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재산을 훔치는 도둑질을 찬양하려는 의도는 없다. 그러나 오늘날 전후좌우 어디를
둘러봐도 도둑놈들만이 활개치고 있어 한 마디 한다.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것이 도둑질이다. 때문에 가능하면 하지 말아야 한
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도둑질이라도 해야만 살아갈 수 있다면 좀 멋있게 해야 한다. 도둑
질에 무슨 멋이냐고 하겠지만 도둑에도 나름대로의 철학과 멋이 있어 왔다.
그리고 도둑이라 해서 다 똑같은 도둑이 아니다. 비상수단으로 남의 재산을 훔치거나 약탈
한다는 것은 같지만 탈취 대상과 방법, 그리고 빼앗은 재물의 분배상태에 따라 도둑의 질과
차원이 달라지는 것이다. 다시 말해 어떤 자의 재산을 털어 어떻게 처분했느냐에 따라 의적
과 잡도(雜盜)로 구분된다. 말하자면 일신의 탐욕만 채우려는 파렴치범이 잡도라면, 자기희
생도 불사하는 양심수와 같은 것이 의적인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오늘의 이 나라 여.야 도당들은 모두가 잡도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쓸
어버려야 할 인간쓰레기들이지 선택의 대상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하나 같이 힘없는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먹거나 도둑질하는 흡혈귀 같은 존재들이니 말이다. 그들이 만약 옛날
의 의적들 흉내라도 낼 수 있는 국량과 의분이라도 가졌다면 전.노일당 같은 날강도들은 아
예 존재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또 그런 도둑놈들을 풀어주거나 그런 도둑놈의 돈을 받아
챙기는 일도 있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국회의원도 장관도 관리도 아닌 권노갑이나 이른
바 아태재단이란 도둑놈소굴의 관계자들의 검은 돈 챙기기 경쟁도 없었을 것이다.
옛날 의적들은 아무리 어려워도 가난한 자의 재물은 털지 않고, 지방 토호와 악질 수전노,
탐관오리들만 털었던 것이다. 가난한 자에겐 오히려 턴 재물을 나눠주기도 했다. 말하자면
그들만의 철학과 인간적인 의리, 그리고 낭만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요즘 정치를 잘못해 양심적인 사람들일수록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일가족이 집단
자살하는 사건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데도 여.야 도당들은 본인들은 물론, 사돈의 8촌까지
동원해 있는 자 없는 자 할 것 없이 닥치는 대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누가 도둑질을 더
잘하나 경쟁하듯 서로 다투고만 있다. 더욱 가증스러운 것은 그런 짓을 하다가 들통이 낫는
데도 뻔뻔스럽게도 조건없는 돈이니 관례니 떡값이니 또 정치자금이니 하는 수작이다.
정치하는 자들 어디가 그리도 예뻐서 떡값으로 몇억 몇 십억 몇 백억원을 갖다 바치겠나.
바치지 않으면 안되게끔 만들어 놓고 사실상 갈취 내지 약탈하고서 떡값이니 정치자금이니
할 수 있나 말이다. 도둑질을 해도 옛 의적들의 흉내라도 좀 냈으면 오히려 존경하고 싶어
지는 세상이니 더 말해 무엇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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