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오늘의부정부패 > 노무현 DNA검사 이뤄질까??

현직 대통령과 대통령 친형 가족들에 대한 유전자(DNA) 검사가 과연 이루어질 것인가? 현직 대통령의 사생활 문제로 소송이 벌어지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고, 재판 도중 대통령에 대한 DNA 검사 필요성까지 제기되어 그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DNA 검사 필요성은 부산지방법원 형사15단독(이중교 판사) 심리로 열리고 있는 한상구(48)씨 재판에서 제기되었다. 한씨는 지난 3월 30일 '구국투쟁위원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노무현 대통령의 숨겨진 딸'이란 제목의 글을 올리고, 4월23일 부산에서 열린 '전몰군경 추모와 정부부정 폭로 국민대회'에 참석해 같은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든 혐의를 받고 있다.



▲ 정재성 변호사와 서석구 변호사.

ⓒ2005 오마이뉴스

노 대통령의 형 건평씨측에서 명예훼손 등을 주장하며 고소했고, 경찰과 검찰은 인터넷 IP 추적 등을 통해 한씨의 신원을 확인한 뒤, 지난 5월 12일 한씨를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했다. 이에 한씨에 대한 재판이 6월 20일과 7월 11일 두 차례 열렸다.

이날 서석구 변호사는 "노△△(노건평의 딸)이 노무현과 민▽▽(노건평의 부인) 사이에 태어난 딸인지, 아니면 노건평과 민▽▽ 사이에 태어난 딸인지를 조사해야 하기에, 고소인 민▽▽, 피해자 노무현, 관련자 노건평을 불러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변호사는 1차 공판 때 노 대통령을 포함해 노건평씨와 부인(민▽▽)·딸(노△△)에 대한 DNA 검사를 신청했다.

노건평씨측 정재성 변호사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법원에서 필요하다고 하면 DNA 검사에 응하겠다"면서 "일부에서는 우리측에서 먼저 검사해서 자료를 법정에 내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그렇게 될 경우 상대방은 믿지 않을 수도 있어 재판부의 판단에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노 대통령에 대한 DNA 검사 여부는 재판부의 판단만 남겨놓은 셈이다.

서석구 변호사 "재판부 기피신청 내"

이날 공판에서 한상구씨측 서석구 변호사는 재판부 기피신청을 냈는데, 이 또한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고소인측은 사생활 침해와 일부 방청객의 위협적인 발언 등의 이유를 들어 비공개 재판을 요구했고, 재판부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 관련된 사건인데다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어 증인심문 부분은 공개 정지를 선고한다"고 밝혀 사실상 비공개 재판을 결정했다.

이에 서석구 변호사는 "피고인측 변호인의 의견을 듣지 않고 비공개 결정을 내린 것은 공정한 재판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면서 재판부 기피신청을 낸 것. 재판부 기피신청이 받아들여질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한씨에 대한 다음 공판 일정도 아직 잡혀지지 않은 상태다.

비공개 재판을 요구했던 것에 대해 노건평씨측 정재성 변호사는 "2차 공판 때 민▽▽씨가 법정까지 갔지만 증언을 하지 못했다"면서 "그 날도 방청객들이 따라나오면서 욕설을 했고, 피고인측 변호인이 적대적으로 나오고 있어 원만한 재판 진행이 어렵다"고 말했다.

정재성 변호사 "말도 안 되는 이야기"

이날 서석구 변호사는 노무현 대통령뿐만 아니라 노 대통령을 자형이라 부른 민경찬씨(민▽▽의 남동생)에 대한 조사 필요성까지 제기했다. 또 그는 이번 사건 수임 이후 벌어진 일들에 대해 여러 가지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서 변호사는 수임 이후 변호사 사무실 직원이 돌연 사직했고, 노 대통령에 대해 모아놓은 자료들이 컴퓨터에서 사라졌으며, 증인 심문사항 자료가 없어졌다는 주장을 폈다. 서 변호사는 이같은 일들이 모두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정재성 변호사는 "피고인측 변호사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 정권은 물러날 일 아니냐"면서 "요즘이 어떤 시대인데 그런 일이 벌어지겠느냐. 말이 안된다"고 일축했다. 정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지나가는 사람을 때려놓고는 맞았는지 아닌지 확인해 보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또 정 변호사는 "피고인측은 민▽▽씨가 지체장애인이며 S여상을 나왔다고 했는데 그날 법정에서도 봤겠지만 지체장애인도 아니며 S여상도 나오지 않았다. 어느 것 하나라도 맞는 게 없다"면서 "명예훼손이 명백한데 일부 언론에서 공방으로 몰아가고, 심지어 당사자들의 실명까지 공개하고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서석구 변호사는 대구 사무실에 전화를 걸었지만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면서 확인을 거절했다. 서 변호사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 지지모임인 '바른선택국민행동' 공동대표로 있고, 대표적인 보수인사로 알려져 있다.

2차 공판 때는 한상구씨가 대표로 있는 '노무현 타도 연합'(노타연)과 구국투쟁위원회 소속 회원들이 재판을 방청했다. 공판이 끝난 뒤 한씨는 법정을 나가면서 '노무현 타도하자!'고 외쳤으며, 일부 방청객들이 박수와 환호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오마이뉴스

윤성효(cj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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