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구도라는 모순의 근원을 뜯어고치는 손쉬운 방법 두 가지

최근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과 관련해 “윗선이 사건을 축소·은폐하려고 했다”고 주장한 권은희 前 수서경찰서 수사과장(現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을 두고 민주당의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의 딸’이라고 칭하며 “반드시 지키겠다”고 말했단다.

그러고 보니, 요즈음 이상한 흐름이 있다.

정치적 발언이라느니 정치 개입이라느니 하며 부정적으로 몰아가는 부분의 ‘정치’란 용어는 항상 우파나 여당 쪽에 도움된 일이었지 결코 좌파나 야당 쪽에 도움 된 일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더란 것이다.

그러면서, 좌익과 야당이 우파나 여당 쪽에 불리하게 몰고 가던 일이 조사결과 사실이 아니거나 과장되었음이 드러나면 꼭 그에 때맞춰 등장하는 게 ‘외압설’이다.

즉, 우익과 여당에 불리한 일은 반드시 불리한 사실로 결론 나야 하고, 좌익이나 야당에게 치명적인 사안은 반드시 마녀사냥이나 해프닝으로 결론 나야 정상인 것처럼 호도되고 있다.

그러면서 케케묵은 현상이 새롭게 부각된다.

이러한 외압설을 폭로하는 실무자들은 한결같이 호남출신이더란 점이다.

멀리 이문옥 감사관, 윤성양 이병, 이지문 중위 등 지루한 앙심(!)선언 역사의 주역은 대부분 호남출신이었고, 이들은 대부분 우파 정부 하에서 실무차원의 모순을 부풀려가지고 우파정부의 실체를 반민주세력으로 매도하는데 앞장섰으며, 이들은 대부분 좌파 내에서 귀하게 대접받고 사후보장을 든든히 받는다.

이에 비하여 굳이 우파적 양심선언을 들자면, 국회입법 사무관 유세환씨의 민노당 정체성 고발, 선관위 노조위원장 한영수씨의 전자개표 부정 고발, 국정원 직원 김기삼씨의 김대중 노벨상 수상공작 고발을 들 수 있는데, 이들은 초근목피로 풍찬노숙하며 살아가는 현실이 극명하게 대비된다.

이번 “권은정은 광주의 딸”이란 문희상의 발언은 이러한 모순을 당연한 현실로 이해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색깔론이라며 손사래치던 부류들의 핵심은 대부분 야당이었고, 그 야당의 기반은 호남이었다는 것을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진실이라면, 색깔모드의 본질은 지역모드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긴 이번 2012대선도 그랬지만, 그 이전 선거구도를 보면 아무리 방송에서 보혁구도가 어쩌니 풀이를 해댜어도 지도에 나타난 것은 언제나 서남쪽 귀퉁이와 수도권의 무관심 지역 위주로 좌익야당(자꾸 이름 바꿔서 부를 게 이것 밖에 없다)이 득세하는 꼴을 한두 번 본 게 아니다.

이러한 결과적 현상을 두고, 여당과 우파가 선거를 임할 때, 언론의 세뇌 때문에 보혁구도로 가면 확실한 열세요, 좌우구도로 가면 오리무중의 백중세요, 지역구도로 가면 확실한 우세가 될 것이란 말이 있었다.

따라서 이렇게 가다간 종북세력 척결도 못하는 판국에 좌우구도가 지역구도로 발현되는 현상이 먼저 나타나 종북세력집권에 의한 “남한적화”보다는 호남지역의 “분리독립”이 먼저 발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특히 이번 국정원 여직원 사건을 두고 권은희 게이트라고 부를 정도로 과거 위증교사 혐의가 있는 권은희가 경찰로 특채된 점과 사태초기부터 민통당과 권은희가 마치 한통속처럼 국정원 여직원을 압박한 점에서 호남 출신의 공무처리 방식에 있어 공정성에 대한 불신감이 극에 달하고 있어 호남인을 사회적 동반자로 여기지 않으려는 정서마저 비등하고 있다.

그러면 이에 대한 해결책은 없는가.

있다. 좌익들이 조성한 반역으로 대접받도록 조성된 호남의 풍토를 애국으로 출세하는 풍토로 바꾸면 된다.

그 첫걸음은 바로 걸핏하면 억지로 무슨 죄 지은 듯이 5.18묘지 방문하던 발길을 끊고, 나로우주센터로 발길을 돌리는 비전 있는 모양새를 연출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둘째걸음은 호남우익, 즉 호남출신 우파논객이나 아스팔트 우파운동가를 적극 기용하라는 것이다.

마르크스의 이론을 벤치마킹하여, “이해관계의 변화로 정치성향의 변화”를 가져오게 만들라는 것이다.

언제까지 반역정서 달래기를 포용으로 여길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말이다.

이런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현 추세를 방치하다가는 언론의 세뇌를 이용한 터무니없는 억지로 종북세력이 집권하는 것보다 일부에서 거론하는 타지방과 정서가 너무나 괴리된 호남의 분리독립이 더 가시화될 것이다.

무슨 법을 바꾸는 것도 아니요, 단순히 발걸음 방향 바꾸기만 가지고도 할 수 있는 이런 쉬운 발상이 박근혜 주변에 포진한 사람들의 그 좋은 머리로도 생각나지 않는단 말인가.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