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김정일 제의로 시작…이젠 김정일의 고도의 작전에 농락당한 것은 아닌지
북한이 국제사회에 대해 떼법과 보편성, 국제법을 어긴지는 오래이다. 개성공단도 예외가 아니다.
남·북이 개성공단 사업을 함께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 6월의 남북정상회담 두 달 뒤인 8월 현대아산과 북한이 '공업지구개발에 관한 합의서'를 채택하면서부터다. 북한은 9년 가까이 사업을 같이 하다 갑자기 노임과 임대료 등 사업 조건을 다 바꾸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 놓고, 이걸 받지 못하겠으면 개성에서 나갈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세계 어디에도 이런 식으로 사업하는 경우는 없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 8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고(故)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에게 공단 개발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현대그룹과 북한 아태평화위원회는 총 6600만㎡(약 2000만평)를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토지공사가 2003년 6월 부지조성 공사에 들어갔고, 2006년 5월 1단계 330만㎡ 부지조성 작업이 완료됐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12월 리빙아트가 '통일냄비' 1000세트를 첫 생산한 것을 비롯해, 2006년 10월 시범단지에 입주한 23개 기업이 생산에 들어가며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다. 2007년 6월에 실시된 본 단지 2차 분양 때는 141개 필지 분양에 344개 기업이 신청해 평균 2.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같은 해 10월 남북 정상이 3통(통관·통행·통신) 문제 해결에 합의하고, 12월에 경의선 열차 운행이 시작되면서 사업에 탄력을 받는 듯했다.
하지만 북한은 2008년 3월 "북핵 문제가 타결되지 않으면 개성공단 확대가 어렵다"는 김하중 당시 통일부 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아 남측 당국 인원의 철수를 요구했다. 12월에는 개성공단 상주 체류 인원을 일방적으로 880명으로 제한했다. 올해 3월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이유로 육로 통행을 전면 차단했고, 연이어 현대아산 직원의 억류 사태가 터졌다.
올해 4월 21일 남·북 개성접촉에서 북측 근로자 임금을 중국 수준으로 인상해주고, 공단 토지의 조차(租借) 기간은 원래 50년으로 합의된 것을 25년으로 단축하며, 2014년부터 입주기업들이 내기로 돼 있는 토지 사용료도 당장 내년부터 내라고 요구했다. 우리 기업들은 "이런 조건으로는 개성공단에서 공장을 운영하기 어렵다"고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그렇다 해도, 임금이나 토지사용료 같은 사업과 관련된 문제들은 남·북이 대화하고 협상하면서 풀어갈 일이다.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15일 남측에 보낸 통지문에서 "개성공업지구에서 우리가 그동안 6·15 공동선언의 정신에 따라 남측에 특혜적으로 적용했던 토지 임대값과 토지 사용료, 노임, 각종 세금 등 관련 법규들과 계약들의 무효를 선포한다"며 "남측 기업들과 관계자들은 우리가 통지한 이상의 사항을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고 이를 집행할 의사가 없다면 개성공업지구에서 나가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김정일의 고도의 작전에 놀아난 것 아니면 2000년 합의서가 정상적인 상태에서 체결되었다면 지금은 김정일의 건강문제, 3대세습, 오바마행정부의 북한 무시정책, 로켓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조롱,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 중국으로부터 일고 있는 버르장머리없는 "藩國" 세습왕조 이론, 회생불가능한 경제문제로 인한 사회.체제 붕괴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리라.
적게도 하루 2~3개의 쵸코파이이가 북한 사람을 흔들어 놓고, 새참 라면마져 집으로 가져가서 자식을 먹이는 39,000명의 근로자들로 불고 있는 자본주의에 대한 훈풍의 영향이 겁나서 아니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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