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이 지난 22일 국정감사 피감기관으로부터 수백만원대 향응 접대를 받은 사실이 26일 뒤늦게 확인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위원장 임인배) 소속 국회의원 5~6명이 피감기관 관계자들과 함께 한정식집에서 저녁식사를 대접받고, 이중 3명은 단란주점으로 옮겨 술을 함께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피감기관 관계자가 “당시 식사비용과 술값 등은 여러 피감 기관이 나눠서 지불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힘에 따라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번 사태는 ‘뇌물수수죄’에 따른 처벌 파문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이날 “국감기간 중에 참으로 개탄스럽고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당에서 윤리위를 소집해 철저히 조사한 뒤 연루된 당소속 국회의원이 있다면 일벌백계 차원에서 엄중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임인배 위원장은 이번 파문과 관련해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그 자리에서 폭탄주가 4잔씩 돌았다. 이후 나와 김태환, 류근찬 의원이 한잔 더하자고 해서 바로 옆의 허름한 술집으로 옮겨 맥주 5병과 과일을 시키고 있는데 피감기관에서 어떻게 알고 5명이 왔다. 30분 정도 술을 마시고 나왔으며 그 뒤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당일 1차 식사자리에는 임 위원장과 홍창선·김태환·김희정·류근찬 의원 등 5명이 참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의 술집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폭탄주 등을 마신 국회의원 중 일부가 2차를 나가는 분위기였다. 실제로 여종업원과 함께 모텔로 간 국회의원은 2명이고 나머지 3명은 가지 않아 남은 2차 비용을 피감기관 측에 돌려줬다”고 말했지만 이날 의원은 모두 ‘2차’(성접대) 관련 의혹을 강력부인했다. 이날 술자리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어느 국회의원이 정신이 나가 성접대를 받겠는가”라고 부인했다.

한나라당 윤리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언론에 의혹이 제기된 만큼 검찰에서도 수사를 하게 될 것으로 본다. 이를 지켜보며 정확한 진상파악을 한 뒤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성접대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에는 성매매특별법에 따라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술값과 2차 비용은 피감기관의 한 관계자가 자신의 법인카드를 이용해 수차례 나눠서 결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저녁 식사 비용도 모두 피감기관들이 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저녁 식사 자리에는 국회의원뿐 아니라 이들을 수행했던 보좌관과 국회 입법조사관 등도 모두 참석했다. 이들은 피감기관의 관계자들과 함께 80여 명과 90여 명으로 나뉘어 두 곳의 음식점에서 식사했는데 비용은 각각 300만 원이 나왔다. 국회의원들은 대통령령인 ‘공무원 여비 규정’에 따라 국감 때 운임 식비 숙박비 등 모든 경비를 국회에서 제공받게 돼 있다.

한편 김우식 과학기술 부총리는 산하 기관의 국회의원 향응 제공에 대해 “진상을 철저히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과기부 관계자는 “기획·법무파트와 총무과 등에서 구체적 사실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며 “정치권이 성매매에 연루된 민감한 사안인 만큼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자 문책과 함께 관련 기관에 대한 추후 특별감사 등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김상협·이승재·심은정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