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이항수기자, 선정민기자]

청와대 이재순(李在淳·48) 사정비서관의 가족이 제이유그룹측과 10억원대의 돈 거래를 한 혐의가 검찰에 포착됐다. 검찰은 이 중 수억원이 과도하게 가족에게 지급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제이유 그룹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진모)는 다음주 중 이 비서관과 가족 등을 소환, 구체적인 돈 거래 내역과 대가성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 비서관은 이미 사의(辭意)를 표명해 후임자가 정해졌으며, 다음주 중 사표가 수리될 예정이다. 사시(司試)26회 출신의 이 비서관은 대검 연구관과, 인천지검 강력부장,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을 역임한 뒤 작년 8월부터 청와대에서 근무해 왔다.

검찰은 또 박영진(朴永津·50) 경찰청 정보국장(치안감)이 2004년 제이유그룹의 S기업 인수를 도와주고 그 대가로 제이유그룹측에서 최소 5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잡고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사정당국의 한 관계자는 24일 “검찰이 이 비서관과 박 치안감에 대해 사법처리를 전제로 수사를 진행해 왔으며,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검찰은 이 비서관의 가족과 친척 3명이 제이유그룹측과 2004년 무렵 개별 사업계약을 맺은 뒤 내부 전산거래 내역을 조작해 수당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가족들에게 수억원을 실제 거래 내역보다 더 제공한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다. 이 비서관측은 이 중 1억7000만원 부분에 대해서만 “오피스텔을 제이유 관계자에게 매각한 돈”이라고 해명했으나, 검찰은 “이해할 수 없는 해명”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 비서관과 가족은 이날 “2명이 합해서 2억5000만원 가량을 투자해 실제로 물품과 수당이 오갔지만, 오히려 제이유측의 다단계 판매로 인해 피해를 입었지, 이익을 본 게 전혀 없다”면서 “수당을 더 받았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박 치안감도 “2002년쯤 제이유측 지인에게 5000만원을 빌려주었다가 2004년까지 2차례에 걸쳐 원금과 이자로 5200만원을 돌려 받은 게 전부다. S기업 인수 등의 얘기는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이항수기자 [ hangsu.chosun.com])

(선정민기자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