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추운 날씨에 국민들을 위해 애쓰시느라 수고하십니다.
저는 경북 영주시 안정면 동촌동 295번지에 살고 있는 안병대씨의 딸입니다.
모두들 연로하신 부모님이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평생 자식들 뒷바라지에 희생하시며 사신 우리네 부모님들,
이제 한시름 놓고 살만 하다고 할때, 자식들도 어렴풋이 은혜를 알때쯤엔 부모님은 기다려주지 않나 봅니다.
다름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농사를 짓고 있는 논 주변에 10년전에 대형 양계장이 세워졌습니다.
그곳에서 대형 선풍기를 돌리면 닭털과 악취가 코를 찌른다고 합니다.
연세 많으신 아버지께서 농사짓기도 힘든데, 눈에 보일 정도의 무수한 닭털과
얼굴을 뒤덮는 듯한 냄새로 도저히 일을 할 수 없어 화가 나 집으로 돌아오셨답니다. 그때의 심정이 상상이 가시는지요?
그럴땐 속상해서 어떻게 할까 궁리하다가 영주시청으로 전화를 하셨다고 합니다.
"내가 이런 환경에서 일 하다 폐암이라도 걸리면 어떡하냐?"
그러면 시청에서의 지난 10년간 답변은
'허가난 걸 어떡하란 말입니까?' 였답니다.
그럼, 다시 양계장에 전화해서 제발 농사일좀 하게 조치를 해달라고 부탁을 하셨습니다.
그곳에선,
"우리는 시청에서 정식으로 허가 받아서 합니다."
그러다가, 지난 10월에 저희 아버지는 폐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자식이지만 무심한 저도 폐암으로 인해 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병이 들고 보니 그저 억울하기만 합니다.
왜, 시청에서는 이런 먼지와 악취를 예상했을텐데 그곳에다 허가를 해 주었는지?
또, 10년 동안 전화로 민원을 제기 했는데 계속 묵살만 했는지?
병이 들고서야 제가 시청에 항의 전화를 했습니다.
최소한 현장에는 나와 보셔야 하는거 아니냐고요?
그랬더니 공무원 한분이 마을 동장님을 대동하고 나오셨다고 합니다.
회신이 오길 먼지는 빼고 냄새만 측정을 한 결과 기준치 이하라는 답변이 왔다고 합니다.
이런 추운 날씨에 냄새하고, 일할때의 더운 여름날 냄새하고 같을 수도 없지만
어떤 방법으로 측정을 했는지의 객관성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정상적으로 일을 할 수 없는 환경인데 어찌 기준치 이하라는 결론을 내리는지, 저는 환경법에 관한 지식이 없어 잘 모르지만, 적어도 이런 법은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오염도 큰문제로 인식하는 요즘에 정상적인 사람이 정상적으로 일을 할 수 없을 환경이 별 문제가 아니라니, 통탄스럽기까지 합니다.
곧 봄이 오겠죠?
봄은 희망의 계절인데, 저희는 암담하기만 합니다.
폐암에 걸리신 아버지께서는 이제 농사일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농사를 지을 수 없어 팔려고 내 놓아도 누구 하나 거들떠보는 사람이 없답니다.
이것말고 무슨 증거가 필요합니까?
당신 평생 가꾸어온 땅이 이제 보기도 싫다는 농부의 심정,
병때문에 농사를 포기해야 할때 팔리지도 않는 땅,
그저 땅을 놀리기만 하고 속상하게 쳐다봐야 할 뿐입니다.
국가에서는 그저 기준치 이하라는 말밖에 할 수 없는지요?
불쌍하고 억울하신 아버지의 심정을 조금만 헤아려 주신다면,
우리나라 한사람의 국민으로서 국가의 행정조치를 바랄뿐입니다.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원래 땅으로 환경을 마련해 주어서 땅이 정상적으로 거래가 되도록 해주세요.
어제는 입춘이라지요?
우리 힘 없는 농부 아버지, 병에 걸려 매우 고통스러은 투병생활을 하시는 저희 아버지께도 억울함 없이 평화로운 봄이 되길, 무능한 딸의 심정으로 이 글을 올립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 감사합니다.
모든분들 가정에 평화가 깃들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건강하시길.....
어떤 농부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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