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충격에 휩싸여 있다. 당 대표가  '보온병 포탄', '룸살롱 자연산' 등 잇단 구설수에 휘말려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안상수를 가지고는 다가올 총선을 치루기 어렵다는 게 공통된 입장이다. 안상수가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우선 노무현 정부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 의장들의 교체사례를 연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의 교체 가능성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신기남 의장은 부친의 친일 논란으로, 정동영 의장은 노인폄하 발언으로 중도하차했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성형 안 한 여성을 '자연산'에 비유한 것은 20~30대 여성층 유권자들이 여권에 등을 돌리게 만들 수 있는 발언"이라며 "안상수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한 고위 관계자도 "진짜 어이없는 일이다. 안상수 대표의 말을 앞으로 누가 듣겠느냐"고 했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안상수 대표에게 누가 총선 지원유세를 요청하겠느냐'고 말했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의원들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구상찬 의원은 "지금까지 모두 248개의 연말 송년 모임을 다녀왔다. 어제는 코피까지 나더라. 그런데 이렇게 고생하면 뭐 하나. '자연산' 발언으로 한 방에 날려버렸는데"라고 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안 대표는 더 이상 전면에 나서면 안 된다. 기능상실이다. 조롱의 대상밖에 더 되겠느냐"고 했다. '안상수 간판'으로는 도저히 다음 총선을 치르기 힘들다는 하소연이었다.

안 대표도 이런 불만들을 잘 알고 있다. '보온병 발언' 이후 국회를 방문한 초등학생들이 자신을 보더니 "어, 보온병 아저씨다"라며 따라다녀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다른 최고위원들에게 협조를 요청하는 등 분위기를 쇄신해 보려고 노력하던 중 '자연산' 발언으로 그로기 상태가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안 대표는 24일 예정했던 아동복지시설 봉사활동을 포기한 채 두문불출하고 있다.

그런데도 안상수 대표는  "자진 사퇴 가능성은 0%다. 쉬면서 생각을 가다듬고 반성하겠다" 고 했다. 여론과 맞서 싸우겠다는 태도이다.

그러나 안상수 대표를 지지하는 주류측은 안상수를 대신할만한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교체를 반대하고 있다. 

홍준표 최고위원이 당대표로 당선 가능성은 있으나, 청와대와 사이가 나빠 부담스럽고, 정몽준 전 대표는 다시 세를 모으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세인 이재오 특임장관은 친박 쪽이 결사적으로 반대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란에 빠져있다.

친박 진영이 안상수 퇴진을 주장하지 못하는 이유는 안상수가 물러나면 이재오 장관이 등장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파출소 피하려다 경찰서 만날 수도 있다"(한 친박계 의원)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이재오 장관측도 자신들이 안 대표 체제를 흔들려 한다는 인상을 줄까 극도로 조심하는 분위기다.

한편  민주당 여성의원들은 '여성 비하 발언'과 관련, 안상수 대표를 27일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기로 하므로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