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익은 챙기고도 칭찬 듣고, 우익은 챙긴 것 없이 욕만 듣는다. -

얼마 전 “서울시 1급 5명중 4명 잘라내다”라는 기사 제목을 보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그러다가 이번엔 박원순이 서울시 공무원 인사를 단행함에 1~4급의 대부분을 물갈이 하면서, 4급을 1급 자리에 앉힌다고도 한다.

딴에는 “그동안 소외 받았던 사람들”이라며 “동정론”을 펼치는데, 보도매체들은 이를 두고 “파격인사”니 어쩌니 하는데, 따지고 보면, 이거야말로 완전한 “엽관인사”다.

즉, 자기성향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오세훈 사람”으로 매도하여 배척하고는 “자기사람” 위주로 상위직이나 요직에 배치하여 조직의 완전장악과 더불어 자기식솔에 대한 부양효과를 노린 것이다.

그러면서 그러한 박원순 사람들에 의하여 20조가 넘는 서울시 예산으로 오로지 좌익들의 구미에 맞고 이익에 기여하는 정책위주로 펼칠 것이다.

정말 기분 나쁜 소식이지만, 어찌 보면 왜 우익은 저렇게 하지 않았는지 원망스러울 뿐이다.

아니, 선출직의 특권이 무엇인가. 자기사람을 배치하는 엽관인사에 있는 것 아닌가.

이명박이 왜 우익으로부터 미움을 받는가. 하나도 등용되지 않았기 때문 아닌가.

하긴 그렇게 해도 우익은 이명박의 4대강을 지지하는 식으로 옳은 것은 옳다고 지지했지만, 이명박의 뒤통수 때리던 사람보다 훨씬 대접을 못 받았다.

그러다 정책실패, 특히 대북ㆍ대중 안보관계, 국내 좌익에 대한 이념적 대처 등에 있어서 연이은 무능성과 무력감을 드러내자 우익도 더 이상 지지할 이유가 없어진 것 아닌가.

오세훈이 서울 시장으로 재직시 우파성향 사람을 따로 높이 기용한 게 있던가?

오세훈은 ‘무능 공무원 퇴출’ 어쩌고 하며 지지여부와 관계없이 똑같은 퇴출방식을 적용했는데, 좌파성향 공무원들의 조직적 저항 때문인지 좌파성향 공무원이 퇴출된 적이 없고, 괜히 엉뚱한 희생양만 찍어서 퇴출을 시도하였다.

그 사람이 지지성향인지는 불확실하나 전공노가 조용했던 것으로 보아 오세훈에게 반감을 가진 좌익성향은 아니었던 것 같다.

사실, 우파는 좌파성향 공무원을 단호히 척결하고 우파성향 지지자를 기용하는 과감한 엽관주의를 시행하기 보다는 “탕평”을 내세워 자신의 과단성 없음을 숨기는 비겁한 성향이 있다.

아무리 투지와 근성으로 열렬히 지지하더라도 종놈 아부근성으로 치부하여 눈꼽만큼도 관심을 주지 않고, 오히려 아무런 공로도 없는 자기부류의 스펙파 위주로 기용하여 자신이 존귀한 부류임을 홍보하는 데만 집착한다.

당연히 국물만 빨아먹고 싸우지도 못하는 그런 스펙파를 가지고 딴에는 “공정론”의 잣대를 들이댄다며 좌파는 한 마리도 처리 못하고 애매한 사람에게만 추상같이 무섭게 구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오세훈이 물러나고 나서 서울시 공무원 중에 슬픈 표정 짓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그런 식으로 박원순을 만나면 그보다 낫겠지 하며 맞이하였더니, 이번엔 완전히 뒤통수 맞은 것이다.

오세훈은 파격이라고 해봐야 환경단체 같은 좌익들과의 즐기기 이벤트 위주였지, 절대로 우익과 교류한 적이 없다.

전면무상급식 반대시위도 오세훈을 지지하는 데서 나온 것이 아니라 좌익을 증오하는 데서 나온 것이다.

오세훈은 이러한 애국우파 시위대를 포용하지 않았다. 즉, 싸움닭의 가치를 너무 우습게 본 것이다.

나경원도 마찬가지였다. 애국우파는 그를 지지해주었건만, 낙선 이후에 아무런 인사치레도 없다.

좌익들이 투지, 근성, 야성 위주로 인물을 기용하는데 반하여 우익은 실력, 얼굴, 스펙 위주로 기용한다.

저들은 투사와 책사 위주로 진용을 편성하는데 이쪽은 율사와 스펙 위주로 진용을 편성한다.

싸우는 데는 잘 싸우는 사람이 필요하지 잘생긴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닌데도 말이다.

자기 대신 싸워주는 남을 그렇게 도외시하는데 앞으로 누가 대신 싸워줄런지....

보라 저들은 자기 패거리 챙겨주는 분명히 편파적인 “엽관인사”를 하면서도, “파격인사”이니 “소외자 구제” 같은 말장난으로 미화하면서 저들끼리 실컷 다 챙겨먹고도 “동정론”으로 찬사를 받고 있다.

반면 이쪽은 자기 사람 하나 챙겨놓지 못하고, 지지자에게 베푼 것 하나도 없이 “공정론”의 잣대로 칭찬은커녕 쫓겨난 그에게 동정심 하나 보여주는 사람도 없지 않은가.

이번 한나라당의 비대위 구성인자를 보면 더더욱 증오를 느낀다고 애써 표현하지 않겠지만, “동정론”과 “공정론”, 이거 생각 좀 해 볼 문제다.

실리 챙기기와 비겁 숨기기의 차이로 말이다.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