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전 총리 한명숙씨가 검찰에 출두했다. 다 알려진대로 세차례나 검찰 소환에 불응했던 그녀는 법원의 체포영장을 들고온 검찰에 끌려 간 것이다. 무슨 민주화운동시절이라고 그녀는 계속 검찰의 조작수사를 주장해오다가 마치 ' 핍박받는 순교자'처럼 체포되는 모양새를 선택한 것같다.

신문에는 '뇌물혐의'로 체포된 첫 여성총리라는 제목과 함께 그녀가 역대 총리로는 처음으로 '뇌물받은 혐의'로 조사받는 첫 총리의 기록을 세웠다는 상세한 보도가 실렸다.

오늘 아침 신문 1면엔 가로 10cm 세로 25cm크기로 '연행되는 한 전총리' 라는 제목 아래 그녀가 연행되는 커다란 사진을 실었다.

1면 톱으로도 모자라 3면에서도 그녀에 대한 기사가 매우 자세하게 보도되었다. 제목만 간략히 살펴보면 '검찰간 한 전 총리 수뢰 묵비권''구속된 곽 전 사장 한 전 총리에 여러 차례 인사부탁' '한 전 총리, 대질 신문에서도 묵묵부답' '곽 전 사장, 한 전 총리와는 98년부터 알아...자주 통화' '한 전 총리, 성경들고 조사받아 검찰서 나온 후 "모두 허위다",'검찰은 혐의 입증 자신'

이런 제목들에서 내 눈길을 끈 것은 그 사장이라는 사람이 한명숙씨를 이미 10여년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로 그녀가 시민단체운동하던 시절 '행사경비'를 지원해주던 스폰서였다는 대목이다.

이번 사건으로 무슨 '한명숙 보호위원회'인지 뭔지하는 급조된 위원회의 대변인이라는 남자얘기로는 한씨는 총리시절 처음 그 곽 아무개 사장을 여러사람과 함께 딱 한 차례  본 적이 있다고 했었다.

그런데 이미 10여년 전부터 스폰서역할을 했고, 그 사장이 대한통운 사장을 그만둔 뒤로는 "놀고 있어 답답하니 공기업에서 일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부탁을 여러번 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면도 한참 구면이란 얘기다. 게다가 그녀가 총리시절엔 수시로 전화했다지 않은가. 스토리가 이렇다면 그 대변인 얘기는 거짓말이라는 게 명확해졌다.

문제의 5만달러는 2006년 12월 총리공관에서 오찬 후 대한석탄공사 사장으로 가게 해달라며 그녀에게 전달했다면서 '시연'까지 했다고 한다.

여기까지 쓰고 보니 참 구차스럽고 추접스런 느낌이 절로 든다. 그래도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는 대한민국 국무총리 자리에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올랐던 그녀에게 왜 이런 너저분하고 추잡스런 이야기가 붙어다녀야하는가.

게다가 우리네 보통사람으로선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대목은 자신을 이렇게 망신을 주고 있는 그 사장인가 하는 사람과 대질신문을 하면서도 여전히 그녀가 묵비권을 행사했다는 점이다.

우리같으면 정녕 1원한푼 받은 적이 없다면 그 자리에서 욕설과 함께 그 사장의 면상을 후려갈겼을 것 같다. 그게 상식적 대처법이 아닐까. "네가 감히 나를 능멸하려느냐"라고 호통을 쳐야지... 그리고 당장 그 남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어야지. 그녀는 조선일보와 검찰에게만 명예훼손소송을 걸었다는 보도를 봤다.

이게 말이 되는가. 도대체 대한민국 국무총리를 뭘로 보고 그런 추잡스런 스토리 를 뒤집어 씌우려하는가.

일단 그 사장을 후려갈기고 배석검사들에게도 대갈일성 호통치고 선은 이렇고 후는 이렇다고 깔끔하게

밝히는 게 우리네 일반인의 생각이다. 하지만 그녀는 우아하게 성경책을 한 손에 들고 무려 8시간이나 한 마디도 하지 않는 '묵비권' 을 행사했다니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역시 국무총리라는 엄청난 고위관직을 10개월 정도 한 '비범한 여인'답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한명숙이라면 난 그런 식으로 우아한 처세는 절대 안 할 것 같다. 웬만큼 상식적인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그녀의 그런 고상한 묵비권 행사 에 대해 무언가 석연치 않다고 느꼈을 것 같다.

대한민국 국무총리 역사상 최초로 '뇌물죄'로 체포당한 한명숙씨는 조사를 마치고 집으로 바로 가지 않고 '노무현 재단'으로 가 "정치적 목적을 위한 허위조사임을 확인했다. 진실을 밝히는데 모든 것을 걸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참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정작 검찰에선 한마디 안하더니 사사로운 사무실에 가서 진실을 밝히는데 모든 것을 걸겠다니 좀 우스워 보이고 공허한 소리로 들린다. 

어쨌거나 한명숙이라는 여성은 지난 보름동안 우리들 정서에 불유쾌하고 좋지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그녀는 5만불을 받았건 안 받았건 그건 차치하고 국민들에게 순수하게 사죄해야한다고 본다. 국민을 이렇게 피곤하게한 여성정치인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앞으로 그녀가 우리에게 또 어떤 말을 할지 꽤 궁금하다. 그녀 말대로 검찰의 조작수사라면 대한민국 국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지만 만에 하나 그 반대의 결과가 나온다면 우리 국민들은 정서적으로 큰 상처를 받고 또다시 정치혐오증에 걸릴 지도 모르겠다. '정치인은 믿을X 하나 없다' 는 자조적인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겠지...

*아래 글은 2006년 6월11일 우리 블로그에 올렸던 글이다. 한명숙씨가 총리로 한창 '화양연화'같은 시절을 보내던 무렵의 이야기다. 그때 우리 블로그는 아직 DAUM 블로그기자단에 가입하기 전이어서 이 글을 다음 뷰로 보내진 않았다.    

   <포르투갈 대통령 만나는데 지각한 한명숙 총리>

 2006년 6월 5일 한명숙 총리가 역대 총리들을 삼청동 공간으로 초청해 만찬을 열었다는 뉴스를 보면서 몇 가지 생각이 차례로 떠올랐다.

우선 그 다음날 아침 일찍 남편을 대동하고 열흘 일정으로 유럽 순방길에 나선다는 그녀가 저렇게 태평하게 ‘선배 총리들’을 불러 식사한다는 점이 걱정스러웠다.

우리 같은 평민들도 만약에 내일 유럽여행을 갈 예정이라면 그 전날엔 ‘여행 준비와 점검’등으로 ‘있었던 약속’도 취소할 판인데, 저 여성은 통도 크다, 개인여행 떠나는 것도 아니고 대한민국 국무총리로서 ‘국사(國事)’라는 막중한 임무 수행을 위해 ‘첫 순방 외교길’에 나선다는데 저리도 태평하게 ‘잔치’나 열어도 되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워낙 준비성이 뛰어나 이미 여행준비를 완료했을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오지랖 넓게 걱정은 무슨 걱정? 하며 그 만찬에 참석한 ‘전직’들을 죽 훑어보았다. 맨 먼저 눈에 들어온 사람은 DJ때 총리를 할 뻔하다가 ‘관운’이 따라주지 않아선지 국회 인준을 받지 못해 ‘최초의 여성 총리’자리를 지금의 한명숙씨에게 양보(?)해야만 했던 ‘불운’의 장상 씨였다.

고개가 좀 갸웃둥 해졌다. 왜 갔지? 저 여성은,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총리서리였으니까? 글쎄 우리 같으면 오라고 초청이 왔어도 ‘X팔려서’ 안 갔을 텐데. 그러니까 사람은 가지가지라는 말이 있겠지.

두 여성을 제외하고는 모두 남성 총리들, 그들은 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고 그 자리에 갔을까? 뭐 그것도 제각각의 생각들을 하면서 갔겠지.^^

YS때 두 달인가 총리를 하다가 ‘전격 사퇴’했던 이회창씨는 역시(!) 보이지 않았다. 뭐 사전 약속이 있었겠지 하는 생각과 함께 이회창씨라면 ‘약속이 없었어도’ 저 자리엔 안 갔을 거라는 순전한 ‘개인적 추리’를 해 봤다. 워낙 ‘대쪽 같은’ 양반이라서 뭐가 맘에 안 들어도 안 들었을 그런 자리였으리라.

하여튼 직접 가보진 않았지만 ‘그날 만찬’은 꽤 화기애애했을 것이다.

‘달덩이 같은’ 여성 총리와 또 한 명의 여성이 ‘반 총리’ 자격으로 끼었으니 만찬 석상은 한결 부드러웠겠지.

자 여기까지가 한명숙 총리가 첫 해외나들이를 떠나기 직전 날 밤 있었던 풍경이다.

그녀가 사상 최초로 여성 총리에 임명된 후, 이틀간의 국회청문회에 참석했던 걸 유심히 지켜본 뒤 우리 블로그에 지난 4월 18일 ‘모르는 게 너무 많아 걱정스러운 한명숙씨’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었다.

진심으로 걱정스러워 올린 글이었다.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은 여성총리지명자를 너무 호되게 다루면 다가올 지방선거에서 여성 표를 잃는다는 걱정에서 그녀에게 ‘솜방망이 질문’만 했었다.

열린당 의원들이야 더 이상 언급할 필요도 없이 아예 그녀에게 ‘경배’를 바치는 수준의 질문 아닌 질문을 했었다. 그래도 한명숙씨는  이틀 동안 쩔쩔 매면서 진땀을 흘렸다.

워낙 기본적인 것조차 ‘모르겠네요’를 연발해, 보는 이로 하여금 딱한 생각이 들게 할 정도였다. 그래도 기자들에겐 대통령이 자신을 임명한 것은 ‘대단히 바람직한 임명’이었다고 태연히 말했던 걸 보면 아무래도 ‘배짱은 좀 있는 여성’인가보다 라는 생각도 했다.

일반적으로 그럴 경우 ‘부족한 저를 임명해주셔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어쩌고 하면서 좀 ‘겸양지덕’을 발휘할 텐데, 자신을 뽑아준 임명권자를 향해 ‘대단히 바람직한 임명’이었다는 논평을 날릴 정도라면 기대해 볼만하다는 느낌도 잠깐 들었었다.

하지만 청문회 이틀 보면서 그런 나의 느낌은 ‘완전한 착각’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블로그에 이런 ‘청문회는 보다보다 처음이다’라는 소감을 적어놓았었다.

‘후분이 좋은 인생’답게 그녀는 무난히 총리에 등극했고, 취임 한 달 남짓 만에 저렇게 ‘유럽 외교 순방길’에 올랐던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또 멈칫할 일이 하나 생겼다.

‘통혁당 사건’으로 ‘13년 몇 개월 동안 복역했던’ 그녀의 남편이 ‘국무총리 아내’를 수행해 함께 장도에 오른다는 대목에서 또 한번 고개를 갸웃뚱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왜 남편이 따라가야 하나? 아무리 생각해도 내 짧은 소견으론, 혹은 보수적 관점으론 그녀의 남편은 ‘국무총리 아내’를 따라갈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론 ‘국무총리 남편’의 순방길에 따라나서는 ‘아내’도 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입장이다. 이 케이스도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거니까.

게다가 매스컴에 ‘한국 남자들의 시샘 받는 총리 남편’이라는 둥, ‘예우는 국무총리급’이라는 둥의 코미디성 기사가 실린 것을 보니까 슬며시 부아가 치밀었다. 국민의 혈세를 왜 그런 식으로 낭비하는가!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그녀는 남편과 함께 아마도 그들 부부의 첫 유럽여행이었을 ‘여행길’에 올랐다. 9박 10일에 걸쳐 프랑스 포르투갈 불가리아 독일을 돌면서 유럽국들과 IT분야의 협력 기반을 넓히고 유럽의 저출산 · 고령화 문제해결 정책을 배우고 오겠다는 취지였다.

맨 마지막 코스인 독일에서의 ‘그녀의 일정’이 눈에 띄었다. 13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대한민국과 토고의 축구를 남편과 함께 관전한다는 것이다! 와우! 축구 광팬인 나로선 다른 무엇보다도 그 일정에 눈길이 멈췄다.

이제까지 누구의 재산이나 명성 혹은 지위를 별로 부러워하지 않고 살아왔지만 ‘월드컵 토고 전’을 VIP석에서 구경한다는 요 대목에서만큼은 영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런 와중에 어제 신문에 실린 ‘한 총리 외교무대 삐걱’이라는 기사를 비롯해 그녀의 갖가지 ‘실수담’과 외교적 ‘실책’을 보면서 결국 내가 그녀에 대해 걱정하던 것들이 ‘기우’가 아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직에서 닦달당하며 ‘눈물의 월급’을 받고 일해 본 경험이 거의 없던 그녀는 DJ의 눈에 들어 57세의 나이에 ‘국회의원’ 뱃지를 달았다. 그녀로선 첫 정규직 취업이자 그럴싸한 첫 번째 직장생활이었다.

하지만 ‘국회의원’이니 누가 그녀를 눈치주고 야단쳤겠나. 제일 ‘폼 나는’ 직업중의 하나인 국회의원 좀 하다가 워낙 ‘관운이 좋아’ 장관 좀 했고, 일약 ‘첫 여성총리’에까지 올랐으니 ‘운’은 좋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공직자로서의 ‘훈련’이나 ‘기본 소양’을 갈고 닦을 ‘수습기간’이 전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저런 엄청난 실수들을 보란 듯이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열린당에선 차기 대선 후보 중 유력인물로 그녀를 꼽고 있다니 참 뭐라 할 말이 없다. 떡 줄 사람은 생각조차 않고 있는데 자기들 맘대로 김칫국부터 마시고 있으니. 열린당이 이번 선거에 참패한 원인을 알 것만 같다.  

이번 그녀의 실수 중 우선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포르투갈 대통령과의 약속시간에 30분가량 늦게 도착했고, 그 바람에 면담 일정이 8분 정도 단축되었다는 대목이다. 눈을 의심해 몇 번이고 다시 읽었던 대목이다. 지각이라니.

결국 다음 일정에도 차질이 생겨, 총리와의 면담도 30분 연기됐다는 것이다. 일찍이 대한민국의 국무총리가 외국 나가서 그 나라 대통령을 만나는데 지각을 했다는 소리는 들어본 일이 없다. 아마도 ‘건국 이래 최초’일 것 같다. ‘최초’의 기록을 많이 가진 그녀다운 일이었다고나 할까.

그래도 그렇지. 거기가 어디라고 지각을 하는가. 총리실 관계자는 구구한 ‘변명’을 늘어놓고 있지만 그런 게 다 구차하게 들릴 뿐이라는 걸 그들은 왜 모르는지.

뭐 탑승자 명단이 실수로 기재되었고 그걸 확인하는 과정에서 비행기가 연착하는 바람에 어쩌고저쩌고 하는 듣고 싶지도 않은 변명을 한 뒤에 그들은 놀랍게도 ‘세계 경제대국 10위인 한국에서 국무총리 전용기가 없어서 이렇게 되었다’는 기도 막히지 않는 변명까지 늘어놓았다.

정말이지 옆에 있었다면 그 관계자에게 ‘꿀밤’이라도 한 대 선사하고 싶을 정도였다. 이게 도대체 말이 되는 얘기인가. 이 세상에 ‘있을 수 없는 일’은 없다니, 까짓 30분 좀 늦은걸 가지고 뭐 그리 책망이냐고 따지고 들면 할 말은 없지만,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는 것을 분명히 지적하고 싶다.

‘태평스런 그녀’의 실수 무용담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계속된다.  8일에는 프랑스 경제인연합회 초청 간담회에서 프랑스 기업인들의 질문공세에 그녀는 진땀을 빼고 답변을 못했다고 한다.

게다가 그녀를 수행했던 정보통신부장관마저 제대로 답변을 못했다니... 이를 어쩔꼬. 그러고도 순방 떠나기 직전 날 ‘총리 선배님들과 만찬’을 가질 정도로 여유를 부렸으니...

그 다음 그녀는 외교적으로 너무도 큰 실책을 저질렀다. 그것도 다 ‘경험 미숙’이고 ‘엄한 조직생활’을 해보지 않은 ‘순진한’ 그녀이기에 어쩌면 ‘예고된 재앙’이었을 것이다.

프랑스 정부에게 ‘외규장각 도서를 비롯한 우리 문화재를 돌려받으러 간 중차대한 총리의 임무’를 깜빡했는지 아니면 시라크 대통령이 그녀의 손등에 ‘환영의 키스’를 한 것에 넋이 빠졌는지 아니면 노련하고 교활한 프랑스 총리의 간교한 꾐에 그만 무의식중에 넘어갔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그녀는 해선 안 될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다름 아니라 프랑스 총리가 ‘외규장각 도서의 서울 전시를 정례화하자’고 전격제안하자 그녀가 그 자리에서 즉각적으로 ‘좋은 아이디어’라면 수용했다는 것이다.

프랑스 측의 제안은 ‘아무도 예상을 못했던 것’이라는 게 외교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사전에 프로토콜에 없었던 이야기라면 그녀는 ‘좀 생각해보죠.’라고 말했어야 했다.

이건 동사무소라도 한 3년 다닌 공무원 출신이라면 얼마든지 답변할 수 있는 외교적 답변이다. 아니 동사무소 안 다닌 그냥 ‘아주머니’라도 사전에 없던 이야기라면 조심스레 즉답을 피하는 지혜를 발휘했을 것이다.

상식적으로 봤을 때 우리 문화재를 ‘불법점유’하고 있는 ‘못된 나라’가 무슨 선심이라도 쓰듯 ‘서울 정기전시회’ 카드를 내밀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기분 나쁜 일인데 ‘착한 그녀’는 모든 걸 선의로만 해석했나보다. 우리집에서 빼앗아간 물건으로 전시회를 갖겠다는 얘긴데....

그래도 그렇지 그녀는 도대체 무엇에 홀려서 앞뒤 생각도 없이 프랑스 애들의 ‘흉측한 의도’에 그냥 말려들고 말았을까? 아무래도 그 늙고 노련한 시라크가 그녀의 손등에 키스한 ‘사건’탓이 컷을 것 같다.ㅠㅠ;;

그녀가 ‘좋은 아이디어’라고 덜컥 받아들인 프랑스 측 제안은 뒤집어 말하자면 ‘서울 전시를 정례화 하니까 반환은 하지 않겠다.’는 속셈이라는 것이 학계의 분석이다. 그런 마수에 그냥 걸려들고 말았으니. 이에 대해 총리실은 아직 ‘변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아마 이 대목은 입이 열 개라도 ‘변명’을 못할 것이라고 본다.

이런 대형 실책을 저질렀지만 그녀는 ‘우아한 한복’을 떨쳐입고 그 남편과 함께 무슨 리셉션인가에 참석해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실수 좀 했다고 노상 찌푸리고 다닐 수야 없겠지만. 그녀 옆에 나비넥타이를 매고 얌전히 앉아있는 그녀의 남편이 오히려 ‘울상’비슷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6월15일 귀국 예정이라는 그녀가 요 2,3일 사이에 또 무슨 실수와 실책을 저지를지 영 걱정이다.

어쨌거나 한명숙 총리, 그녀가 진실로 걱정스럽다. 지난번 평택 대추리 사태때도 ‘우유부단한’ 성명문을 발표하는 그녀를 보면서 심란했었는데 앞으로 그녀가 또 무슨 언행으로 우리를 놀라게 할 지 지켜 볼 일이다.  

PS:‘활빈단’이라는 시민단체가 이번 총리의 ‘지각 소동’을 비롯한 ‘외교적 실수’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그녀가 귀국하면 즉시 국무총리실과 총리 공관에 ‘꼴뚜기’를 한 상자씩 보냈다는 점이다.^^

요즘 시민단체들은 ‘친여적’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고 있는데 모처럼 ‘비판정신’이 충만한 시민단체가 등장한 것 같다. (2006년 6월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