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사무처, 폭력 의원 처벌에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

국회가 민주당·민주노동당 측의 의사당 폭력에 대해 단호한 의법 조치를 주저한다면 대내적으로는 입법부로서의 자기 부정, 또 대외적으론 법치 허무주의를 부추길 뿐이라는 게 우리 시각이다.

에드윈 퓰너 미 헤리티지재단 이사장은 6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입장과 다르다는 이유로,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법치주의와 다수결 원리를 무시하는 사람들은 진보든 보수든 민주주의를 누릴 자격이 없다”며 “국회 폭력사태를 보니 한국 민주주의가 도전받는 게 아닌가 하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쇠망치·전기톱 등이 동원된 지난해 12·18 사태 이후 20일 동안 난투극·기물파괴·불법 점거로 점철돼온 ‘무법 국회’를 비판해온 우리로서도 퓰너 이사장의 지적처럼 대한민국 국회가 세계의 조소(嘲笑) 대상이 돼온 의정(議政) 현실이 더없이 민망하고 그만큼 개탄스럽다. 국회에 대해 두 줄기 책임을 지적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첫째, 국회 사무처는 폭력 행사로 국회의장실·본회의장·로텐더홀·상임위원회를 ‘불법의 해방구’로 만들어온 국회의원·보좌진·정당 당직자를 전원 색출해 법의 제재를 받게 함으로써 유사한 사태의 재발을 막을 책임이 무겁다. 문학진 민주당 의원과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의 예만 해도 그동안 드러난 불법·폭력 행태가 정치인으로서의 도의적 문책에 더해 법적 책임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는 수위라는 게 우리 판단이다. 12·18 사태 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회의장 문을 쇠망치로 부순 문 의원, 무법의 의사당 활극 20일의 주인공이 강 대표이지 않은가. 사무처가 정치권 의중을 재면서 또 흐지부지할 계제가 아니다. 의회 폭력에 대한 법적 책임을 엄정히 물어야 하며, 의사당 기물 파괴로 인한 3400만원대 물적 피해의 변상, 부상한 국회 경위·방호원 53명의 치료비와 위자료도 포함시켜야 함은 물론이다.

둘째,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도 폭력 의원 제재로 입법부의 권위 회복에 앞장서기 바란다. 국회가 자기 정화로 거듭나자면 윤리위가 그 직분에 충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