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니 더욱 기가막힙니다.
공무원으로 근무를 시작한지 이제 6개월도 채 되지 않은 새내기 소방관입니다.
- 저의 개인신상이 노출될 경우 불이익이 많을 듯 하여 타인(친구)의 이름을 빌려(허락은 득했습니다) 올립니다. -
현재 소방 공무원 중 외근직(일반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자)의 경우 24시간 2교대로 근무하는데 소방검사, 지수리 조사, 무선페이징 확인, 구급활동 조사, 직장훈련 등 업무는 근무 특성상 비번날 하게되어 잠 하나 못자고 그 이틋날도 일을해야 합니다.
화재나 구급 등의 건수가 그리 많지 않아 야간에 활동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있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역시 24시간 근무라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죠. 항상 출동이라는 긴장 속에서 자고, 생활해야하기에 24시간 근무가 너무 어려운데 그 다음날도 일을 해야하니 미칠 지경입니다.
하지만 타 직업에 비해 더 사회적 기여도, 개인의 성취감 등이 높기에 자부심을 가지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소방검사 등의 업무로 24시간 근무한 다음날(비번날) 근무하는 부분은 인력부족을 감안할 때 어느 정도 납득할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 지나치게 불합리한 부분이 눈에 띄기에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어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일례로 119 대축제라는 행사가 있습니다.
도소방본부에서 주관하는 행사로 어린이 등을 대상으로 글짓기나 그림그리기 대회 등을 열어 소방의 사회적 위상과 사회적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소방홍보의 한 방안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소방홍보.. 중요하겠지요 허나 이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얼마전 문서가 하나 접수되었습니다. 119대축제 행사 중 개회식에 참석하는 인원이 없으니 비번자들 전원을 사복차림으로 참석해달라는,..
더군다나 출석부를 만들어 각 소방서 예방담당자들이 출석체크를 한다고... 불참자는 불이익이 조치가 있을거라나... 그저 개회식 30분을 치루기 위해 비번자들은 1시간이 넘는 거리를 차로 이동하여 30분간 개회식에 참석하고 다시 1시간(저같은 경우는 2시간입니다.)이 넘는 거리를 되돌아와야 한다니... 이게 뭐하자는 건지....
순번 휴무자들은 순번휴무(순번휴무는 2교대 근무자가 월 1회 1일을 쉬도록해주는 제도입) 까지 연기해서 참석하라나....
항상 “외근자들 비번을 보장하라”는 말이 나오지만 실제로는 절대 보장되지 않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119대축제는 분명 소방분야에서는 중요할 수 있습니다.
허나 비번자들을 전원 동원하여 개회식에 참석시켜야 할 만큼 중요한가는 의문의 여지가 있습니다. 참석자가 부족하다면 그것은 주최측인 도소방본부의 직원들이 그들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탓 아닐까요?
119대축제가 외근 비번자들 전원을 동원해서만 개최할 수 있다면 그 제도는 이미 그 취지를 잃어버린 것 아닐까요?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습니다.
말로만 듣던 그 ‘탁상행정’, ‘복지부동’을 몸을 느끼자니 1년도 안된 소방관은 할 말이 없습니다. 이것이 우리나라 현주소구나! 그저 눈에 보이는 것만을 갈망하고 단 하루 앞을 못보는 시야좁은 한심한 인간들이 우리나라를 만들어가는구나!..하는 생각이듭니다.
시정해주십시오! 시정해주십시오. 이건 분명 필수불가결의 사항이 아닐뿐더러 불합리한 행정의 일례입니다.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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