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는 잘 못하면서 빚만 잔뜩…’ 노무현정부들어 4년간(2002년~2006년) 공기업(정부기업+정부관리기업) 부채규모가 100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자산은 30조원 늘어나는 데 그쳐 공기업들의 재무구조가 전반적으로 부실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경영실적과 관계없이 국민의 세금으로 손쉽게 운용되는 공기업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와 방만한 경영행태를 반영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6년말 현재 공기업의 부채는 모두 295조8243억원으로, 처음으로 3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무현정부 출범 직전인 2002년 194조8985억원에 비해 4년간 무려 51.8% 나 증가했으니 얼마나 방만한 운영인지 알 수있다..

공기업 부채규모는 2003년 206조원대에 그쳤으나 2004년 228조원대, 2005년 266조원대 등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은이 기준으로 삼고 있는 공기업이란 중앙과 지방공기업의 특별회계 등 정부기업을 포함, 한전·토지공사·도로공사·관광공사·조폐공사·수자원공사·주택공사·농수산유통공사(aT)·무역투자진흥공사 등 정부관리기업 등을 총칭한다.

공기업 부채중 기업어음(CP)·공공채권·회사채·해외증권 등 채권발행에 따른 부채가 2006년 현재 68조8761억원 , 단순 대출금액이 38조5461억원이었다. 주식과 출자지분 발행을 위해 조달한 금액도 125조7076억원에 달했다.

반면 공기업의 자산규모는 2006년 현재 109조8703억원으로 2002년(79조9931억원)에 비해 37.3%, 금액으로는 29조8772억원 늘어났다. 공기업들의 자산은 주식과 출자지분이 43조633억원, 각종 통화와 예금이 11조3061억원, 보험과 연금이 9585억원 등이었다.

이에 따라 공기업들의 부채에 대한 자산비율은 2002년만해도 41.0%였으나 2006년에는 37.1%로 뚝 떨어졌다.

김영헌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공기업 부채의 절반은 국제기준에 따라 주식과 출자지분에 따른 투자금액이 늘어난 것을 포함했다”며 “자산은 실물자산을 제외한 금융자산만을 계산했다”고 말했다.

경제규모가 확대되면서 부채규모가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하지만 ‘큰 정부’를 지향하는 현 정부들어 공공부문의 역할이 과도하게 강조되면서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나성린(경제학) 한양대 교수는 “경영실적과 관계없이 국민의 세금으로 먹고 사는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행태를 보여준다”며 “실적도 부진하면서 빚만 불어나는 것은 결국 국민들의 부담만 늘리는 꼴”이라고 말했다.

송길호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