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오늘의부정부패 > 경찰청 홈페이지는 `찢어진 신문고'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 `국민참여센터인가, 국민배제센터인가'

국민의 소리를 듣는 신문고가 되겠다던 경찰청 홈페이지가 민의에 빗장을 건 `
닫힌 공간'이 되고 있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홈페이지 사이버경찰청(www.police.go.kr)에는 "경
찰 발전을 위한 자유제안 공간으로 여러분의 작은 제안이라도 소중히 검토해 적극
반영하겠다"는 국민참여센터가 있다.

그러나 자유게시판 형식의 경찰발전 제안 코너에 들어가 보면 올린 글 앞에 너
무나 많은 가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가 붙은 글에 들어가면 제목만 볼 수 있을 뿐 내용은 없고 대신 "귀하의
의견은 자유발언대에서 `국민참여마당 >신고.제보 >인권침해/불친절신고' 코너로 이동
되었습니다"라는 글을 볼 수 있다.

그 코너로 들어가면 글을 올린 사람만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고 답변을
읽을 수 있을 뿐 일반인은 올린 글과 답변을 볼 수 없다.

문제는 이러한 가 붙은 글이 대부분 경찰에 대한 강도높은 비판이나 비난
의 내용을 담은 글이라는 점이다.

가 붙어있는 글의 제목은 대부분 `이런 경찰이 아직도 있음에 씁쓸합니다'
`썩어빠진 경찰' `한 건물에 도둑이 4번이나 침입할 동안 경찰은 어디에' `감정적으
로 공무를 집행하면 안되잖아요' 등이다.

14일부터 18일까지 가 붙은 글 30여건 중 절반이 넘는 17건이 이러한 경
찰에 비판적인 제목을 달고 있다.

이에 경찰은 "민원성 글을 해당 부서에서 처리하기 위해 내용을 삭제했다"며 "
경찰의 실명을 올린 명예훼손 성격의 글도 삭제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청의 이러한 태도는 서울경찰청 홈페이지(www.smpa.go.kr) 시민참여
센터의 개방적인 태도와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서울경찰청 홈페이지의 시민참여센터에는 실명으로 경찰을 비판해도 해당 경찰
서나 부서의 충실한 답변이 달려있다.

한 예로 `경찰이 시민에게 욕을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18일 실명으로 교통단속
경찰을 비판한 글에 대해 해당 경찰서 교통지도계는 당시 상황과 향후 조치에 대한
충실한 답변을 올려놓았다.

결국 경찰청 홈페이지의 라는 특이한 답변 방식은 경찰의 사건 대응이나
근무태도 등을 문제삼는 비판성 글을 교묘한 방법으로 원천봉쇄해 사이버경찰청을 `
찢어진 신문고'로 만드는 역할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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