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국회 첫 국감 착수
11일 오전 10시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김광원 한나라당 의원)의 한국마사회에 대한 국정감사 현장. 탈도 많고 말도 많은 마사회 국감에서 여야 구분없이 초반부터 마사회를 공격했다. 마사회 박창정 회장(59)이 모친상으로 인해 증인선서 직후 일찌감치 자리를 뜨자 화살은 이봉수 부회장에게 집중됐다.
여야의원들은 너나할 것 없이 마사회의 방만한 경영, 낙하산 인사, 경마중독 대처방안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마사회를 질타했고, 이부회장은 답변하느라 쩔쩔매는 모습을 보였다.
비교섭단체인 자민련 김낙성 의원(62)은 자신의 차례가 되어 마이크를 잡자 마자, “마사회 임원들의 낙하산 인사로 인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솔직히 낙하산 인사의 당사자로서 올바른 일이라고 생각합니까?”하고 날카롭게 질문했다. 이부회장은 “솔직히 마사회 부회장 자리를 안 했으면 한다”고 답변했다.
순간 의원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고, 이 부회장 뒤에 앉아있는 마사회 임직원들은 아연 긴장했다. 이 부회장은 전국농업경영자협회 회장 출신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 시절 농업정책 특보를 지냈으며, 올초 마사회 부회장에 취임했다.
이에 열린우리당 조일현 의원(49)이 이 부회장을 향해 호통을 쳤다. 조의원은 “부회장직 하기 싫다고 하셨는데, 아직도 그렇습니까? 누가 부회장직에 임명했습니까? 하기 싫으면 농림부장관한테 가서 사표를 제출해야지, 하기 싫은 사람이 국회에서 증언을 하고 있습니까”라며, “여기는 국회입니다. 여기에 있는 모든 분들 자신의 발언에 책임감을 갖고 신중히 말씀해 주십시요. 모든 것이 기록됩니다. 이부회장은 증인석에서 일어나 서서 증언할 것을 위원장 직권으로 명령합니다”라고 말했다. 당시 조 의원은 잠시 자리를 비운 김광원 위원장을 대신해 사회를 보고 있었다.
이 부회장은 조의원의 명령에 얼굴이 빨개지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증언대에 섰다. 그리고 이후 자신의 자리에서 앉지 않고, 증언대에 서서 증언을 했다. 곧 김위원장이 국감장으로 들어오자 조 의원은 자리를 넘겨주고 자신의 좌석으로 돌아왔다. 그러자 옆좌석의 열린 우리당 김우남 의원(49)은 웃으면서 “왜 이렇게 무서워”라며 조 의원에 농담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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