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밤 태풍 매미는 마산을 비혹산 여러 지역을 휩쓸고 갔습니다.
당시는 바다의 만조시간인데다가 태풍이 일으킨 엄청난 해일
앞에 마산시 해운동에 있는 우리 아파트 주변은 도로위 1M50CM
이상 바닷물이 밀려들어왔고, 당연히 근처의 아파트 지하주장
을 비롯한 지상 주차장을 비롯한 지상주차장까지도 바닷물에
잠기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저녁 8시 40분경 지하주차장에 바닷물이 들어오므로 차를 이동
시키라는 아파트내 방송이 나오고, 이미 바닷물이 지하 주차장
입구로 들어가고있었고, 비상계단으로 일부 주민들이 지하
주차장1층과 2층으로 진입을 했을때는 정말, 눈 깜짝할새없이
물은 불어나고 있었고, 대피하려던 차량들은 부두에서 떠내온
원목으로 가로막힌 입구앞에서 거센 물살로 인해,
대피는 거녕 오히려 뒤로 밀리는 상황이였습니다.
결국, 주민들은 모두 차량을 포기하고 급하게 지상으로
대피했습니다.
태풍이 잠잠해진 저녁 11시경 이미 부녀회를 비롯한 주민들은
실종자 파악에 나섰고, 파악결과 지하 1층 상가의 노래방
사장님과 직원1명의 실종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이후, 우리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8시 40분경부터 전기와 전화는 끊어진 상태였고, 수도,
핸드폰마저 단절되어버렸습니다.
베란다에서 내려다 본 태풍의 흔적은 정말 처참했습니다.
마산서항 야적장에서 셀수없이 많은 원목들이 4차선 해안도로를
가득 메우고 뒤엉켜 있었습니다.
13일 새벽 6시부터 우리 아파트 주민들은 본격적인 복구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지하 1층에 실종자가 있었으므로 주민들은 손을 걷어 붙이고
복구 작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자체 양수기는 지하에서 잠겨있었고, 당장 구할 수 있는
양수기는 단 한대 였지만 작업은 시작되었습니다.
주민들이 직접 소방서에가서 실정신고를 하고 소방차를 불러
왔으며, 마산서항에 피항중이 던 해군함정(양만춘호)에도
달려가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119구조대원과 해군은 정말 최선을 다해 작업을 도와
주었습니다. 이후에도 주민들이 직접 함암군, 함양군 등지에
양수기 지원을 요청했고,
자체적으로 양수기를 구입하기도 하며 작업은 진행되었습니다.
주민과 119구조대원, 해군장병들 모두가 실종자를 찾는데
한마음이 되었습니다.
1000평이 넘는 지하 1층의 물빼기 작업이 한창 진행중이던 13일
저녁 10시쯤. 한 아저씨가 와서 부녀회를 불렀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하던군요
‘지금 뭐 하는 거냐?’ 고요. 부녀회에서는 실종자도 있고,
복구작업을 위해 지하1층 물빼기 작업을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더니 ‘지금 뭘 기대하고 있는 거냐고 묻더군요.’
참 어이가 없더라구요
실종자가 있어서 빨리 작업을 해야 하는것이 아니냐고
부녀회에서 얘기했더니 ‘여기 사람이 있다는 것을 증명할수
있냐고 하더군요.’
그게 이틀째 복구작업을 하고있는 사람들에게 차마 할 수 있는
소리였는지
게다가 바로 옆에서 실종자들의 가족들이 ‘제발 아닐길…
‘ 바라면서 작업을 지켜보고 있는데 말이죠.
한 아주머니가 물었습니다.
어디서 오셨냐고 지나가는 사람이라더군요 어디사냐고 물었더니
손으로 위를 가리킵니다. 우리는 아파트를 말입니다.
주민이냐고 물었더니 얼른 자리를 뜹니다. 돌아서서 가는
뒷모습을 보고는 사람들이 웅성거립니다.
마산시 해양 수산청장 이라더군요 관사이기는 하지만 우리
아파트 15층에 살고있기도 하구요.
자신도 주민인데, 게다가 자신이 관리해야 하는 항만을 넘어
해일이 밀려왔고, 그 항만에서 수많은 원목이 떠밀려오고
컨테이너가 밀려와서 더많은 피해가 있었는데,
책임자라는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치밀어 오르는
화를 누르기가 힘이들었습니다.
밤새도록 이루어진 지하1층 물빼기 작업은 새벽녁에야
구조대원들이 진입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14일 새벽 6시 15분~40분경 실종되었던 두분의 사체가
인양되었습니다.
이후, 지하 2층의 물빼기 작업은 매일 철야를 하는 구조대원들과
주민들, 그리고 낮에는 도서지역으로 자원을 가고 밤에는 우리
아파트로 지원을 와주었던 양만춘호 해군들의 힘으로 16일방에
완료하고, 16~17일 지원나온 경남대학교 학군단과 육군 장병들의
도움으로 청소까지 무사히 마치고 18일인 현재는 수도와 정화조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전기도 온전치 않아 최소한의 필요전기만 사용하고
엘리베이터도 작동되지 않고, 물도 직접 길어다가 사용하고
있지만, 그래도 더 이상의 사상자를 내지 않고,
이만하길 다행이라고 위안을 삼습니다.
우리 아파트 지하상가 및 주차장에서는 두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총 87대의 차량이 침수되었습니다..
이랬던 마산시 해양 수산청장이 이제는 자신은 그런말을 한적이
없다고 합니다..
정말 너무나 기가 막혀 아직도 잠을 잘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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