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차관 인사를 보면서 이제 박근혜 정부에 대한 기대를 접는다.

스스로의 성장과정에서야 자수성가든 불굴의 의지든 간에 현재의 태도를 보면 하나 같이 좌파와의 싸움과는 무관하고 그저 박근혜로부터 능력을 낙점 받은 것에 대단히 득의양양한 사람들뿐이었기 때문이다.

싸움을 모르니 뒤조차 닦지 않은 저들이 비데로 씻은 자기에게 냄새난다고 하니까 제풀에 나자빠지든지 겁먹고는 물러나 버리고, 그나마 저들의 공세가 누구나 해당되는 것으로 밑도 끝도 없이 몰이임을 간파하고 버티는 자는 저들이 장악한 언론이 여지없이 조져버린다.

이제는 아예 찜찜한 의혹만 나와도, 합법을 떠나서 청문회에서 해명하다 스스로 인격파괴 될까 무서워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후보가 사퇴해버리고, 근거도 없는 조작된 동영상 가지고 별장 성접대 의혹을 받았던 김학의 법무부 차관도 ‘사실이 아님’을 스스로 알면서도, 이를 해명하다 더 엉뚱한 몰골로 파괴되기 싫어서 사퇴해버렸다.

모두 박근혜의 실수다.

병역기피의 선두주자인 법조출신을 박근혜는 그대로 기용하고 있다.

이번에 민변출신 헌재소장 송두환(64세 사시22)과 8인의 헌재재판관들이 전원일치로 1974~1975년간 발동된 긴급조치 1. 2. 9호에 대하여 서둘러 위헌결정을 내렸는데, 그런 헌법재판관의 한 사람인 박한철을 헌법재판소장 후보로 발탁했다.

얼굴 잘 생겼으니까 강도 안 당할 거라는 오만으로,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을 등용하려 한 것 같다.

그나마 군 출신 그것도 비호남 출신을 좀 기용하려 하면, 다른 인간들은 되는데 하필 이 양반들에게만은 이상하게도 성인군자조차 지키기 어려운 탈속적인 기준으로 재단하는데, 좌익들의 선동에 메이저언론이 거들고, 여당의원들은 거의 막지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심지어 더 손사래 친다.

겉으로 보기엔 부패모드로 따지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이념모드에서 그들의 영역을 확대하려는 저의를 가지고 이념모드와 무관한 인간 본연의 욕망인 부패를 우익에게만 편파적으로 적용시켜 상징조작된 것을 가지고 계속 악랄하게 들이대는 것인데도, 얼뜨기 우익이나 언론들은 그대로 여기에 함몰되어 똑 같이 부패모드로 자학하고 있다.

이는 싸움판 싸움 잘하는 싸움꾼 출전시키려고 하니까 상대편에서 흉터 없는 싸움꾼 보내라고 하는 것과 같은데도, 우리조차 그 흉터만 가지고 물고 늘어져 결국 흉터 없는 미남 뽑아서 싸움판에 보내자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 정도면 우파운동가와 논객들이 그렇게 목이 터져라 외친 소리, “욕을 먹든 말든 방송포털(언론)부터 개혁하라”, “우파 운동가 같은 싸움꾼을 기용하라!”는 소리도 이제는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이 정도면 박근혜 정부가 자멸을 지향하는 모습이 아니랄 수 있는가.

그나마 이런 자멸행위에도 불구하고 하늘의 도우심인지 우파를 돕는 자생적인 바람이 미미하게나마 일어난 게 있으니 바로 “일간베스트(일베)”이다.

그래서인지 어떻게 냄새를 맡았는지 좌익들이 일베를 포착하여 청소년유해사이트라면서 비난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일베에서 트집 잡은 것 가지고 만든 “차별금지법”이라는 해괴한 법안을 들고 나온다.

겉으로 보기엔 ‘홍어’, ‘7시’ 같은 특정지역 폄하하는 표현을 쓰면 처벌하자 어쩌고 하는데, 실제로는 좌익의 실질적 토양을 보존하면서 우익에 족쇄를 채우려는 의도인데도 박근혜 정부에서는 감을 못 잡고 있는 모습이다.

그런 법에다 ‘국방위원장’, ‘냉전’ 소리 하면 공개처형해야 된다는 조항을 보태자고 좀 떠들면 안 되나?

사실, 일베가 이렇게 우파화 된 것은 청소년들의 반항적 정서에서 우러난 자생적 활동 때문이다.

듣기로는 요즈음 학교의 도덕선생과 역사선생들 대부분이 좌익들이 조작해 만든 백년전쟁 가지고 애들을 가르치며, 추천도서로 태백산맥을 강권하는 식으로 반역정서 주입에 몰입한다고 한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반공교육을 그렇게 철저히 받았던 386세대는 사상이 빨그스름한데 비하여, 1.21 사태, 울진삼척 무장공비 사태, 8.18 도끼만행 사태와 육영수 여사 저격 등 각종 북괴의 도발이 삭제된 교과서로 전교조 교사들에게 교육을 받은 20대 이하 세대는 사상이 매우 푸르다는 것이다.

그리고, 김신조 때에도 자원입대가 없었는데, 천안함 사태나 아덴만 작전 때에는 해병과 UDT에 폭발적으로 지원한 것만 봐도 40대 전후세대 보다는 20대 이하가 훨씬 건전하다는 것이다.

정말이지 도덕교육만큼은 정규교육보다 비정규교육이 더욱 심성을 지배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게다가 이런 애들은 일베를 자주 본다는데, 그 과정에서 언론의 편파왜곡도 저절로 안다고 한다.

어쨌든 이런 젊은이들이 일베를 만들었다.

이런 일베를 좌익들이 ‘차별금지법’으로 공격하는 것을 보고도, ‘백년전쟁’조차 뭔지 몰랐던 박근혜는 아직도 물정을 제대로 파악하기엔 멀었다고 본다.

전부 반질반질한 인간들의 깔끔한 보고 앞에 말끔한 소리로 지시해봐야, 능선 너머에서 우글거리는 구더기 같은 좌익들의 행태를 고갯마루에서 저지하고 있는 우파들의 눈엔 통치행위가 아닌 소꿉장난일 뿐이다.

우파는 이런 소꿉놀이에 끼는데 좌익이나 7시만큼 걸맞지 않은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우파들도 하나 둘 씩 박근혜에 대한 기대를 접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