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지방산림청은 법과 상식이 전혀 통하지 않는 기관이었다. 문자 그대로 복마전이었다. 서부지방산림청 정읍국유림관리소는 최근 < 2008년도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 > 등 2개 분야에서 100명을 선발했다. 이들 대원들은 일당 수준의 급여를 받으면서 산불방지 계도와 홍보, 산불요인 사전제거 등 예방사업을 하는 사람들이다.
정읍국유림관리소는 이번 선발과정에서 전혀 공고를 내지 않고 사람을 뽑았다. 자기네 홈페이지조차 모집공고를 내지 않은 채 인원을 선발한 것이다. 어떻게 이 많은 인원을 뽑으면서 전혀 선발공고조차 내지 않았는지 알 수가 없다.
해당기관의 책임자인 정읍국유림소장은 이런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담당 직원의 해명은 더욱 가관이다. 상부기관인 서부지방산림청 홈페이지에 올리려고 했으나 < 컴퓨터에 세 번씩 에러가 나서 올리지 못했다 > 는 것이다.
그래서 기자가“그럼 다른 곳에 올린 곳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직원은 < 일선 시군 홈페이지에 올려 달라고 의뢰를 했다 > 고 답했다. 그래서 기자는 < 그 가운데 어디어디에 났느냐 > 고 다시 물었다. 그러자 < 그것은 확인을 하지 않아 잘 모른다 > 는 것이다.
다만 완주군 홈페이지에 난 것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 완주군 홈페이지에 나기는 났다. 그러나 완주군 홈페이지의 경우 일반사람들이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꽁꽁 숨어있다. < 공지사항 > 에 나와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 산림공원과 > 로 들어가야 겨우 찾을 수 있다.
문제는 완주군이 아니다. 자기네 홈페이지가 엄연히 있는데도 불구하고 왜 남의 홈페이제에 게재 의뢰를 구걸했다는 말인가. 무슨 흑막이 있길래 자기네 홈페이지에 올리지 못한 것인지 해명해야 한다.
그래도 정읍국유림소장은 할 말이 많은 모양이다. 그는 100명을 선발하면서 법과 규정에 따라 정확하게 뽑았다고 말했다. 순서도 모르고 하는 말이다. 선발공고 문제는 왜 말하지 않는지부터 솔직하게 털어놓아야 한다.
무엇이 규정인지도 헷갈린다. 선발방법은 규정에 있고, 선발공고는 규정에 없는지가 궁금하다. 만약에 규정에 있다면 어떻게 나와 있는지부터 명명백백하게 보여 주어야 한다.
모집공고 없이 어떻게 선발인원의 두 배인 200여명의 접수를 받았는지도 밝혀야 한다. 접수절차부터 투명하지 않은 상황이다. 선발과정의 투명성을 운운하는 것은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말이다.
모집공고를 내지 않고 사람을 뽑았다면 사전에 정읍국유림사무소는 응모 희망자를 이미 다 알고 있다는 이야기다. 개별적으로 선발내용을 알려주면서 접수하라고 알려준 셈이다. 이미 이 같은 비난의 소리는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 짜고 친 고스톱 > 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은 국가의 일자리창출 차원에서 만들어진 제도다. 이런 제도를 자기네들끼리 적당히 우물쭈물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다. 더 이상 눈감고 아웅하는 식은 때려 치워야 한다. 이런 일은 상식 이하의 처사다. 과연 이런 행정이 선진행정이고, 복지행정인지 산림청장은 해명하기 바란다.
서부지방산림청 홈페이지에는 청장의 인사말이 근사하게 나온다.“서부지방산림청은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북도, 서부경남 등 53개 시, 군, 구의 국유림 16만 3천ha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우리 지방청에서 관리하는 국유림은 남한 내륙 최고봉인 지리산을 중심으로 지방청(남원시 소재)을 중심으로 정읍, 무주, 영암, 순천, 함양 등 5개의 국유림관리소 직원들이 합심하여 소중한 산림을 관리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숲은 희망입니다. 미래입니다. 소중한 숲은 우리 후세에 물려주어야 할 아름다운 유산입니다. 저를 비롯해 서부지방산림청 전 직원은 국유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국민의 공공복리증진에 더욱 노력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 지역주민의 소리를 귀담아 듣고 자치단체와 협력하여 소중한 숲을 가꾸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지방청 홈페이지 방문을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산림과 임업 그리고 우리지방청에 대해 좋은 의견을 제시해주시면 적극 반영하여 국민과 함께하는 산림행정을 열어 나아가겠습니다.” 이번 일을 보면서 더욱 헷갈리는 대목이다.
< 정복규 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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