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후보측과 범여권 관계자들이 서울중앙지검 청사주변에 ‘베이스캠프’까지 차려놓고 검찰수사에 실시간 대응태세를 갖추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이 김경준(41·전 BBK 투자자문 대표)을 주가조작, 횡령, 사문서 위조혐의로 구속했기 때문이다.
바로 그날 ‘김경준 주가조작 피해자 대책위’는 서울중앙지검 기자회견에서 “이 사건은 국제금융 사기꾼 가족이 주가조작으로 투자자 5252명에게 피해를 입힌 경제사기사건입니다. 정치권은 이 사건을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고, 검찰은 피해자들의 금전적 회복을 먼저 고려해야 합니다.”라고 호소했다.
그러면 이 후보 측과 범여권측이 청사주변에 ‘베이스캠프’까지 차려놓은 목적이 이들 소액투자자들의 권익을 보호해 주기 위해서인가? 이 후보측의 주장이 검찰에 받아드려진다면 김경준은 횡령사기범이 된다. 그러면 옵서널벤쳐스 소액투자자들이 김경준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에 힘을 얻을 것이다.
그런대 범여권과 김경준의 주장대로 이 후보와 김경준 사이에 DAS가 BBK에 투자한 190억원이 이 후보 돈이라는 이면계약이 있으면 옵서널벤쳐스 소액투자자들이 김경준으로부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데 어떠한 도움이 될까? 복잡한 금융상품의 속성을 보아 아마 금세기가 끝날 때까지 진상이 밝혀지지 않을 것이다.
소액투자자들이 바라는 김경준에 대한 민사상의 보상과 거리가 먼 BBK 이면계약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검찰청사주변에 ‘베이스캠프’까지 차려놓은 범여권이 바라는 바는 무엇인가? 서민들의 권리보장인가? 아니면 경쟁자의 기소인가? 이 후보야 당사자의 입장으로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하여 캠프를 차린 것이야 이해가 가지만 경쟁자의 사건에 캠프까지 차리고 싸움을 부채질하는 그들의 심뽀를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회창 씨도 5년 전 흑색선전의 피해자인데 그런 쓰라렸던 경험을 엉뚱하게도 이명박 후보에게 되갚으려 한다. 김 씨 송환을 기다렸다는 듯이 다짜고짜 이명박 사퇴론까지 들고 나왔다. 법정신(法精神)과 이성(理性)은 실종되고 오로지 경쟁자를 죽여야 내가 산다는 정글의 법칙만 작동하는 형국이다.
경쟁후보들이 이명박 후보를 꺾겠다면 김 씨와 검찰의 입만 쳐다볼 게 아니라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자신만의 비젼을 창출하는 게 현명하다. 이명박 후보가 경선때부터 당 안팎의 집중적인 네거티브 공세에 시달리고 이회창씨의 출마까지 겹쳤음에도 큰 격차로 지지율 1위를 지키고 있는 것은 역시 국민에게 비친 ‘부자 만드는 이명박’이라는 비젼의 힘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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