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후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

광복절(15일)을 불과 사흘 앞둔 일요일인데다 여름 방학 중이어서 관람객이 꽤 붐빌 것이란 예상과 달리, 기념관 안은 썰렁하기 그지 없었다. 대전에서 왔다는 정종진(40)씨는 자녀들을 전시관 ‘겨레의 집’에 놔두고 혼자 나와 벤치에 앉아 있었다. 그는 “8년 전에도 이 곳에 왔는데, 그 때 봤던 것이 그대로 기억 날 만큼 변한 게 없어 그냥 밖으로 나왔다”면서 “새로운 전시물을 기대하고 먼 길을 왔는 데 실망했다”고 말했다.

‘역사 교육의 장’으로 1987년 국민의 성금 500여억원을 모아 건립한 독립기념관이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연중 가장 많은 관람객이 찾아야할 이날 독립기념관은 마치 개점휴업을 한 것처럼 한산해 보였다. 광복절 행사용 무대를 설치하는 망치 소리만 ‘쿵쿵’ 울리고 있었다.

◆관람객 급감하는 독립기념관

조선시대 후기까지 국난(國難) 극복의 역사를 다룬 ‘민족 전통관’에 들어서자 가족 관람객 5명만이 커다란 홀 중앙을 한가롭게 거닐고 있었다. 거북선 모형 앞에선 학생 3명이 잠시 머물렀다 갈 뿐이었고, 공간을 제대로 훑어 보는 관람객은 거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