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매미가 북상할 때,
기상청에서는 초대형(최대풍속 초속 60미터=시속216킬로미터)매미는 1959년의 '사라(Sarah)'보다도 더 위력이 강력하다고 피해를 우려하여 계속해서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주고 있었습니다.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후 보도된 사실을 보면,
울산지방의 해안가 한 마을 (뉴스를 귀담아 못들어 지방명 기억못함)에서는 일선 공무원 한 분이 입항중이었던 소형어선을 뭍으로 끌어올리고 태풍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하여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였다는 뉴스를 본 기억이 있습니다.
태풍이 몰려 오기전에 있었던 지독한 더위와 맑은 하늘아래 내려쬐이던 뙤약빛 속에서 고집스럽게 멀쩡한 배들을 뭍으로 끌어 올리자는 그 분의 독촉에 주민들은
"너무 극성을 부린다"라고 귀챦아하면서도
그 분의 성화에 못이겨 정박중이던 소형선박들을
죄다 안전하게 뭍으로 끌어올려 피해를 줄였고
주민들에게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 만반의 준비로
태풍의 진로상에 위치했으면서도
큰 피해없이 고비를 넘겼다는 보도를 듣고
매우 믿음직스러운 공무원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더욱이 취재기자의 인터뷰에 응하면서,
"대단한 일을 한것도 아니고, 할 일을 한 것 뿐"
"주민들이 잘 협조해 줘서 피해를 줄였다"라고 하던
그 공무원의 말씀이 아직도 귀에 생생합니다.
이후 보도로 태풍이 상륙하기 전후로
부총리되는 분은 제주에서 친구분들과 골프를 즐겼고,
장관들 몇 분은 추석이라 귀향하고,
대통령되시는 분은 측근들과 함께 '뮤지컬 공연'을
즐겼다는 소리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실망이 이만저만 크지 않습니다.
'국가비상사태'가 발령되었다면,
관련공무원 대부분은 추석휴무를 반납하고,
총력을 기울여 그런 비상사태를 극복하기에 최선을 다하여
피해를 줄여야 하는데도
국정의 책임자인 대통령이
'사상최대의 재앙'이 몰려 오는 사실을 알고서도
이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직접 수시로 재해대책본부에 전화걸고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독려하고, 미비하면
군경을 동원해서라도 이런 비상사태 극복을 위해
앞장서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였더라면,
귀성중이던 공무원을 비롯한 민간인 그리고
관련자 모두가 경각심을 가지고서
어려운 국면을 수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 것 같은 데,
오히려 국정의 책임자가 이 재앙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안일하게 대처하여,
피해를 더했음을 탓할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런 점 하나하나를 곰곰히 생각해 보면
지난 군사정부를 회상하지 않을 수가 없고,
일사불란했던 국가비상체제 대처방법에서
그들의 치적을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 독재를 독재로 욕할 수 만은 없게되고,
양식있는 분들이 우려하는
이 나라의 안보의식이 더 크게 머리를 죄어 옵니다.
내가 수구(守舊)라고 욕을 먹어면서도,
쉬임없이 의견을 올리는 것도
바로 이러한 데 연유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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