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가 비대위에서 돈 봉투 파문 “당헌ㆍ당규 칼같이 지켰으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언성을 높이며 ‘구태’를 7번이나 지적했더니 침묵만 흘렀다고 한다.

그러면서 “다 털고 가겠다”며 쇄신의지 밝혔다는데, 재점화된 한나라당 해산론에 위협을 느꼈는지 “당원 모두 마음 모아줬으면 한다”, “비대위를 흔들지 말라”는 식의 메시지를 전하며 “재창당보다 쇄신”을 강조하였다고 한다.

왜 이렇게 놀까? 뻔하다.

비대위원장 자리 가지고 마치 전가의 보도라도 되는 양 자신을 제외한 남들만 전부 똥 묻은 개 취급하며 “구태”라고 비난하며, “쇄신”이라는 구실로 실질적인 공천권을 행사하며 위협하는데, 한마디로 박근혜 마음에 들지 않는 한나라당 의원은 공천을 배제하겠다는 소리 아닌가.

남보고는 전부 “구태”라는 굴레를 덮어씌워 “쇄신”으로 위협하지만, 정작 자신만 왜 쇄신의 대상이 아니고 주체가 되는 불공평한 경우에 대해선 설명이 없다.

이런 박근혜의 얍삽한 처사와 고승덕의 돈봉투 말장난 때문에 아예 한나라당을 탈당하여 재창당하는 것이 공천문제라든지 구태문제에서 훨씬 나은 데, 뭣 하러 없는 죄 스스로 만들어 바쳐가며 고해성사하는 식으로 박근혜 밑에서 굽신대어야 하는 한나라당에 남고 싶겠는가.

쇄신 당해주기 전에 전부 탈당하고 재창당하면 비대위가 빈털터리 되어 박근혜가 공천권으로 위협해먹을 대상조차 없어져 혼자 미친 인간 될까봐 겁이 났는지 “재창당보다는 쇄신”식으로 얼르고 달래는 모양이다.

고승덕이 기자회견에서 “뿔테 안경 남자 가장에 노란색 돈봉투 잔뜩”, “최초로 돈봉투 들고 온 사람은 김효재 수석이 확실히 아니다”식으로 여전히 값 올리고 장난치며 한나라당 의원 전체를 위협하여 박근혜의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니까, 아직 돈봉투 혐의가 입증되지도 않은 박희태의 사퇴를 종용하는 모습에서 참으로 죽이 잘 맞는 것 같다.

꼴을 보니 박근혜가 혼자 깨끗한 척 도취되어 남들을 전부 쇄신대상 취급하는 모양이다.

그래, 너한테 쇄신 당하기 전에 나 스스로 쇄신하마. 쫓겨나기 전에 떠나는 게 상책이지....

옛다, 다 털려줄게, 왕 하나만 가지고 실컷 장기 두거라.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