서 약 1.5㎝ 두께의 분무칠 시료를 채취, 서울대 보건대학원에 성분검사를 의뢰한 결과 각석면과 백석면이 각각 1∼2%(위험수위 1%)씩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포공항 국내선 국제선 천장은 모두 석면이 포함돼 있어 대단히 위험하므로 한국공항공사는 빠른 기간 내에 천장 뿜칠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포공항은 자재에 석면이 사용됐을 리 없다며 석면 검출에 대한 사실 자체를 부정하고 있는 상태다. 때문에 자료를 분석하고 결과를 발표한 부추연 주장과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각 시민단체들은 이 같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수많은 이용객들만 무방비로 위험에 노출된 채 죽음으로 내몰릴 뿐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표명하고 있다.
윤용 부추연 대표에 따르면 석면은 인체에 한번 들어가면 절대로 배설되거나 녹지 않고 평생 동안 몸 속에 머무르면서 조직과 염색체를 손상시켜 암을 발생시킨다.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은 석면을 '인체에 암을 일으키는 것이 확실한 1급 발암물질'로 규정했고, 석면에 20년간 노출되면 노출되지 않은 사람보다 폐암에 걸릴 확률이 10배나 높은 위험한 물질로 평가받고 있다.
윤 대표는 "석면이 검출된 김포공항 국내선은 넓이가 약 2천5백여 평이며, 매년 약 2천3백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면서 "준공 후 현재까지 24년여 기간 동안 무려 8억6천2백만 여명이 이러한 위험천만한 석면피해를 봤을 것으로 보인다. 더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기 전에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위험사각지대로 내몰린 사람들
이 같은 주장이 제기되자 시민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다. 김포공항 내 항공 티켓 관련 부스에서 일하는 김아무개(48·남)는 "발암물질이 계속 나오고 있는 곳에서 하루 종일 근무했다고 생각하니 소름 끼친다"면서 "벌써 몇 년 째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혹시라도 건강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청소 용역을 담당하고 있는 최아무개(52·여) 역시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그는 "지하철에서 근무하던 한 사람이 석면 때문에 결국 폐암에 걸려 힘들어하는 모습을 TV에서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하철과 같이 공기가 잘 통하지 않는 곳에서만 발생하는 것 인줄만 알았는데 이곳도 위험지역이라니 정말 걱정된다. 나이 때문에 어디 변변한 일자리도 얻지 못하는 상황인데 건강까지 나빠졌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정말 큰 일"이라고 한 숨을 내쉬었다.
석면협회 관계자 역시 김포공항의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협회 관계자는 특히 "석면이 함유된 건축자재는 시간이 지나면서 머리카락 5천분의 1인 석면먼지를 발생시킨다"면서 "그것이 굉장히 미세하기 때문에 처음엔 잘 모르지만, 석면먼지가 인체에 들어가면 8년 내지는 40년 후에 암을 유발하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한 물질"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포공항 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에서 석면이 검출됐다면 심각한 문제"라면서 "매일 드나드는 이용객은 물론, 하루 종일 그곳에서 근무하는 사람들까지 감안한다면 위험에 노출된 정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고 말했다.
고형물일 경우 석면 위험 없다?
한국공항공사는 이 같은 조사결과와 상황에 대해 일단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부추연 조사결과에 대해 일정 부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공사 건축부 한 관계자는 "당시 부추연 관계자들이 천장 시료를 채취해 가는 과정부터 문제가 있다"면서 "조사 당시 부추연 관계자들은 고형상태의 천장 시료를 분쇄한 뒤 채취해 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알아본 바로는 석면은 분쇄돼 비산될 경우에만 흡입이 이뤄지고 그럴 경우 문제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공항천장은 현재 고형상태이고, 설령 석면이 극소량 포함돼 있다하더라도 의도적으로 부숴 분진을 비산시키지 않은 한 문제될 것이 없다. 또 현재 공항 천장은 수용성 페인트로 도포시킨 상태라 더욱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또 "분석 결과에도 다소 의문점이 남는다"면서 "전자현미경이 아닌 편광현미경으로 분석이 이뤄졌기 때문에 1∼2%가 검출됐다는 결과를 믿기가 어렵다. 분석표 마지막에도 '전자현미경으로 재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어 짐'이라고 쓰여 진 것은 결국 결과가 100%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현재 공항은 부추연의 조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화학물질안전보건센터, 한양대 환경 및 산업의학연구소 등 두 곳에 천장 시료에 대한 정밀분석을 의뢰한 상태다.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라 향후 검토하겠다는 것.
공사측은 특히 지난해 11월 '다중이용시설등의 실내공기질 관리법'에 의거한 공항청사 내의 공기오염도를 측정한 결과보고서(김포공항 실내공기질 측정용역 조사 보고서)를 근거자료로 제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주간시간대(오전8시∼오후7시) 10L/min으로 1시간 측정한 결과 공항 내 공기 중 석면의 검출량은 0.0001∼0.0002다. 유지 권고기준은 0.01개/cc에 견주어 보면 극히 미세한 수준. 공항 측 관계자는 "이 정도 수치면 일반 공기와 똑같은 것"이라면서 "부추연 측의 주장은 억지이거나, 잘못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일분일초가 위험하다!
구기영 사단법인 한국석면환경협회 사무총장은 "공기 중 석면이 포함됐는지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려면 고성능 공기질 측정기를 사용해 적어도 한 장소에서 8시간 이상 채취한 뒤 검사를 해야만 한다"면서 "선진국의 경우엔 적어도 8시간 이상, 2∼3차례 측정을 하는데 국내법은 그 부분이 상당히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형 상태라 하더라도 미세한 분진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태"라면서 "아무리 단단하고 안전한 고형물이라 하더라도 온도, 습도, 시간에 따라 낡고 노후하게 된다. 그런 상태가 되면 사람의 움직임이나 진동 등에도 석면 분진이 비산 될 수밖에 없다. 특히 공항처럼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곳은 바람 등 공기를 통한 진동이 계속적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언제 어떤 자극을 받아서 비산 될 지 모르는 상황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포공항의 시료를 분석한 백남원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산업보건학교실 교수는 "편광 현미경을 사용한 조사 방법이었지만 1%이상 검출됐다는 것은 분명 석면으로 인한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라고 전제했다.
이어 "두 시료에 대해서 전자 현미경으로 재분석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어 진다고 덧붙인 것은 문제의 심각성이 엿보이니 외국 등 보다 고급 분석기구를 갖춘 곳에 의뢰해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는 의미다. 전자 현미경으로 분석하면 더 정확한 석면의 양이 나올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석면은 물에 약해 누수 또는 외부의 어떤 영향으로 물이 닿으면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면서 고형이라 하더라도 직간접적 물리적 힘이 꾸준히 가해지면 석면이 비산될 가능성이 있다. 김포공항 측은 서둘러 전문기술력을 갖춘 해외 공인기관 등에 의뢰해 정밀 검사를 실시하고 대책마련을 해야할 것"이라고 상황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 석면과 관련한 공항공사 입장 전문

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회(부추연)가 지난 6월21일(화) 김포공항 천장 2곳에서 마감재 시료를 채취, 서울대보건대학원에 성분분석을 의뢰한 결과 각석면과 백석면이 1∼2%씩 검출되었다고 연합뉴스(05.7.6)를 통해 보도된 바 있으나, 부추연에서 사전에 공항공사에 분석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채, 언론에 일방적으로 보도자료를 넘겨준 것은 확증되지 않은 사실을 언론에 유포한 것으로서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며, 석면함유 여부는 전자현미경에 의한 정확한 분석 후에 언론에 보도하는 것이 마땅하다.
서울대보건대학원의 분석결과는 편광현미경을 이용한 육안 검색한 결과로 보다 세밀한 검사결과를 위해, 보건대학원 측에서도 전자 현미경으로 재분석이 필요하다는 의견 제시가 있어 공항공사에서는 석면함유 여부를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공항공사에서는 "다주이용시설등의 실내공기질관리법"(2004.5.30시행)에 따라 여객청사내 쾌적한 실내공기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2004.11월 김포공항 국내선 및 국제선 실내공기질 측정결과 석면은 0.0001∼0.0002개/cc로서 동 법의 권고기준(0.01이하/cc) 보다 상당히 미미한 정도로 나타나 일반 공기중에 분포된 석면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에 따르면 일반대기에서 노출되는 석면의 량은 아주 적은 수준인 0.0001∼0.001개/㎖이다.
공항공사에서는 현재 김포공항 천장마감재에 대한 정밀 성분분석을 공인시험기관 2곳(산업안전보건연구원, 한양대 환경 및 산업의학연구소)에 의뢰중이며, 분석결과에 따라 대응방안을 신중히 검토하여 조치할 예정이다.
▲ 석면 '죽음의 먼지', 일본 석면 사용업체 노동자 수백명 사망하기도

선진국은 현재 모든 석면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30년 전부터 석면제거 작업을 시작, 현재 전체 공공건물 중 90%에서 석면이 제거됐다. 나리타공항은 20년전 공항 건설비의 50%를 투입해 석면을 모두 제거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일본에서는 석면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폐 질환으로 지난 30년간 노동자 수 백 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석면을 이용한 건축자재를 생산하는 공장 직원과 공장 주변 주민들 다수가 '악성중피종(석면에 의해서만 생기는 암의 일종으로, 발병 후 6개월 이내에 사망한다)'에 걸려 사망하거나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준 바 있다.
지난 2002년 4월 영국 BBC 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근로자들만 석면과 같은 화학유해물질로 한해 34만 명이 사망하고 있다. 이중 석면으로 인한 사망자는 10만 명에 이른다. 수십 종의 화학물질 중 석면으로 인한 사망률이 3분의 1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사단법인 한국석면환경협회 구기영 사무총장은 "석면은 극소량이라 하더라도 한 번 마시게 되면 치명적"이라며 "지금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소홀히 하는 것인데 절대 위험한 발상이므로 발견 즉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석면의 위험성은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 강남역 지하상가서도 다량 검출, 위험수위 1% 초과, 5%검출 지역도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지하상가에서도 석면이 다량 검출됐다. 부추연은 강남역 지하상가 천장 6곳에서 시료를 채취 해 분석의뢰를 한 결과 6곳 모두 석면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북쪽 광장 1곳에서 각석면 2 4%, 북쪽 광장 다른 곳에서 백석면 3 5% 등이 검출됐다. 또 만남의 쉼터에서 각석면 2 4%, 1번 출구 쪽에서 각석면 2 4%, 1번 출구 다른 곳에서 백석면 2 5%, 화장실 입구에서 백석면 1 2%가 나왔다.
석면은 공기 중의 함유량이 1% 이상이면 인체에 치명적이어서 지정폐기물로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석면 제거작업을 할 때에는 노동부에 신고하고 먼지가 날리지 않도록 보호시설을 갖춰야 한다.
부추연 관계자는 "강남지하상가는 1982년 12월에 준공 당시에 설치한 석면이 함유된 천정 텍스를 무려 23년간이나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그 간에 석면 피해가 엄청났을 것"이라면서 "특히 강남지하상가 지하 2층에는 지하철 2호선이 지나가면서 먼지 폭풍을 일으키는데다가, 하루 유동인구가 80만 명에 달해 석면 피해가 다른 곳보다 훨씬 크다. 때문에 서울시는 석면을 시급히 제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8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