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김영일)

지난 11월 8일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인물사전 편찬위> 등 두 민간기관이 <<친일인물사전>>제1권, 제2권, 제3권 등 모두 3권의 발간을 공식으로 발표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 명단에 수록될 이름은 총 4,389 명으로서, 2015년까지 총16권 발행예정 중의 일부인 것이라고 한다.

   이런 ‘친일인물사전‘이 발간된 데 대해서는 전적으로 부정적이거나, 아니면, 전적으로 긍정적이라고 어느 한쪽에 명확히 서기 어렵다. 지난 일제 시대의 한 시대를 <친일의 인맥>을 통해서라도 억지 청산하는 의미에서라도 그런 사전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라는 것이 긍정적으로 바라보아야 할 그 하나이겠다.

   반면에 친일사전이 어디까지나 구체적으로 <<친일의 행위>>를 중심으로 조사한 것이 아니라, <<일정한 외형적 기준>>을 미리 설정해두고 그 기준에 부합한다고 추정되면, 마구잡이로 그 기준 안에 밀어 넣는 식-쉽게 말하면, <우격다짐의 친일파 만들기>식-이 아닐까, 하는 마치 떫은 감을 씹는 격(부정적인 면)의 일면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더욱이 연구-집필진을 두고 말할 때, ‘공인된 역사학자’들이 아니라, 민족주의의 과잉의식에, 일정한 이데올로기 편향성을 보여 왔던 소위 운동권의 인사들이 ‘사전 만들기’에 매달려 왔다는 점에서 학술적인 가치를 인정하기에 앞서 ‘이데올로기의 당파성’과 연관시켜볼 때, 매우 위험한 일이라는 생각도 들기도 한다.

   더욱이 해방 60 여 년이 지났다는 점에서 일제시대에 친일분자들이 자행한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증인’이나, ‘증언’을 찾기란 당시의 총독부 등의 서책을 제외하고는 거의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 방향의 연구-집필은 거의 신뢰할 수 없다는 경지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총독부의 각종 서책(書冊) 등에 기계적으로 실린 각종 작위를 받은 총독부 중추원 인사들, 관료, 군 내지 경찰, 검-판사들, 고급관료, 종교단체 내지 언론-학술-문화-친일단체 계통에 종사한 친일인사들, 그 밖의 자료로는 매일신보에 실린 친일적인 기고문 내지 각종 월간지 등에 실린 ‘글과 시’들을 기계론적으로 친일사전에 그냥 갖다 비우는 수준의 자료이기 때문에 그것만으로 친일을 단정하는 <<결정적 자료>>가 될 수 없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민-형사 사건의 문죄(問罪)를 하기 위해 벌이는 재판과정을 보더라도 구체적인 증거와, 그 증거를 채택할 만한 <신빙성>여부를 검증한 뒤에 비로소 증거와 증인을 채용하는 것은 그 만큼 인간의 행위란 결코 간단하게 규명하기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증인이나 증언을 채택하기에는 60 여 년 플러스 40년이, 약 100년이 지났다면, 사실상 일제시대의 ‘산 증인’은 모두 타계(他界)하고 거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피고-원고-증인들이 없는 가운데 총독부 서책 등(주체적인 우리 쪽의 자료들이 결코 아니다)에만 의존한 채 <일본서책에 의존한 연구-결론>에 상기 두 민간기관이 호소해서 친일인물을 건성으로 찾아냈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 일본 쪽의 자료도 참고는 될 수 있을지언정, 그 자료를 전적으로 의존한다고 하면, 그런 자세 자체는 이미 ‘민족주의’라 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 아닌가!!!!

   그리고 또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연구-편찬인’들은 해방 이전에 태어나지 않아 일제 시대의 분위기를 전혀 호흡하지 못했거나 감지(感知)하지 못한 ‘해방 후의 세대’들로서 거의 장님에 가까운 사람들이 <친일인물사전>을 만들었다는 것은 우선 <민족정기에 입각한 패기와 호기>에 대해서는 높이 살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객관주의’를 기하는 일에 있어서는 일종의 만용에 가깝다.

   3권의 친일인물사전에 오른 상당수의 인물들이 <사실상> ‘친일파‘일 개연성은 충분히 있는 것으로 필자도 믿고 싶다. 하지만, 그것은 ’민족문제 연구소‘와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에 못지않게 일본과 친일파를 미워하는 필자로서도 인물사전 모두가 친일파이기를 바라는 마음에 있어서는 매 한 가지일지도 모른다.

   그럼, 무엇보다 민족문제 연구소 사무총장 조 세열(52) 씨가 밝힌 친일인물 <선정기준> 등을 중심으로 그 기준 등이 올바른 것인지를 따져보기로 하자. 조 세열 씨는 친일인물 선정기준으로 무엇을 설정한 것인지는 전혀 밝히지는 않았으면서도, 다음과 같이 공평무사하지 않다는 비평을 교묘히 피해가는 탈출구를 마련하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엄격한 기준을 마련하고, 객관적 증거에 따라 선정했으며, 이 기준에 부합하면, 누구라도 수록하는 방침이며, 인물사전 수록 여부가 친일파를 가르는 기준이 결코 아니다. 청마 유 치환은 친일파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아니라, 선정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 증거자료가 밝혀지면, 수록할 방침이다. 보류된 인물들에게는 변수(變數)가 엄청나게 많고, 친일인물 여부를 가리기에 쉽지 않다. 일단, 계획은 2015년까지 종지부를 찍을 예정으로 있다. ”

   위에서 엿볼 수 있듯이 친일인물의 선정기준이 객관적으로 명확히 드러난 경우도 경우이지만, 친일일수도 친일이 아닐 수 있는 ,즉 애매한 변수(變數)도 엄청나게 많기 때문에 친일을 가리기에도 쉽지 않다는 점을 민족문제연구소 측은 솔직히 인정하고 있는 셈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민족문제 연구소’가 유념한 부분은 지식인-문화예술인 등등에게는 엄중히 책임을 물었다. ‘폭압 정치인’에 직접 가담한 군-경찰 복무자들에 대해서도 엄중했다. 하지만, <생계형 부일협력자(附日協力者)>들은 제외했다.” 이런 유의 얘기는 오히려 만담이면 오히려 좋겠다.

   이 말 속에는 친일인물로서 사실상 유명 지식인-문화예술인들에 관한 한, 관료, 판검사, 중추원 인물들보다 더 미워한다는 속내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 이유는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그 지식인-문화예술인들의 지명도(知名度)가 다른 친일파보다 높기 때문에 그런 인물들의 영향력이 파격적이라는 데 강조점을 둔 것이 아닐까, 고 생각된다. 즉 친일의 ‘질’과 ‘양’을 상기 연구소의 비전문가들이 감히 따질 능력이라도 있다는 것인지, 웃음이 나올 지경이다.

   애국가를 작곡한 안 익태(安 益泰), 홍 난파(洪 蘭坡), 무용가 최 승희(崔 承喜), 김 성태(金 聲泰), 박 시춘(朴 是春), 동아일보를 창건한 김 성수(金 性洙), 한말에 한성(漢城; 서울) 부윤(府尹;시장)을 지내고 동아일보사 초대사장을 지낸 박 영효(朴 泳孝), 김 성수의 실제 김 연수(金 秊洙), 조선일보를 세운 방 응모(方 應謨), '독립선언문‘을 작성한 육당 최 남선(崔 南善), 위암  장 지연(張 志淵), 박 희도(朴 熙道), 이 상협(李 相協), 이 성근(李 聖根) 이 용구(李 容九) 윤 치호(尹 致昊) 등등이 그러한 예라고 보아진다.

   지식인의 범주 가운데 학술 계통에 종사한 교육 창업주들 역시 상당히 지명도가 높은 편이다. 그 지명도에 의하면, 친일을 뛰어나게 했다는 말인가? 아니면, 연구소 측에서 그 지명도를 이용한다면, 친일자의 행위를 부풀리는 데 있어서, <친일의 색>이라 할까, <친일 효과>를 몇 배 더 낼 수 있다는 계산이 서는지, 어쩐지는 모르겠다. 이 나라에 교육의 場을 열거나 場을 세우는 데 헌신한 ‘기여도’라고는 눈곱만큼의 고려의 대상이 못 되고 있다는 것은 교육계를 온통 친일일색으로 회칠 하려는 속셈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그 교육계가 일제 때 굽실 굽실거리면서 명맥을 유지해 온 덕택으로 배출된 인재들로 해방 후 나라도 세워 국가체제도 갖추고, 또한 산업화를 달성할 수도 있은 것이지 어디 손가락 끝으로 모세처럼 기적을 일구어 온 것이라고 믿는 인간들이 있거든, 친일이 빗자루로 쓸다시피 깨끗이 청산된 나라로 이민을 가든지 망명을 가든지 이 나라를 빨리 떠나거라!!!!

   고 황경(高 凰京; 서울여대), 김 활란(金 活蘭; 이화여대),배 상명(裵 祥明; 상명여대), 백 낙준(白 樂濬; 연세대), 이 병도(李 丙燾; 서울대) 이 숙종(李 淑鍾; 성신여대) 장 덕수(張 德秀;동아일보사장; 레닌에게 찾아가 그로부터 독립자금 수수) 김 성수, 최 남선 등등이 마치 약방의 감초처럼 그 예로 꼽히고 있는 것 같다.

   군 출신의 경우에 있어서도 해방 후 ‘경비대’(국군 전신)를 창설하는 데 여러 가지 공로를 세운 인물들을 하나 빠짐없이 친일 인물로 낙점한 것은 상당히 의도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일정 계급에 드는 일제시대의 계층을 무조건 친일인물로 단정하는 것은 너무 도식적(圖式的)인 편협성이라고 생각된다.

   나쁘게 해석하면, 해방 후에 모든 친일 떨거지들이 대한민국의 군 요직을 차지해서 국민 위에 군림함으로써 마치 국민의 자유를 억압한 듯한 인상을 주려고 하는 의도가 있지 않다고 하면, 이 나라의 국방과 국민을 온 몸으로 사수해 온(어쩌면, 연구소 관계자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준?) 이 나라의 군 요직에 있었던 인물들을 새삼스럽게 과거를 ‘기계론적으로’ 들추어내어 <<친일인물>>로 패대기를 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를 밝혀주기 바란다. 이 나라의 군 수뇌부를 일본군 또는 미군의 허수아비로 만들어야 속이 시원하다면, 더 이상 할 말도 없다.  

  원 용덕(元 容德; 영관급), 김 석원(金 錫源; 영관), 이 응준(李 應俊; 영관), 이 종찬(李 鍾贊;영관) 채 병덕(蔡 秉德;영관), 김 동하(金 東河; 위관급), 김 일환(金 一煥; 위관), 김 정렬(金 貞烈), 박 정희(朴 正熙; 위관), 박 창암(朴 蒼岩; 위관), 백 선엽(白 善燁;위관), 백 인준(白 仁俊; 위관), 장 성환(張 星煥; 위관), 손 병일(孫 炳日; 위관), 정 내혁(丁 來爀; 위관), 이 한림(李 翰林; 위관), 양 국진(楊 國鎭; 위관), 이 형근(李 亨根), 유 재흥(劉 載興; 위관), 윤 춘근(尹 春根; 위관), 이 주일(李 周一)....해방 후 군 요직의 인물들을 망라한 느낌이다.

   법조계의 친일인물로는 김 갑수(金 甲洙), 김 두일(金 斗一), 김 선태(金 善太), 민 복기(閔 復基), 정 구영(鄭 求瑛), 홍 진기(洪 進基) 등등으로 알려진다.

   또 하나의 특징은 친일 인명 가운데는 언론인으로 한일합방으로 나라가 망할 때 每日申報에 ‘시일방성대곡’(是日放聲大哭)이라는  논설을 남긴, 위암 장 지연과, 동아일보를 창건한 김 성수 등등 독립유공자 20 명이 친일인물 사전에는 독립 유공자가 아니라, 친일인물로 등재되어 있다는 점이다. 박 정희 전 대통령의 후손과 장 지연의 후손 등이 이에 불만을 품고 소송을 제기해놓은 상태이나 효력정지 가처분인지 친일인명사전 배포 금지를 위해 제기한 가처분 소송인지는 몰라도 모두 기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끝으로 민족분제연구소 측은 “이번 사전 발간이 한국 근현대사를 총체적으로 반성하고, 그 동안의 아픔을 극복-치유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라는 희망을 피력하고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외형적으로 내세운 명분(名分)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느껴진다. 민간기구에서 <그릇된 역사>를 파헤치고자 하는 도전정신은 충분히 이해되고, 또한 높이 사고 싶다. 이 기회에 몇 가지 문제들에 대해서 지적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첫째로 이 나라의 망국이, 이를테면, 친일 세력들에 의하여, 근원적으로 주어졌다고 하면, 상기 민족문제연구소의 방식대로 친일인물들을 투망 식으로 포획-파악함으로써 <기록상>으로라도 단죄한다고 하더라도, 다시는 그런 망국이 재발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성립되겠지만, 국권이 상실될 당시의 상황을 살필 때 이 나라 조야(朝野)의 정치적 세력(엘리뜨)이 외압(外壓)을 막아낼 의지와 역량, 국민통합력(國民統合力)과 국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것이 친일세력들에게 떠넘겨 책임을 지울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상기 연구소는 조선이라는 나라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두 전쟁 모두 일본이나 청이라는 나라는 서양문물을 접한 뒤의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일환의 침략이지만, 조선은 한말에 이르기까지 서양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이 나라의 ’실학파‘를 통해서 감지는 하고 있었으나 외래문물을 애써 외면하는 가운데 서세를 업은 일본에 의해서, 개화를 망각한 수구세력에 의해서 국권을 상실하게 된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아시아 문화권에 있어서 중국을 중심으로 할 때 일본이 서세에 의하여 ’탈아‘(脫亞)를 할 즈음 이 나라는 서세 이전의 이미 망한 명(명나라)에 대한 사모의 정에 흠뻑 빠져 있은 것이 이 나라의 실상이었다.

   조선은 서세동점이라는 국제관계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오랜 계급사회의 폐쇄성과 당파싸움에만 영일이 없는 곳에 국민통합이란 어림도 없기 때문에(‘징비록’(懲毖錄)에 보면, 임진왜란 때 왜군이 한성에 도달하기 전에 이 나라 백성인 하층민들에 의하여 궁궐의 거의 모든 영조물들이 방화-소실되었다) 조선의 개항은 너무 늦었으며, 따라서 망국은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우리의 근대화 노력을 과소평가하고 싶진 않으나, 일본에 비해 몇 십 년 뒤처진 것이 바로 망국으로 가는 길이었다고 생각된다.

   이런 구조적 망국으로 타국에 병합된 백성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그 백성들에게 도대체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인가? 망국의 터전에서-자신의 나라가 없는 가운데서-각자 자기 살 수 있는 방식대로 최선을 기하는 것을 민족문제연구소는 친일파 때문에 나라가 망한 것 같이 새삼스럽게 문제 삼아 떠드는 것은 <소아병적인 영웅주의>의 발상으로 볼 수밖에 없다.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일본의 식민지로 굴러 떨어진 지 약 1세기가 지난 터에 '당위'(Sollen)와 ‘존재’(Sein)를 그렇게 구분 못하고 북한식에 가까운 친일파 숙청을 고집하는 것은 소가 들어도 웃을 지경이다. 해방 후 이 승만 박사가 <반민특위>를 스스로 꺾은 것은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 백번 잘못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북한식으로 숙청일변도로 나아갔다고 하면, 오늘의 대한민국이 과연 있었겠느냐? 라는 자기성찰의 기회를 ‘연구소 측은 한번쯤은 가져보기 바란다. 필자의 견해로는 ’연구소 측이 조선조가 왜 망했는가에 대한 <연구백서>를 내놓는 것이 더 시급하고 후일을 위해서도 절실한 일이라고 믿는다. 

   한 개인이 자신의 건강문제를 제대로 파악 못함으로써 부지불식간에 죽음의 길로 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라가 놓인 운명도 개인처럼 제대로 가누지 못 하고 둥둥 떠내려간다면, 도저히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한 나라의 망국을 <구조적으로> 보지 못하고, 자신의 조국을 배신-배반하는 인적 요소들 때문에 나라가 망한 양 <<죽일 놈들>>을 찾는 것도 정도의 문제이지 이런 식의 인민재판 냄새를 풍기는 것은 정말 잘못된 일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밝혀둔다.

   둘째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나라가 외세에 의하여 병점 당할 때 이에 대한 저항의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고 보아야지, 하나뿐이라고 보는 것은 민족해방투쟁의 입체적인 방식을 모른다고 볼 수밖에 없다. 하나는 우리의 영토를 벗어난 입장에서 우리의 영토를 짓밟는 외세에 대해서 대항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이 김구 선생의 방식이거나, 김 일성 빨찌산의 저항방식이다(무한투쟁의 방식이다).

   이와 달리 외세의 지배를 받아들이면서 국내에서 벌이는 투쟁은  외세를 그대로 인용하는 가운데 점차로 우리의 역량을 키워나가야 하기 때문에 무한투쟁보다 <유한투쟁>이라는 제한적인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다. 친일파들 가운데 이런 세력이 없다고 ‘연구소’ 측은 단언하고 장담할 수 있을 것인가? 필자일 것 같으면, 오히려 국내에 머물러 있다가 온갖 욕을 먹기보다 밖으로 나가는 편을 택하겠다.

   필자의 부친 쪽의 친-인척 가계에는 중국 쪽에 나가 독립운동과 무정부주의 운동을 벌임으로써 독립유공자에 들게 되고, 나라에서인지 지자체에서 기념 조각물도 만들어주고, 장손은 그 지방의 문화원 원장으로 있기도 한 모양이지만, 필자는 아직도 한번도 그 곳을 방문한 적이 없다.

   고맙기도 하지만, 국내에서 친일 외투를 입고 다니면서 교육에 이바지 한 애국자들을 찾아 포상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느껴지기도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