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6자 조선일보 사설에 “정부·국회, 긴급조치 피해자 일괄 배상法 서둘러야” 어쩌고 하길래 한마디 한다.

헌법재판소가 올 3월 유신 시절의 대통령 긴급조치 1·2·9호를 위헌이라고 결정한 이후 긴급조치 위반죄로 형사처벌 받은 피해자와 가족 3264명이 국가를 상대로 172건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으며, 이들이 청구한 배상액만 3000억원에 이르고, 긴급조치 이후 40여년이 흘러 그간의 이자까지 합치면 배상 청구액이 1조원에 달하는데, 지금처럼 긴급조치 위반죄로 처벌받은 사람들이 제각각 소송을 내게 되면 법원에서 배상 판결을 받아내기까지 1~2년 걸리고 소송비용도 많이 들어 긴급조치 위반으로 처벌받은 피해자들이 배상금을 받으면서 또 한 번 고통을 겪게 될 뿐만 아니라 재판부마다 배상액 산정 기준이 달라 비슷한 사건인데도 배상 금액이 들쑥날쑥한 문제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정부에 긴급조치 피해자 배상심의위원회를 설치해 피해자들에게 일괄 배상해 주자는 내용의 특별 법안을 각각 국회에 냈다는데, 여기에 엄청난 역사적 함정이 있다는 것을 간과한 모양이다.

뭐냐 하면, 긴급조치 위반은 그 당시 분명 불법행위였다는 점이다.

비록 좌익화된 헌재에서 긴급조치를 위헌이라고 결정하더라도, 이는 헌재가 우익화 된 이후에 다른 형태의 이유를 만들어 소를 제기하여 합헌이 될 수도 있는 문제인데, 이를 놔두고 긴급조치일괄배상특별법을 만들면, 일단 긴급조치 위반을 합법화 해주는 것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저들의 반역을 영원히 보장해주는 셈이 된다는 것이다.

긴급조치 위반자의 대부분이 좌익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판례는 좌익들의 과거사 경우처럼 언제든지 뒤집어질 수도 있는 것인데도 우리의 혈세로 이들의 반역행위를 지원해주는 것을 합법화 한다면, 이만한 실수가 어디 있겠는가.

시간이 걸린다면 그것 자체가 당분간 시간끌기에 의한 방어라도 될 수 있는데, 여기에다 효율화를 기하자는 소린가.

왜 반역지원에는 그리도 신속하고 효율적인 생각을 하는가.

국가가 정상화되기 전까지 그런 절차에 손톱 밑의 가시 같은 비효율이 좀 있는 게 뭐가 그리 불편하단 말인가.

효율을 빙자한 반역의 합법화를 막아야 할 것이다.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