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결되었던 일본대사관 신축안이 1년만에 조건부 허가로 승인되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일본대사관의 신축안은 문화재관리에 대한 법에 의하여 14m라는 제한 건물높이를 넘어서는
최대 34m에 이르는 것이라고 10월 14일자 경향신문이 보도하였습니다.

타국과의 외교관계를 원활히 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요.
가능한 한 많은 배려를 통해 원활한 국가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사안은 두 가지 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보입니다.

첫째로 왜 과거의 역사로 인하여 국민감정이 심히 좋지 않은 일본대사관에 대하여
국민감정을 자극할 수 있는 역사적 장소를 굽어보는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허가하였는가 하는 것입니다.
다른 나라도 아닌 일본의 대사관이 경복궁을 내려다 볼 수 있는 높이로 솟아 있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상식을 갖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불쾌할 장면일 것입니다.

둘째로 왜 국내법을 벗어나는 특혜를 허용하는가의 문제입니다.
경복궁과 같은 궁궐의 주변은 사적지의 관리와 보호를 위하여
건축이나 시설의 인허가를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 마땅하며
그를 위한 법적 제도 또한 존재합니다.
그러나 일본 대사관의 신축안은 이러한 국내의 법제도를 무시하는 것이며
이미 있었던 서울시와 정부의 대한항공의 경복궁 인근 호텔 건설허가 무산 등의
사례와도 배치되는 모순되는 결정입니다.

물론 정부와 관계부처의 관계자들이 숙고를 통해서 이와같은 사안을 결정하였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처럼 국민의 일반적 정서에 반하고 법 제도의 일관성을 해치는 예외적인 정부행정은
결국 정부의 원칙과 정책적 결정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해치는 결과를 가져올 것임을 유념해 주십시오.

*사견을 덧붙이자면 일본대사관의 사례와 같이 국내법 규정에 반하는 특혜가 필요한 경우에는
정부에서 그들의 요구를 수용 가능한 다른 부지로의 이전을 권고하는 것이 위에서 지적한 양자를 절충하는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