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뉴스]

서울서 10손가락 안에 드는 걷고 싶은 길, 덕수궁 돌담길입니다. 밤에 담길을 비춰 줄 야간 조명시설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을 서울서 보낸 사람들은 대부분 이 길에서의 추억을 갖고 있기도 하죠. 그런 덕수궁 돌담길에 요즘 말썽이 났다고 합니다.

지난 20일 이곳에서 SBS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촬영이 있었다고 합니다. 벽에 종이를 붙여 놓고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에게 청혼을 했다나요. 아래 사진처럼.



100m가 넘는 돌담에 포스트잇이 아닌 큼직한 종이를 접착제로 붙였다고 합니다. 촬영이 끝난 뒤 잘 떨어지지 않으니깐 드라이버로 긁어서 문화재를 훼손했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어떻게 훼손됐는지 좀 더 자세히 보죠.  

▼ 훼손된 벽



약간 거무스레 연륜이 느껴지는 담벼락. 허연 속살이 곳곳에 드러나 있습니다.



끌 같은 것으로 돌과 돌 사이 시멘트 부분을 긁어 냈습니다.



돌과 돌 사이를 후벼 파 놓은 곳도 있습니다.



그런 상채기는 도처에 있었습니다



낙엽을 쓸고 있는 아저씨에게 물어 봤습니다. "덕수궁에 놀러 오는 어린 학생들 이 담벼락에 낙서를 해 지우느라 힘든 적인 없었냐"고. "요즘은 유치원생,  초등학생들도 해도 되는 일, 하면 안되는 일을 분간한다"고 합니다.

사진들 처럼 긁어 놓은 것 외에도 '프라하의 연인'의 지꺼기는 많았습니다.

▼ 아직도 남아 있는 접착제 지꺼기







▼ 접착제를 제거하느라 긁은 자국







▼ 떨어지지 않고 남아 있는 종이 지꺼기











덕수궁 돌담 훼손 사건이 알려진 뒤 SBS측은 22일 오전 드라마 공식 홈피에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비용과 상관없이 즉각적인 원상복구에 나서겠다. 지방에 체류중인 문화재 전문가들에게 급히 연락을 취했다. 빠르면 22일 오후부터 원상복구작업에 들어가겠다"는 것이 요지입니다.

☞ '프라하의 연인' 공식 사과문 보러가기

덕수궁 측은 "애초에 드라마 제작진이 '포스트잇' 30장 정도를 붙이겠다고 해서 허락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고 접착제를 사용해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밝힌 것으로 여러 매체가 보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