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터어키 수도 앙카라에서 테러사고로 백여 명이 사망하고 2백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그러자, 미국과 러시아에선 위로 전문을 보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여행위험국가’라는 경보발령을 내렸다고 한다.

그런 터키에서 예전에 큰 지진이 났을 때 우리나라는 100만 불을 보냈다고 한다.

100만불? 개인 돈으론 큰 돈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제력을 감안한다면 금액치곤 너무 적다.

터키는 우리나라에 6.25기 발발했을 때 파병을 결정하고 나서 파병하는 과정이 더디다며 국민들의 시위가 일어난 곳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라. 만약 거꾸로 터키가 6.25때 우리를 여행위험국가라고 분류했다면 우리의 기분이 어땠겠는가.

그리고 이런 참전국에 대한 경제강국의 예의치곤 지진사태에 대한 후원금 100만불이란 건 한심한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깡패국가 두목들만 참가한 중국 전승절 참가 등 맨날 중국의 눈치만 보다가 TPP 타결 등으로 해양세력으로부터 이탈당하는 느낌과 함께 한미동맹이 불안해 보이니까 한미동맹 챙긴다고 방미일정 서두르고 난리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우리는 미국의 도움만 받는 한미동맹을 생각할 뿐, 미국의 교전지역에 파병 같은 건 생각도 못하고, 파병해봐야 분쟁지역 내 안전지역에만 주둔하는 얌체파병 정도밖에 모른다.

그 이전 이라크 파병 문제도 그랬지만, 교전행위와 같은 현지인과 원수지는 건 미국이 맡고, 의료와 재건으로 점수 따는 것만 우리가 챙겨먹겠다는 식으로 교전을 철저히 외면하여 온 나라와 동맹할 기분이 날까?

최근에 벌어진 IS와의 싸움? 전혀 생각도 안 한다. IS는 분명히 우리를 적대하기로 찍어두었는데도!

그러면서 이승만 대통령이 6.15 와중에 반공포로 석방과 북진통일 등으로 일부러 미국의 신경을 곤두 쓰이게 만든 치밀한 결단의 결과가 한미동맹인데도, 우리는 오히려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미국이 스스로 코 꿰여서 맺은 것처럼 착각한다.

미국에 대한 우리의 동맹관념의 본질이 얌체였다는 것을 반증하는 게 바로 터키에 대한 우리의 태도다.

남들 위로전문 보낼 때 최소한 당장 돈도 안 드는 위로전문 한장 못 보낼망정, ‘여행위험국가’ 같은 찬물 끼얹는 소리만 하는 의리 없는 나라, 그게 바로 평화를 사랑하는 한국의 본질이다.

자신을 목숨 바쳐 구해준 동료가 쓰러져 있을 때 일으켜 세워주기는커녕 오히려 남들보고 더러우니 접근 말라는 소리나 해대는 얌체와 무엇이 다른가.

우방인 대만과 수교관계를 끊고 중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하면서도 여전히 안보전략상으로는 대만을 우방의 선상에 올려놓는 우리의 얄팍한 근성을 보라.

우방과의 동맹을 유지하는 데는 절대적으로 스킨십이 필요하고, 그 스킨십의 방법은 참전과 교역이다.

월남전을 끝으로 미국의 수많은 교전에 한번도 참가 안 해주고, 우리의 위기 때는 미국이 첨단무기와 대규모 병력을 보내야 한다는 게 말이 된다고 보는가?

특히나 실컷 중국에 꼬리치고 한미동맹 챙긴다? 나는 못 믿겠다.

이번에 터키에 대한 우리의 태도에서 보듯이 우리가 안보위기에 빠졌을 때, 터키가 우리를 “여행위험국가”로 선포하고, 미국이 한국이 일본을 싫어해서 주일미군을 보내지 못하고 “미 본토에서 파병을 검토”하겠다며 시간을 끈다고 생각해 보라.

의리는 돈으로 환산하지 않은 신용이요, 신용은 돈으로 환산한 의리이다.

우방에게 심적으로 물적으로 피해만 주면서 안보는 안보대로 챙겨달라는 우리의 외교?

이런 식의 외교는 자칫 스스로 “여행위험국가”의 운명을 자초하는 길이 아닐까.

그러면서 한민족은 대국이 되기엔 글러먹은 족속들이라는 생각이 왜 자꾸 드는지 모르겠다.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