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들을 분렬시키는 유공자 훈장 유감
호주 교포신문에서 동포유공자 표창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기사의 내용인즉 ‘호주에서 한국 정부와 현지 교민들을 위해 공헌한 단체장들에게 기쁜 소식이 답보했다. 한국 정부는 호주 거주 동포 가운데 한국 사회 발전에 공이 크거나 교민 사회 융화 단결에 공헌한 인사들에게 대한 훈장과 표창장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고 시드니 총영사관을 통해 알려왔다.
금번 동포 유공자 표창의 수여자는 모두 네 명이 선정되었는데, 국민훈장 석류장은 김창룡 민주평통대양주 협의회장이 받게 되었고, 대통령 표창에는 김진성 전 퀸즐랜드 주 한인회장 그리고 민주평통의장(대통령) 표창에는 이정희 민주평통대양주협의회 자문위원 교육부장관 표창에는 김숙희 위원이 선정되었다.’
‘기쁜 소식이 답보했다’는 내용과는 달리 내 머리 속에서는 회의가 일고 있었다. 왜냐 하면 그 상을 받을 사람을 선정하는 기준이 개인의 어떤 노고와 업적의 결과가 아니라 우선 누군가의 마음에 드는 직함을 가져야 하고 그 직함에 상을 주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대통령 표창을 받은 퀸즐랜드 주 한인회장을 제외하고, 나머지 국민 석류훈장과 대통령 표창을 받을 두 사람의 직함이 모두 민주평화통일 대양주협의회에서 나왔기에 그런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많은 국민들이 평소 평통자문위원회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고 있음에도 구태의연한 평통이란 단체는 전두환의 퇴임과 함께 이미 없어졌어야 할 단체다.
평통자문회의가 탄생한 발족 동기부터가 그 의도의 순수성을 상실한 단체였다. 전두환 정권이 어용세력을 심으려고 헌법기관으로 만들어 놓은 단체이기 때문이다.
문민정부가 들어서던 김영삼 정부 때부터 국민의 정부인 김대중 대통령에게도 많은 기대를 걸어 보았지만 평통회의는 여전히 건재하였다.
특히 노무현 참여정부가 들어섰을 때부터 진정으로 그 단체의 존폐에 대해서 지금까지 주시해 왔지만 아직도 혹시나가 역시나인 상태로 놔 두고 있다. 이는 그들이 야당시절에 그처럼 통대의 철폐를 외쳐댄 사실을 망각한 것이 아니라 막상 자신이 권좌에 앉고 보니 그 이용가치가 충분히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군사정권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현상으로 공관장들은 정부의 친위대 역할로 평통이라는 박수부대를 양성하는 것도 눈꼴 사나운 노릇인데, 이제는 보자 보자 하니까 그들만 골라 대통령 훈장, 표창까지 수여한다니 광우병 걸린 소가 웃을 노릇이 아닌가.
이번 수상자들의 공로?를 열거한 것을 보면 교민들을 기만해도 이만 저만이 아니다. 그들이 과연 교민사회를 위해서 국민훈장 석류장을 비롯해서 대통령의 훈장과 표창장을 받을 만큼 과연 무엇을 했단 말인가. 정기적으로 세미나 명목을 만들어서 한국나들이를 하고, 일류 호텔에서 융숭한 대접을 받는 일로 국민의 혈세를 축 낸 일밖에 무엇을 했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평화통일자문위원들이 남북 통일을 위해서 정책을 개발하고 공헌한 일이 무엇인지도 알고 싶다.
더구나 표창의 공로로서 호주 거주 동포 사회의 발전에 공이 크거나 교민사회 융화 단결에 공헌한 인사들이라고 했는데 정말 낯간지러운 말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이 교민 사회를 위해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한 것인지, 과연 그처럼 교민들을 위해 노심초사 일하고 있다는 그들의 이름을 교민들 몇 명이나 기억하고 있는지를 되묻고 싶다.
상이란 모름지기 공정성과 객관성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그 상을 받은 자가 사회의 귀감이 되어질 때 그 상은 더 빛날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번 일을 통해서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속담이 생각 난다. 새로 공관장이 부임해 올 때마다 그리고 그들이 임기를 마치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크게 어떤 기대를 걸어본 적이 없지만 이번에 행한 일만으로도 그들의 평가를 그들 스스로 너무 잘 보여주고 있는 사례라고 말 할 수 있겠다.
사람들은 가진 자를 규탄하고 비리를 규탄하는데 목청을 높인다. 그러나 그것은 한갓 못 가지고 못 누리는 자의 앙탈로 비추다가 사라져 버리게 마련이다.
그러나 현실과 다른 잣대로 국가와 교민을 농간해 가면서 누군가에게 잘 비친자만 이 엉뚱한 자가 다담상을 받는 일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하고, 설마 불이익을 당할까 눈치가 보여 찍소리도 못하고 있는 교민사회의 언론매체를 자임하는 그대들에게 한줄기 채찍이 되기를 기대한다. 신성한 국가가 주는 상이 개 발에 편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도 누군가는 할 말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교민들은 이런 의미없는 훈장이나 표창에 한국정부의 불신의 골은 점점더 높아가고 교민사회는 사분오렬로 분렬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대통령은 인식하고 즉각 재검토해야 할것이다.
성의있는 대통령의 조치가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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