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지적도 무시하고 기성회비를 편법적으로 인상한 서울대학교 정운찬 총장을 고발합니다!
해마다 대학가에서는 물가인상률을 크게 초과하여 인상되는 등록금 문제 때문에 떠들썩합니다. 그냥 해마다 학기초에 지나가는 해프닝이라고 하기에는 해결되지 못하고 쌓여만 가는 갈등이 이제는 너무 커다랗게 보입니다.
특히 올해 서울대학교에서는 더욱 심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교수들의 월급을 올리겠다고 총장선거에서 약속했던 정운찬 신임총장이, 그에 필요한 재정을 학생들의 기성회비를 걷어서 충당하려고 한 것입니다. 그것도 2003년 기성회비 인상분 112억원 중 절반이 넘는 66억원을 말입니다.
기성회비란 무엇입니까? 기성회회계를 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교육부 훈령 제 503호 국립대학교 비국고 회계관리 규정’의 제 1조를 보면 비국고회계(기성회비)의 목적을 ‘국립대학교의 면학분위기 조성과 교육여건의 개선을 위한’ 것이라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대학교기성회규약 제 1조에도 역시 기성회비 제정의 목적을 ‘설립자의 부담으로 미치지 못하는 긴급한 교육시설, 학교운영 등을 지원함으로써 면학분위기 조성과 교육여건개선에 기여하게 하기' 위함이라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기성회비는 애초 학생들의 직접적인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필요한 재정을 마련하기 위해서 설립된 것임을 법에서도, 기성회 규약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대 정운찬 총장은 기성회비를 본래 쓰여야할 용도와 다른 목적으로 유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이미 국립대학교의 잘못된 재정 운영 실태를 지적하는 감사원 보고서에서도 지적된 바 있습니다. 2002년 1월 발행된 ‘감사결과 처분요구서□교육행정분야 조직·인력관리 및 재정운용 실태’를 보면,
p.5) …… 각 국립대학(교) 총장에게는, 예산은 예산·회계 관계법령에 적합하게 집행하며, 학부모의 부담으로 조성된 기성회회계 예산은 당초 목적에 맞게 학교 시설 확충 등에 사용하고 직원의 급여 보조성 수당으로의 집행은 자제하도록 하였고 ……
p.48) 조치할 사항(권고)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은 기성회제도를 유지하는 동안, 기성회 회계 세입금은 당초의 기성회 설립 목적에 맞게 국가의 부담이 미치지 못하는 긴급한 교육시설 확충, 연구비 등으로만 사용하도록 하고 교직원에 대한 급여보조성 명목의 수당성 경비로는 지급하지 않도록 하며, 교원에게 지급하는 급여보조성 정액연구비 등도 연구성과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기성회회계의 자세한 집행내용을 기성회비 주 부담자인 학생 및 학부모에게 공개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라고 하여 기성회비를 교직원에 대한 급여보조성 경비로는 지급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올해 정운찬 총장은 이러한 감사원의 지적을 정면으로 뒤집고 기성회비 인상분의 절반이 넘는 금액을 교직원 처우 개선 비용으로 쓰겠다고 한 것입니다.
이에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에서는 겨울방학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이 문제를 지적해왔습니다. 부당하게 인상된 기성회비 인상분을 반환해 줄 것을 요구하며 기성회비 인상분 반환을 위한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본부와의 공개 면담자리를 마련했지만 본부에서는 어떠한 전향적인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감사원의 지적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임을 인정하면서도 오히려 '감사원을 설득하겠다'라고 말하는 뻔뻔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얼마전에 총학생회에서 준비한 '총장과의 대화' 자리에서도 정운찬 총장은 총학생회에서 계획하고 있는 서울대학교 기성회에 대한 국민감사청구 계획에 대해서 '안했으면 좋겠다. 그러나 할려면 해라. 어떻게 해도 기성회비 반납은 절대 없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세상에, 감사원 권고조차도 그렇게 쉽게 뒤집고, 오히려 감사원을 설득하겠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그 오만함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요? 또한 합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대화와 해결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할려면 해라. 그러나 기성회비 반납은 절대 없다'라고 일축해 버리는 독선은 도대체 무엇입니까? 나름대로 개혁적인 총장으로 기대를 모았던 정운찬 총장의 이러한 발언들과 행보에서 학생들은 실망감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에서는 6월 3일 국민감사를 청구할 것입니다. 6월 3일 3시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후 국민감사청구연서를 감사원에게 전달할 것입니다. 또한 학내에서의 대화를 통한 해결이 더이상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이 문제를 사회적으로 알려내기 위한 노력을 할 것입니다. 시민 여러분과 언론의 관심이 절실한 때입니다.
서울대학교의 이번 기성회비 사태는 비단 서울대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끊임없이 인상되는 등록금과, 방만하게 운영되는 국립대학교의 재정 운영의 문제 등 전체 대학교육의 문제입니다. 또한 감사원의 권고조차 무시해버리는 서울대학교를 규탄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행정기관과 공직사회의 기풍을 바로세우는 일이기도 합니다. 시민여러분, 서울대학교의 이번 기성회비 사태에 많은 관심과 연대의 손길을 보내주십시오!
*취재를 원하시는 분이나 관심있으신 분은 서울대학교 총학생회(02-880-5223)으로 연락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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