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계획상 잡혀 있던 도로가 삼성의 거대한 힘 앞에 굴복, 결국 계획 자체가 폐기됐다.
수원시는 지난 94년 10월 5일 수원시 영통구 영통1동에서 영통구청으로 통하는 도로를 도시계획으로 결정, 고시했다.
그러나 이 도로는 삼성전자 중앙문과 정문을 관통한다는 이유로 삼성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중간이 끊긴 채 계획은 폐기처분됐다.
삼성전자 정문을 관통하는 도시계획도로인 1-17호선(30m)은 삼성전자 내 공장 부지를 관통해 영통1동 까지 약 3.2㎞ 삼성로의 도로와 연결시키지 못하고 8년 동안 머뭇거리다 지난 2002년 결국 폐기되는 운명을 맞고 말았다.
삼성은 폐기된 1-17호선을 지난 2005년 삼성전자가 도로로 매입해 삼성전자 직원만 다닐 수 있게끔 도로를 개통시켜 인근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인근의 영통구 주민들은 시청뿐만 아니라 영통구청에 민원을 보러 직선거리로, 삼성전자를 통과하면 5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멀리 돌아서 가기 때문에 30분이나 시간을 길에서 허비하고 있는 등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해당 지역은 삼성전자 연구단지로 정숙과 교통 혼잡 방지차원에서 삼성전자의 의견을 받아들였고, 영통구청 앞 도로에서 영통1동까지의 도로를 폐기했다"고 말했다.
삼성의 관계자도 마치 입이라도 맞춘 듯 연구단지로 통하는 관통로가 생기면 연구를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며 수원시 관계자와 동일한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영통 주민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영통1동 주민들은 "삼성직원만 이용할 수 있게 사 도로를 신설하는 것은 삼성에만 주는 특혜"라며 "도시계획상 도로로 잡혀 있으면 계획대로 추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주민들은 또 "수원역 우회도로를 공사하면서는 일반 기업의 마당까지 관통해 도로를 내면서 삼성전자 길목을 조금 지나가는 것은 못하느냐"며 "그러나 관을 우습게 보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중부뉴스 권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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