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정효식.박성우] 친박연대 비례대표 1번 양정례(31) 당선인 측이 공천 대가로 당에 15억원을 냈다는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돼 검찰이 27일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녹취록에 “서청원 대표의 측근이 공천 신청자에게 ‘1번은 10억원, 5번을 받으려면 5억원을 당장 가져와야 한다’고 요구했다”는 대목이 포함돼 있어 당사자를 불러 진위를 확인하기로 했다.

지난 주말 오마이뉴스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양 당선인의 어머니 김순애 건풍건설 대표를 서청원 대표 측에 소개한 이모씨와 친박연대 비례대표 공천자 L씨 간 대화가 담겨 있다.

 

이씨가 17일께 L씨가 회장으로 있는 여성단체를 방문해 나눈 대화로 동석한 친박연대 관계자가 녹음한 것이다. 두 사람은 10년 전부터 자유민주연합에서 함께 활동해 친분이 있던 사이라고 한다.

 

이씨는 현재 한 친박 외곽단체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녹취록에 따르면 L씨는 “3월 23일엔가 서 대표의 측근 S씨가 나를 불러 ‘비례대표 1번을 받으려면 당장 10억원, 5번은 5억원을 가져오라’고 했다.

 

‘7, 8번도 2억, 3억 내기로 돼 있다’고 하더라. 1원 한 장 안 준 사람은 후순위에 갖다 놨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비례대표 1번은) 한나라당 의원 모씨가 돈을 내기로 했는데 발을 빼 버렸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L씨는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시 1번이 갑자기 바뀌면서 S씨가 사정이 급해 나에게까지 그런 것 같다. 공천 당시 당내에 누가 (공천 대가로) 15억원을 냈다는 식의 얘기는 파다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녹취록에서 “3월 24일 양정례 당선인의 어머니 김순애씨가 전화해 공천 대가로 ‘얼마나 주면 될까’하고 내게 물어 ‘한 20억원 줘야 한다’고 대답했더니 김씨가 ‘비싸다며 깎아야 한다’고 했으니까 15억원을 줬을 거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2월께) 김씨에게 ‘자유선진당 공천을 신청하라’고 권유했더니 한 달이 지나 아들(38)의 이력서를 들고 와 자유선진당 P고문에게 줬지만 늦어서 반려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비례대표 공천 전날인 3월 25일 친박연대 최고위원 회의에서 서청원 대표가 ‘공천자에게 돈을 거두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위를 확인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