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의 감독관 중 1명은 아예 시험시간에 '관행'이라며 점심 식사를 하러 나갔으며 이로인해 감독관 2명이 모두 자리를 비워 '무감독 시험'이 실시된 경우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게 감독이 허술하다 보니 수험생이 "부정을 하지 않는 것이 도리어 비정상"이라고 할 정도로 부정행위가 노골적으로 행해진 것이다.

경찰청 사이버테러 대응센터는 이처럼 국가공인 기술자격시험을 치르면서 부정행위를 한 수험생 16명과 이를 도와준 학원장과 강사 등 6명을 적발해 사법처리했다. 이들은 지난 3월 13일부터 21일까지 실시된 제1회 컴퓨터그래픽스운용 기능사 시험에서 휴대폰 통화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방법으로 부정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3월 18일 컴퓨터그래픽스 운용 기능사 실기시험을 본 이모 양(16)은 시험시간 중 모르는 문제가 나오자 학원강사 김모 씨(23)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정답을 얻어냈다.

휴대폰 회수 않고 일부 문자 메시지 주고 받아도 '묵인'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당시 시험장에는 2명의 감독관이 배치됐지만 실제 시험시간에는 아무도 없었던 때문.

감독관 한명은 시험장을 이탈해 점심식사를 하러 갔고 나머지 한명은 별다른 이유없이 수시로 시험장을 비웠던 것이었다.

또 감독관이 모두 시험장에 있더라도 시험 전에 미리 휴대폰을 회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수험생들은 얼마든지 부정행위를 할 수 있었다. 감독관들은 시험부정행위에 휴대폰이 이용됐는데도 수험생들의 시험장 입실시 전화를 회수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몇몇 감독관들은 시험도중 응시생이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을 보고도 묵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방법으로 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한 그래픽 디자인 학원 수강생 16명이 부정행위에 가담했지만 한국산업인력공단측은 사실을 은폐하기에만 급급했다.

실제로 공단측은 시험관리의 문제점을 제기한 제보자에게 사과문 한 장을 보내는 것으로 문제를 덮으려 했고 수사기관에는 아무런 통보도 하지 않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학원관계자들은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공공연히 수강생들에게 부정행위를 유도했고 진학과 취업을 앞둔 수험생들은 너무나 쉽게 이러한 유혹에 빠져들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한국산업 인력공단 주관으로 시행되는 기술사, 기사 시험 등 6백여개의 다른 자격시험에 대해서도 부정행위가 있을 것으로 보고 관련 첩보를 수집하는 한편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시험관리의 문제점을 주무관청인 노동부에 통보할 방침이다. CBS사회부 임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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