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좌파학생이 서울대학교 학생회관 1층 학생식당 앞에 김정일 분향소를 설치했지만 학교 측에서 10분 만에 때려부쉈다. 주변에 있던 학생들도 분향소 설치에 동조하지 않았다. 일부 학생들은 분향소를 만든 학생들을 징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교수와 학생들은 "김정일 사망에 대한 대학가의 분위기가 지난 1994년 김일성 사망 당시와 180도 다르다"고 말했다.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는 성명서를 발표,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상태에서 김일성의 사망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대학가에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일성이 급사한 데 대해 애석해하거나, 김일성 부자를 찬양하는 유인물도 나돌았다.
그러나 이날 서울대 학부생과 대학원생 대다수가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는 김정일 분향소에 대해 비판적 글이 압도적이었다. 서울대 관계자는 "박씨에 대한 비판과 지지가 9대 1 정도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윤형(22·식물생산과학부 4년)군은 김정일 분향소 설치에 대해 "여당과 대통령의 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을 갖고 있지만, 김정일 추모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대생들이 정치적으로는 진보 성향이 우세하지만 김정일 분향소에 대하여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기성세대에 대한 불신 때문에 국내 정치에 대해서는 진보적 태도를 취하지만, 북한 체제가 비이성적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대북 문제는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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