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우리나라에 있어 참으로 중요한 한해다.
지난해 G20 정상회의 유치,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의 격상과 함께 사상 처음으로 47조원에 달하는 원전 수출이란 쾌거를 이룬 성과는 우리 국민에게 올한해를 성공의 해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긍지를 주는 기분좋은 결과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좌파들이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 발전소 수출에 대해 폄하하고 비방하고 있어 한심하기 그지 없다. 좌파들은 계약 규모가 실제보다 부풀려졌다,  원전의 핵심기술이 한국 것이 아니다. 또 원전은 반(反) 환경적이라며 헐뜯기에 바쁘다. 온 국민이 기뻐해야 할 일을 비난하다니 한심한 사람들이다.

 이번 원전수출 계약 규모가 50억달러에 불과한데 이를 200억달러로 과대 포장하였다는 주장은 완전히 유언비어다. 국내 언론이 아니라 아랍에미리트에서 발간되는 일간 영자지인 '걸프뉴스(Gulf News)'는 12월 28일자를 통해 큼직한 사진에 200억달러 규모라고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다. 발전소 시공 등 건설부문 수주액이 200억달러, 원전수명 60년 동안 운전 및 기기교체 등 운영참여로 200억달러를 더 받을 수 있다. 더 큰 의미는 이번 원전수출을 통해 급속도로 규모가 커지고 있는 전 세계 원전시장에 국내기업이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원전의 핵심기술이 외국 것이라는 이유로 이번 수주를 폄하하는 것도 다른 산업과 비교하면 편파적이다. 우리가 세계에 자랑하는 반도체·자동차·조선산업에도 외국 기술이 상당 부분 쓰이고 있다. 휴대전화에도 퀄컴(Qualcomm)의 특허가 들어 있고, 개인용 컴퓨터에도 인텔(intel)의 마이크로 프로세스 칩이 내장돼 있다. 그렇다고 해서 휴대전화와 컴퓨터가 국산이 아니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 한국은 현재 원전설계핵심코드와 원자로 냉각재 펌프, 원전 제어계측장치(MMIS) 등 3대 핵심 기술을 독자 개발하지 못해 미국 웨스팅하우스로부터 빌려 쓰고 있다. 웨스팅하우스가 공급하는 원자로 설비 부분이 전체 원전 공사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 정도이다. 한 국가나 기업이 모든 기술을 독점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중요한 것은 한국이 일부 외국 기술을 빌려 쓰고 있지만 설계·시공·운영 등 전체 시스템 수출 능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한국의 원전 건설 기술이 다소 오래됐지만 싸고 단순하다는 장점이 있어 한국이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 프랑스의 아레바, 일본의 도시바 등과 주요 시장에서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국산화하지 못한 5%의 기술을 자력으로 개발하기 위해 기업과 연구소가 밤낮으로 뛰고 있다. 그들을 격려하지 못할망정 폄하해서는 안 된다.

원자력발전이 친환경기술이 아니라는 것도 지나치게 이념적인 것이다. 원자로에서 나오는 방사선은 인체에 치명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수십 년간의 원전 운용을 통해 안전성을 충분히 입증했고 이와같은 우리나라 원전의 안정성 때문에 원전수출이 가능한 것이다.

안전 문제가 해결되면 원전은 오히려 친환경 기술로 봐야 한다. 원전의 이산화탄소 배출은 화력발전의 1%가 채 안 된다. 이 때문에 각국 정부가 원전건설에 속속 나서고 있다. 세계원자력협회에 따르면 2030년까지 총 430기가 더 지어질 예정이며, 이를 현재 가격으로 환산해도 1200조원의 엄청난 시장이다. 원자력 르네상스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미국에서도 이미 적지 않은 수의 신규 원전이 건설허가를 신청했고, 중국은 무서운 속도로 원전을 건설하고 있어 가까운 장래에 100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지구온난화 억제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풍력·태양광 발전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원자력 발전이 풍력이나 태양광 발전보다 훨씬 경제적이며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