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 회담서 손오공이“털”로 협박하다.

  돌 원숭이의 도술이 뛰어나 두각을 나타내니 옥황상재가 재천대성이라는 벼슬을 내렸다. 그러나 손오공이 그 정도 벼슬이 맘에 찰리 없어 이곳저곳 떠돌아다니며 대형 사고를 쳤다. 나중엔 天上정원의 천도복숭아까지 따먹는 사고를 친다.

 이에 화가 난 옥황상제가 군대를 일으켜 오공을 토벌하려 하니 손오공이 부하 원숭이들을 이끌고 나타나 회담을 요구했다.

 돌 원숭이와 회담을 탐탁 찬 게 여긴 중신들이 회담을 열 생각을 하지 않자 오공은 사람 많이 다니는 길가에 천막을 치고 지나가는 행인들 붙들고 “불통이라서 민주주의가 위협 받고 있다”며 자기 저지른 죄는 지나가는 강아지마냥 여기고 이사람 저사람 영향력 있는 사람을 찾아다니며 마냥 쑤셔 되니 할 수 없이 예정에 없던 회담을 열기로 했다.

 회담장서 저, 돌 원숭이 꼴 좀 보소?

이것저것 말 같지 않은 수작 늘어놓더니 갑자기 볼 따구에 숭숭 난 털 한 오 큼을 뽑아 뭐라 주문을 외우니 힌 털 하나하나가 군대로 변해 천상의 군대를 덮치는 게 아닌가?

돌 원숭이 하는 짓이 워낙 별나 처음부터 경계를 안 한 게 아니지만 갑자기 털로 군대를 만들 줄은 전혀 예상 밖 일이라 한순간 심적인 타격을 아니 받았다 할 순 없으나 곧 철통방비를 한 뒤 이에 대비책 강구하기로 했다.

 그렇다고“털”로 협박한 손오공 요구를 무조건 들어줄 순 없는바 아닌가?

 단독회담을 줄기차게 요구한 돌 원숭이의 내심은 이랬다.

우선 포박된 자기네 식구를 다 풀어줄 것과 인사권50%. 다시 말해 사정기관장은 자기부하로 채울 것과 상제 권좌를 점차 허수아비로 만들어야 지들이 속편하게 살수 있단 말이 안 되는 야심찬 조건이었다. 천상의 입장에선 어찌 이를 들어줄 수 있겠는가?

만약 이를 조속한 시일 안에 이행치 안을 시는 “털”로 군대를 만들어 상제 위신을 추락시키겠다. 협박이었다.

돌 원숭의 이런 신사답지 않은 모사가 먹힐 거라 자신하는 건 지난날 비리백화점 황제 때의 고사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지자체선거서 바오란 짱께 특사를 매수 단독회담 형식을 빌려 협박으로 구청장 싹 쓰리 대어를 낚은 일도 있어 이를 가슴에 두고 다시 재탕한 것이다.

손오공의 생각은 이번 한번만 코 꿰면 앞으론 얼마든지 정국을 요리 할 것이라 생각 돼 잔머리를 굴리나 세상일이 어디 뜻대로 지 맘대로 됄까?

 물론 추이를 봐야겠지만 자기욕심만 앞세우다 보면 국정을 농탕친 죄목에 줄줄이 알사탕 되는 수가 없지도 안느니? 천하민생이 구름 같이 지켜보는 가운데 손오공의 털이 범털이 될지? 개털이 될지?는 시간이 가늠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