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 염동현 기자]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의 철도청의 사할린 유전개발 개입 의혹이 정치권에 큰 논란을 던지고 있는 가운데 당초 이 사업을 입안했던 권광진 쿡에너지 대표가 "이 의원이 처음부터 이 사업에 깊숙이 개입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예상된다.

중앙일보는 15일 권씨가 “이 의원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 사업에 개입했고 사업을 위해 전대월 하이앤드 대표와 수없이 접촉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권씨는 13일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의원이 이 문제가 불거진 뒤 당당하게 사실을 밝히지 못하는 것을 보고 화가 났다”면서 “이 의원쪽 요청으로 지난해 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전에 사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20일동안 정신없이 관련 자료를 작성하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 의원은 자신에게 쏠리는 의혹을 강력하게 부인하면서 “누군가 나를 팔아서 사기를 친 사건”이라며 관련설을 일축하고 있는 상태.

권씨는 “(유전개발 사업을 위해) 대통령의 일정까지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냐”며 노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이 의원 개입설을 시사한 뒤 “이 일은 철도공사가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말한 것으로 이 신문은 보도했다.

권씨는 그동안 이 사건이 이 의원과는 관계없는 사업이라고 말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 “정치쟁점으로 떠오를 것을 우려해 그랬다”면서 “이 의원이 사업성이 있어 추진했지만 나중에 여러 문제가 생겼다고 당당하게 밝히지 못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는 이 의원을 직접 만나지 않았고 전대월씨가 수시로 이 의원과 접촉했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권씨는 특히 “당초 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때 조인식을 하기로 했다”면서 “전씨가 날마다 이 의원을 만나 일정을 맞춰달라고 닦달했다”면서 “노 대통령이 방러 기간 중 이를 언급하기로 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나와 일면식도 없는 권씨의 주장은 모두 사실무근”이라면서 “권씨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사건 관련자인 왕영용 철도공사 사업본부장과 허문석씨 전대월씨 등이 러시아 유전사업과는 별도로 인도네시아 철광개발 사업도 벌였다는 사실이 드러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과정에서 건설교통부 과장 신분이던 왕씨는 직접 수천만원을 투자해 사업지분까지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씨의 제안으로 시작된 유전사업과는 달리 허씨가 직접 제안했다. 허씨가 전씨에게 접근해 “내가 소유한 철광을 개발하자”고 제의했고 전씨는 사업의 편의를 얻기 위해 당시 건설교통부 과장이던 왕씨까지 끌어들여 사업을 추진한 것.

허씨는 이 과정에서 투자자를 모집하고 은행 대출을 시도하는 등 사업을 진행했지만 광업진흥공사의 실사 과정에서 그의 말이 거짓임이 드러나 결국 사업은 중단됐다. 허씨는 “연간 수천만 달러의 순익을 보장한다”고 유혹해 왕씨 등 투자자들을 모았었다.

또 허씨는 노 대통령 후원회장 출신인 고교 동창 이기명씨의 이름을 들먹이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으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전씨는 “허씨가 이씨 얘기를 자주 했고, 나도 허씨와 함께 이씨를 두 번 만났다”고 말했다. 그는 또 “허씨가 노 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장관이던 시절 자신이 장관 자문 역할을 했다고 자랑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왕씨는 이와 같은 내용과는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그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유전사업 전에 파푸아뉴기니 유전사업을 검토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허씨를 소개받았다”고 주장, 사건 관련자들이 또다른 사업에도 손을 대려 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염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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