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판교 3통 “개나리단지”는 1978년 고속도로 확장사업으로 토지가 국가에 수용되면서 이주단지로 새롭게 조성된 마을로서, 정부는 원치 않는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키면서 개나리단지가 주민들의 고향으로 영원히 남을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습니다. 이에, 이미 정든 집과 이웃을 강제로 이별한 한을 지닌 저희 개나리단지 주민들은 판교 신도시가 조성된다 하더라도 현재의 마을이 유지될 것으로 굳게 믿고 있었으며, 역대 성남시장들도 이러한 약속을 꾸준히 확인해 온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약속에도 불구하고 개나리단지는 이미 7~8년 전부터 판교 신도시 개발 예정지로 묶여 재산권의 행사가 극도로 제한되었고, 이제 조성이 본격화 되면서 사유재산권이 완전히 무시되어 획일적인 신도시 개발계획에 따라 무차별 개발에 휩쓸리는 실정입니다.
개나리단지는 아픈 과거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최초로 모범취락개선마을로 선정되어 동남아 각국에서 현지 조사차 방문한 적이 여러 차례 있으며, 실례로 태국 방콕 근교에 개나리단지와 같은 형식의 마을이 조성되어 있기도 합니다. 이제 범죄도 없고 환경문제도 없이 국제적인 모범 마을이 된 개나리단지를 또다시 획일적 신도시 개발에 따라 무차별적으로 삽질하는 것에 우리 판교 3통의 전 주민은 분노를 금치 못하며, 목숨을 걸고 결사 반대합니다.
1) 이 개나리단지는 정부의 강권적인 취락구조사업의 일환으로 이주자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형성되면서, 이후 다시는 타지로의 이주가 시행되지 않을 것이란 단지조성추진 주무장관인 김치열장관의 약속까지 있었던 바 정부의 주민들을 위한 약속이행과 정책시행에서 일관적인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2) 개나리단지가 형성될 때 하산운동, 삼평동, 판교동 등 여러지역에서 조상 대대로 살아오던 정든 집과 이웃을 떠나 이주민들이 모여 들어, 여기에서 새로운 고향을 만들어가겠다는 희망 속에서 전국적으로 모범적인 취락구조개선사업마을을 만들어,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 각국에서 모범마을로 탐방해온 적이 있는, 보존가치가 아주 큰 취락구조개선 마을입니다.
3) 이곳 주민들은 이제 남부럽지 않은 단지조성에 성공해 있으며, 전체 개발계획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이곳의 특수한 사정을 감안하지 않을 경우, 또다시 이주라는 강제적인 떠남을 맞이하여야 합니다. 그동안 이룩한 단지형성과 창출된 부가가치는 개발이란 이름 하에 사라지게 되며 이제 누리게 될 질적 생활권의 상실과 경제적, 정신적 박탈감은 그 누구도 보상할 수 없는 것입니다.
4) 그러므로 전체 개발계획에는 상관없이 이곳의 특수사정을 감안한 개발계획을 추진하여 개발지구 안에 개나리단지를 그대로 보존하는 것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을 것으로 우리 단지주민은 일체적으로 뜻을 모아 저의 개나리단지를 존치보존하여 주실 것을 진정하오니 선처하여 주실 것을 강력히 요망하는 바입니다.
5) 분당 개발의 경우에서도 개발 수용권에 속해 있던 서현동과 야탑동이 취락마을이기에 보존되었던 바, 어느 곳보다 아름답고 살기 좋은 취락마을을 구성하고 있는 저희 개나리단지도 무차별 개발 계획에서 제외될 것을 간절히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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