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경에 『‘자극’이라는 종북사대 저자세 용어』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때, “사드”(THAAD·미국의 高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의 한국배치에 대하여 “중국 자극”이라는 좌익들의 중화사대주의적 노예논리에 대하여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북한의 핵미사일에는 “왜 우리는 자극 안 받느냐”는 논지로 글을 썼다.

우리가 뭘 좀 하려면, ‘중국 자극’이니 ‘북한 자극’이니 하는 식으로 스스로 테클 걸면서, 왜 그들이 우리에게 중대한 위협을 가하는 것에는 역으로 “우리가 조금이라도 자극 받으면 뭐가 덧나냐”하는 거였다.

그런데, 어제 TV조선에서 중국 어선들의 우리 수역 침범에 대하여 제법 비중을 많이 할애하여 보도하던데, 이 역시 좀 답답한 논리 위주더란 거다.

불법어선의 전진기지인 중국 산동반도의 스다오 항에서 태극기까지 단 채 출항준비 하는 불법어선의 모습과 우리 해경에게 흉기로 구타하는 장면까지 내보내면서, 정작 우리의 입장은 외교마찰이라는 이유로 주저해야 할 수밖에 없다는 식의 말랑말랑한 논리 위주로 인터뷰가 나오던데, 참으로 답답하더란 거다.

왜 가해자인 중국은 우리와의 외교마찰을 걱정하지 않고, 피해자인 우리만 저들 대신 걱정을 사서 하면서 주저하느냐는 거다.

우리가 자꾸 중국을 수출시장으로서의 “경제적 가치”만 가지고 비중을 논하는 것도 정도껏이다.

왜 안보상의 적대적 위치, 북한의 배후세력, 동북공정을 추구하는 침략세력, 6.25를 통한 남북분단의 원흉이라는 “적대적 본질”에 대한 비중은 왜 그리 적은가.

정작 중국이 우리에게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근거는 강력한 ‘적대적 본질’ 때문인데도, 왜 그런 논리는 애써 외면하고 태연한 척 하면서 말랑말랑한 ‘경제적 가치’만 가지고 호들갑의 주제삼아 코 꿰인 척 하는가.

우리가 강경하게 나가면 누가 더 불안한가? 중국이다.

한국/일본/대만으로 해상로가 봉쇄되면 그들의 출구는 남중국해 밖에 없고, 그러면 북방 쪽의 위축에 따른 남방화 경향으로 치닫게 되는데, 이는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북방민족에 시달린 남송 역사의 재현이라는 역사적 딜레마 아닌가 말이다.

겁쟁이 중국의 허장성세에 굴복하는 모습이 정말이지 보기 뭣하다.

중국어선을 납치/억류 하는 북한이 무슨 제재를 당하던가? 생각해보라.

지난 10월 경에 서해에서 불법조업 하던 중국어선의 선장이 우리 해경이 쏜 총에 맞아 뒈졌던 적이 있었다.

그 중국어선 선장의 총격 사망 후에 중국어선의 우리 영해 침범이 한동안 뚝 끊겼다고 한다.

우리 해경을 죽이고도 말이 감금이지 호의호식하다가 중국으로 되돌려 보냈던 그 이전의 사례에 비하면 완전히 드라마틱한 역전이었다.

그렇다. 흉기를 휘두르는 중국 선원은 체포해봐야 그 과정에서 우리 해경의 목숨만 위험하고, 체포한들 사법처리 절차 때문에 관리하기만 복잡하고, 감금해봐야 호의호식에 솜방망이 처벌하여 간덩이만 더 키워주는데 비하여, 현장에서 사살해버리면 우리 해경의 확실한 안전보장과 살상에 따른 예방효과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은가 말이다.

또한 그렇게 해야 거꾸로 중국 정부가 우리와의 외교마찰을 걱정하는 정상적 외교관계를 이룰 수 있지 않는가 말이다.

피해국이 죄책감 느끼는 식의 굴종외교는 벗어날 때도 되었다고 본다.

진정, 중국에 대한 적대적 본질 보다 수출시장의 경제적 가치를 더 비중 있게 따지려는 말랑말랑한 인간들도 예전에 일본에 대한 무역종속을 벗어나고자 애썼듯이 이젠 중국에 대한 무역종속을 벗어나려는 다변화 시책도 생각해야 할 때임을 직시해야 제대로 된 무역관을 정립할 수 있을 게다.

북괴처럼 주체라는 용어 갖다 붙이긴 뭣하다만, 좀 우리 입장도 세우고 살자는 거다.

더구나 경제적 가치보다 적대적 본질이 우리에게 실질적 위협 아닌가 말이다.

실질적 본질에는 겁먹고 형식적 가치에는 목매단 척 하는 식으로 굴종하는 태도는 총성의 메아리 속으로 묻어버려야 할 때라고 본다.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