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부터 미국에서 생활한 관계로 한글이 서툴러도 이해해 주세요.
본인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미국직장생활을 6년했고, 현재 한국 중견기업 2년차 회사원입니다.
저는 이 글을 통해 대한민국 기업인들의 찌질한 마인드와 잘못된 직장문화를 짚어보고자 합니다. 

1.    휴일 업무지시

이번 연휴 다들 잘 보내셨나요?
저는 5월 황금연휴는 물론 이번 연휴도 연휴답게 못 쉬었습니다. 시도때도 없이 회사에서 걸려오는
전화 때문입니다. 휴일을 이어서 쉬려고 연차낸거 뻔히 알면서도 영어 번역 해달라, 외국 바이어
자료 정리해서 몇시까지 보고해라 등..
저 뿐만 아니라 저랑 같이 휴일을 보내던 친구들도 회사 전화에 시달리고 그 중 한명은 그만
두었습니다. 

지금 당장 해결하지 않으면 안될 일이거나 내가 아니면 못하는 일이라면 이해하겠지만,
대부분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6년을 근무하면서 휴일에 업무지시를 받거나 회사로 불려온적은 손꼽을 정도입니다.
정말 급한일, 필요한 일 아니면 절대 전화 안하고, 전화해도 미안한데 이것 좀 해줄 수 있니?
이런식으로 지시를 합니다.
우리나라에선 휴일에 대한 예의라곤 눈꼽만큼도 찾아 볼 수 없고, 휴무인 사람을 괴롭히는 게
너무나도 당연한 문화가 되어있습니다. 

2.    야근이 넘 많습니다.

미국에서는 야근은 정말로 일이있을 때만 했습니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개인의 시간을 존중해 주고, 본인의 업무만 잘 끝내면 눈치 안보고
퇴근해도 됩니다.
오히려 야근을 자주하면 일처리가 느릿느릿한 능력없는사람으로 보여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내 일을 다 끝내도 옆사람, 혹은 윗사람이 퇴근 안하면 눈치를 봐야합니다. 
한 통계에 의하면 OECD 국가중 가장 노동을 많이하는 나라는 대한민국이고(2300시간),
2등인 폴란드와(1980시간) 무려 300시간 이상 차이납니다.
 

3. 적은 휴일

미국에서 총 2개의 회사를 다녔는데, 두곳 모두 매년 한달정도의 휴가를 줬고 눈치보지 않고
상황에 맞게 쓸 수 있었습니다. 휴가도중 물론 업무지시로 괴롭히는 사람은 없었죠.
연락을 해도 휴가에 지장없을 정도의 간단한 이메일이나 전화 정도입니다.

우리 회사는 기본 여름휴일 3일에 월차 15일을 쓸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회사가 이정도 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연차의 절반은 커녕 4~5일 정도, 그것도 엄청 눈치 봐가며 씁니다.
연차를 써도 업무지시는 물론 회사로 다시 불려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불려와도 연차를 사용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그래서인지 일부러 연차 안쓰고 연말에 돈으로 정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휴일, 개인의 시간에 대한 존중 따윈 전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4. 회식 강요

미국뿐만 아니라 선진국 대부분은 회식 따윈 절대 강요하지 않고 참석 못한다고 해서
전혀 이상할 게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회식이 마치 무슨 연장근무라도 되는듯 참석 안하면 죄인이 되더군요.
우리 부장님 술 엄청 좋아합니다.
금요일 퇴근할때 쯤 되면 저한테 와서 애들한테 오늘 회식하자고 전해라 하면
대부분은 거절 못하고 따라가야 합니다. 부하직원들 똥씹은 표정으로 따라가고
불참하는 직원들은 부장님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괴로운 회사생활을 하게 됩니다.
금요일에 선약을 잡아 놓은것도 부장님의 갑작스러운 한마디 때문에 취소한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그럴때마다 상대방에게 상당히 민망하고 미안해 집니다. 
또한 여친, 남친과 미리 잡아놓은 약속 취소해 버리는 부하직원들 보면서
제가 괜히 미안해 집니다.
한번은 부장님께 회식 하실거면 며칠전에는 말씀해 달라고 건의 드렸지만
어디 니가 나한테 잔소리냐는 분위기로 저만 민망했습니다.

두서없이 쓴 글이 길어졌네요. 다 쓰면 책 한권을 써야할 것 같아서
대표적인 것 4가지만 써봤습니다.
물론 어느나라를 가든 문제점이 없을순 없겠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후진국보다 못한
직장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글을 보고 그렇게 한국이 싫으면 다시 미국으로 가라고 욕하는 사람들 있을 겁니다.
예, 가지말라고 해도 반드시 갈겁니다.
안 그래도 지금 준비중이고, 현직장 3년 채우고 퇴사할 겁니다.
더 낮은 연봉과 대우를 무릎쓰고 한국에 온 이유는 가족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후진국보다 못한 대한민국의 직장문화를 견뎌낼 자신이 없고,
한국에 온 걸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습니다. 

통계적으론 우리나라의 경제력은 선진국이지만,
대한민국 기업인들과 윗사람들은 큰 그릇이 되려면 아직도 멀었다고 봅니다.
직원들을 배려하고 존중해야 직원들도 회사에 애착이 가고 상사에 대한 충성심이 생기며
주인의식이 생긴다는 점 기업인들과 윗사람들은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6.25 이후 놀라운 성장을 이루고 현재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만큼 기업인들도,
직장문화도 성숙해 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