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오늘의부정부패 > 천안함 사태 - 분노하기엔 너무 지루했다.

김 다 빼지고 나서 어떻게 흥분되나
사태발생 초기에 흥분의 열기에다 찬물 끼얹어 기선장악을 포기한 탓.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 “천안함 침몰이 북한군 소행으로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국민 사이에서는 예상외로 북한에 대한 공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 “만일 일본의 소행이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하는 식으로 한국을 비꼬는 어조로 보도하였다고 한다.
참으로 절묘하게 잘 찍은 표현이면서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크다고 본다.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에 한국민은 왜 조용할까? 이유는 뻔하다.
천안함 사태 조사를 너무 오래 끌어 김빠진 뒤에 조사결과를 발표해봐야 그다지 관심을 끌 수 없기 때문이다.
사태발생 초기에 이미 국민들은 북한의 소행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분노가 일어났으나 청와대에서 “북한의 소행이라고 단정 짓지 말라”며 찬물을 끼얹어 흥분을 내려 앉히고는 2개월 가까이 지나서 발표하였으니 어찌 흥분되겠는가.
그 사이에 6.2 지방선거 같은 다른 관심사도 추가된 마당인지라 국민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져버렸기 때문이다.
또한 사태초기부터 속으로는 북한의 소행이라고 느끼면서도 자신의 정치적 정서에 맞는 주장에 집착한 좌익들의 방자함을 방치하여 이미 ‘조작설’, ‘음모설’ 같은 유언비어로 언론에 도배된 뒤가 아닌가.

▲ 공동조사단 윤종성 과학수사 분과장이 증거물로 제시한 어뢰파편에 표기된 한글(왼쪽).
군이 보유하고 있던 북 어뢰(오른쪽)의 표기와 일치한다.
쌍끌이 어선이 침몰한 함미가 발견된 부근 포인트를 기준으로 수십 차례 조업하여 북한도발의 결정적 증거인 북한 어뢰의 ‘프로펠러’를 찾아내고, 미·영 5개국이 ‘비밀자료’에서 천안함 사태발생 2~3일 전에 사라졌던 북한 잠수함이 사태후 2~3일 후에 원위치 한 점까지 밝혀낸 현재에도 이명박 대통령의 “北에 단호한 조치 취할 것”이라는 언급이 별로 관심을 끌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이다.
사태초기에 여론이 군중심리처럼 끓어오를 때를 “북한의 소행으로 단정 짓지 말라”며 군사기술의 노출까지 불사해가며 합동조사로 시간을 질질 끄는 식으로 불씨를 잠재워 버렸기에 이젠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것이다.

처음엔 북한의 소행이라고 단정 짓지 않고 조사하는 과정을 두고 “과학적”이라고 평가하던 중국이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진 이제 와서는 대북제재 협력을 거절하고 있다.
이미 속으론 발뺌할 구실을 미리 연구해둔 모양인데, 또 우리 정부는 여기저기 쑤시며 설득하느라 바쁠 모양이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안보리 상정에 부정적인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한들, 그때는 이미 다른 사실관계가 누적되어 천안함 사태는 관심이 희석되고 대북제재는 흐지부지되고 말 공산이 크다.

보라. “北에 단호한 조치 취할 것”이라며 국가안보회의 소집하고 난리 피워봐야 며칠 지나고 나서 대국민 성명 발표할 뿐 아직도 아무런 조치가 없다.
반면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 30분 만에 북한 국방위는 “南의 날조다. 검열단 보내겠다”며 재빨리 성명을 발표하는 것과 너무 차이 나지 않는가.
또한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에도 속초항엔 북한 선박이 여전히 들락거리고, 제주해협에는 여전히 북한선박이 지나다닌다.
이는 2개월 동안 조사하면서 그동안 미리 결정해둔 카드가 없다는 궁색한 인생을 지운다.
이래서야 되겠는가.

뉴스에 보니 오늘(5월20일) 새벽 여의도에서 LP가스통 방화 폭발사고를 일으키는 식으로 좌익들은 국민적 관심을 딴 데로 돌리려고 난리다.
이러다 ‘소통’을 빙자한 좌익들의 혼란전술로 국내여론마저 결집되지 않을 우려가 크다.
결국 주식과 외환시장의 혼란에 따른 패닉증세가 발생하지 않고서는 국민들의 안보에 대한 관심도 사그러들 우려가 있다.

그래서 말인데, 이명박 대통령은 센세이션을 일으켜야 한다.
첫째, 중국의 대북제재에 대한 비협조에는 남한 핵무장 문제와 달라이라마 초빙으로 엄포 놓아야 한다.
둘째, 북한에는 군사적 응징을 가하여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의 열광과 전의(戰意)가 생긴다.
주체탑 폭파, 조선중앙방송 송신탑 폭파, 핵시설 폭격, 잠수함 기지 폭격 등 카드가 많잖은가.
셋째, 군사적 응징이 망설여지거든, 대북풍선 날리기 지원, 군사분계선에서의 대북방송, 북한 선박의 제주해협 통항 차단, 대북교류 차단 등 심리적ㆍ경제적 타격을 구사하여야 할 것이다.
제발 이번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최대 결함인 “국민 지루하게 만들기” 좀 탈피하길 기대해본다.
좌익들의 포퓰리즘을 10분의 1정도는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북한에다 검열단 보내느니 김정일이 직접 와보라고 하는 식으로 말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