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귀환 예정자 입경만을 동의한 가운데 16일 오후 경기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국사무소에서 우리측 개성공단 출경 대기자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고 있다. (파주=뉴시스)

“개성공단 근로자를 완전 철수시켜라”

북한이 개성공단의 우리 근로자들에 대한 억류를 3일만에 되풀이 하자 국민들이 개성공단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선진화개혁추진회의(선개추)는 15일 논평을 내고 “한반도의 안전을 위해 남북의 대화유지도 좋지만 우리 근로자들을 강제 억류하는 집단과는 그 접근방법부터 다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개추는 특히 “우리 근로자들이 북한의 대남전략 수단의 한 방편으로 두 차례나 강제 억류되는 사태가 발행했는데도 정부는 그저 북한의 조치만 기다리는 정도로 대처하고 있는 것은 자국 국민의 안전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정부의 안이한 대처를 질타했다.

이어 선개추는 “오늘의 이런 사태는 지난 시절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핑계만 내세워 한치 앞도 못 내다보는 식견으로 시작한 대북정책의 일환이지만 그 결과는 시작부터 예견되어 있었던 것이다”고 과거 정권의 잘못된 정책을 비난했다.

착공이전부터 예상했던대로 개성공단은 우리 국민이 북한에 볼모로 잡히는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 수십만평의 버려진 땅에 멋진 공업단지를 지어주고, 최신식 생산설비를 갖춰 북한에 일자리 3만여개를 만들어준 개성공단이 결국은 북한 정권의 화풀이 대상이 되고 만 것이다.

북한은 지난 10일 남북군당국 간의 통신연락망 접수를 거부해 사실상 620명의 우리국민을 사실상 억류해 국제적인 비난을 사더니 하룻 만에 풀어주었다. 풀어준 날이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월급날이었다.

북한근로자 월급으로 현금 300여만 달러를 챙긴지 불과 3일만인 13일부터 육로통행계획에 대한 동의 입장을 보이지 않는 방법으로 또 다시 개성공단에 체류하고 있던 우리 국민 733명을 사흘째 억류했다. 16일 북한은 남으로 출경하는 인원에 대해서만 출입을 허용한다고 통보해 왔다.

개성공단은 매월 4만여명의 북한노동자들에게 주는 월급만 300만 달러가 넘고 연간 3600만 달러의 외화가 북으로 넘어가 이 돈이 북한의 핵개발 자금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개성공단 사업을 이제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때가 됐다는 지적은 남측입장에서 큰 경제적 이익이 없으면서 위험부담을 크기 때문이다.

북한은 개성공단이 앉아서 외화를 벌어들이는 달러현금지급기이며, 유사시엔 남측근로자를 인질로 잡아 대남 압박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꽃놀이패’나 다름없다.

3633억원을 들여 조성해놓은 공업단지와 우리기업이 6500억원을 투자한 공장설비는 남측이 철수한다 해도 북한 입장에선 전혀 겁날 게 없다. 근로자들도 남측에서 잘 훈련시켜 주어 원료만 공급하면 남측 인력없이도 물건을 만들어내는데 아무 지장이 없는 훌륭한 생산기지이다.

대북관계 전문가인 한 관계자는 "이런 위험한 사업을 추진한 세력은 누구인가. 과거 10년 대한민국을 지배했던 좌파정권이다. 대통령의 지시와 이런저런 사업으로 북한에 현금을 10억 달러 이상 퍼다 준 좌파정권은 합법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북한에 달러를 계속 퍼주기 위해 개성공단 설립을 기획했다"고 비판했다.

우익단체 회원인 김 모씨는 "금강산 관광을 통해 한달에 수백만달러씩 귀중한 달러가 북한에 넘어갔는데 개성공단은 더 위험하다"며, "개성공단 사업을 통해 남한이 얻는 경제적 이익은 실제로 쥐꼬리 만한 수준에 불과한데 수백명의 인력과 질 좋은 생산설비, 원자재까지 들어가 있어 확실한 신변안전이 없으면 그만큼 더 위험한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개성공단에는 83개 기업이 입주해 우리 측 근로자 1200여명, 북측 근로자 4만 여명이 일하고 있다. 05년 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약 4년 간의 생산액이 4억 7000만 달러 정도이다. 한국의 반나절치 수출액에도 미달하는 하찮은 사업을 위해 안보와 국민의 생명을 내준다는 건 말이 안 된다는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한 시민은 "그동안 북한에 퍼다 준 달러가 아깝고 억울하기는 하지만, 더 많이 갖다주는 걸 방지하지 위해서라도 당장 개성공단의 시설들을 뜯어오고 사업을 철폐해야 한다"고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단체 간부를 맡고 있는 이 모씨는 "세계에서 가장 예측불가능한 집단인 북한의 무얼 믿고 사업을 추진했는지, 왜 했는지 뻔하다. 좌파정권은 아마도 오늘날과 같은 상황을 예상했으면서도 계획적으로 한국을 인질사태에 빠뜨리기 위해 기획했을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개성공단을 마치 자신의 대단한 치적으로 선전할 때 벌써 오늘과 같은 사태가 올 것이 예상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좌파정권의 잔재를 청산하기 위해서라도 최악의 경우 시설이 아까워도 맨손으로 나와야 더 큰 국가적 손실을 막을 수 있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정부는 이제 과감한 선택을 해야 할 입장이다. 언제까지 북한에 끌려 다닐 수는 없다. 줄 거 다주고 뺨맞는 모습은 대한민국 국민의 자존심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는 행위이다. “국가안보 차원에서 이런 허술한 사업을 벌인 자들을 소환해 그 배경을 밝히고, 개성공단 시설을 파괴하고 다시는 북한과 관광이니 북한의 노동력을 이용한 비교우위 사업이니 따위의 망상을 갖지 말아야 한다”는게 시민들의 대다수 의견이다.

또 현재 상황이 국가 위기 상황이며, 경제 이전에 국가 존립이 달려있는 안보가 더 중요하다며, 정부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좌파들을 색출해 격리시키고, 국가기강 확립과 철통같은 국방태세를 갖추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투자보장협정이나 안정보장에 대한 확실한 장치가 없는 개성공단은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여기에 투자하는 기업들이나 개성공단 운영에 남북발전기금을 사용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금 배분에 대한 투명성도 확신할 수 없다는 게 업계에 떠도는 소문이다.

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는 개성공단 사업은 기업들의 투자비용은 정부가 보상해주고 빨리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게 현명하다는 의견이 많다.

이득수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