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그걸 두고 비밀약속이니, 대화록을 폐기했느니 하고 싸운다.

노무현이 그런 말을 했다면 이적반역질이며, 그런 대화록을 폐기했다면 이 또한 위법행위이다.

헌데, 문제는 다른데 있다는 것이다.

만일 노무현이 실제로 그런 비밀약속을 했고, 그런 대화록이 발견되었을 때, 행여 찌질이 좌익들이 지들의 반역죄에 대한 초점을 흐리려고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오히려 따지고 대들 때 어떡할 것인가 말이다.

이는 그동안 좌익들의 이율배반적 행태로 볼 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아직까지는 그런 약속이란 것이 반역이라는 것 때문에 좌익들이 사실 부인에 주력하느라 ‘문서폐기’ 같은 소리를 해대는데, 워낙 종북숭중에 찌든 데다 시황에 따라 교활하게 변신하는 그들이기에, 사실 부인이 무너졌을 때의 반응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 ‘김정일과 비밀리에 NLL 떼주기’를 약속한 사실이 드러나고 그들이 ‘약속은 지켜야 한다’고 억지주장을 하면 어떡할 텐가?

이를 미리 준비해두자는 것이다.

첫째, 죽은 자끼리 맺은 약속이라면 약속을 지킬 주체가 없다.

약속한 당사자가 없는 약속을 당사자도 아닌 사람들이 지켜줄 이유가 없다.

둘째, 비밀리에 한 약속이라면, 당사자가 아닌 이상 이를 알지 못하기에 지킬 당위성이 없다.

알지 못하도록 알리지도 않은 것을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지켜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굳이 지켜야 한다면, 애시당초 공개하였어야 했다. 반역이기에 공개 못한 것 아닌가.

따라서 죽은 자끼리의 비밀약속은 공개되지 않았기에 이를 모르는 자가 준수할 이유가 더더욱 없다.

셋째, 공표하면 비밀약속이 아니다.

그러므로 죽은 자끼리 비밀리에 한 약속을 지킬 이유가 더더욱 없는 것이다.

하긴 바람피운 상대와 몰래한 약속을 바람피운 사실도 모르는 배우자가 지켜야 할 이유가 없는 것과 같다.

비밀약속은 당사자끼리 통하든 말든 남은 알 바 아니며, 그것도 죽은 자들끼리의 것은 더더욱 알 바 아니다.

더구나 그게 이적반역질이라면, 그 따위 밀담을 한 사실 자체가 처벌되어야 할 것임을 재삼 확인하는 바이며, 앞으로 행여나 발생할지 모를 ‘우리가 지켜야 할 약속’이라는 식의 좌익들의 적반하장에 절대로 당하지 말라고 미리 경고하는 바이다.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