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마을 놈 팽이 꾐에 빠져, 팔자 고치겠다고. 자식새끼. 시부모. 남편은 헌신짝 버리듯 하고 오밤중에 줄행랑 놓은 게 엊그제 같은데, 집나간 며느리. 전어 굽는 냄새 맡고 인제 직신직신 기어들어온다, 버선발로 뛰어 나가맞아야 할까?

내故鄕 경상북도 예천서는 어림없는 수작이다. 충청도나 전라도는 일상다반사(茶飯事)니까? 별게 아닌지 모르지만 경상도 양반집 가문에선 이미 예전에 끝난 예기다.

점잔은 사대부집 며느리가 시집살이 고되다고 어느 날 갑자기 손때 묻은 반상기는 내 던지고 훌훌 타향에 떠서 이 눔. 저 눔 붙어먹다 잔치 날 때면 살금살금 들어와 안방 넘보는 수작 결코 눈감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일개 사대부(士大夫)가문도 그러하거늘 하물며 국가대사를 거론하는 정치마당에 배신자. 국가 반역자들이 순간이익을 탐해 온갖 비열한 짓만 골라하다가 부귀영화를 그려 뉘우쳤다고 다시 행군대열에 끼다니 이런 해괴한 일은 천지개벽 전에는 어림없는 수작이다.

나라 기강이 무너져 온갖 시중잡배와 사기꾼이 판치고, 민초들의 등골 뽑아 먹는다고 아우성치는 혼탁한 현실에 또 하나의 기록이 깨질 것 같다. 배신자들과 구태의연한 골동품만 모인 동아리, 그게 보수우익 눈에는 어쩐지 익숙지가 않다.

 배신자! 배신은 상대를 기만하는 행위다. 어느 시대도 없지 않았으나 요즘 우리주변에는 너무 많다. 그리고 너무 흔하다. 개인적인 배신도 그렇지만 동포와 국가를 배신한 반역자만 판을 치는 시대에 꼿꼿한 인생은 살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