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오늘의부정부패 > 모델하우스 내용 반이상이 거짓말

건설업체 ‘가구 바꿔치기’ 성행

입주자들 재산상, 건강상 피해 늘어

서태호 기자

▲15일 국회기자실에서 건설업체들의 최저입찰제로 인한 불량시공사례를 설명하고 있는 한국아파트연합과 민병두 의원 © 서태호

최근 5년동안 분양된 2,600여개의 아파트단지 중 절반 이상이 분양시 모델하우스에 설치됐던 가구와 마감재보다 저가의 제품으로 바꿔치기해 실제 아파트을 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아파트연합회(이하 한아연)와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은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아연에서 올해 2월부터 3개월간 조사한 자료를 발표했다.

이날 한아연은 “모델하우스에 설치된 가구제품이나 마감재는 사업주가 입주자에게 하는 약속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본시공에서 동일한 품질과 제품으로 시공되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이와 같이 밝혔다.

2003년부터 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아파트관련 피해 339건 중 분양광고나 모델하우스와 다르게 시공된 권리 상 하자 건이 37.8%에 이르는 등 아파트 입주자의 피해가 증가하자 지난해 1월부터 견본주택건축기준에 대한 건교부장관의 고시가 있었다.

그러나 이 고시는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많은 건설업체들이 지키지 않고 있고 최근까지도 건설업체 사이에 최저가 입찰이 성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민병두 의원은 “건교부장관의 고시가 있었지만 처벌규정이 없고, 품질을 확인해줄 인증기관도 없으며, 가구는 준공검사의 대상에서 제외되어 현재까지 ‘가구 바꿔치기’가 건설업계에 만연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하자보증기간이 1년에 불과해 입주자들이 완공 후 입주하여 하자를 발견해도 배상을 받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아연에 의하면 1군 건설업체 대부분이 모델하우스에는 고급 브랜드와 고급 제품을 설치하지만 본공사에서 최저 입찰제를 실시하여 입찰참여업체는 저가 저급 자재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최저 입찰제는 입주자들에게 재산상의 피해를 입힐 뿐만 아니라 포름알데히드 방산량의 증가를 가져와 최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아토피를 비롯한 피부질환과 호흡질환 등 새집증후군의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납품업체는 최저 입찰제로 인해 디자인 연구, 품질 개선 노력 등을 포기할 수밖에 없고 이는 업체간 디자인 베끼기와 저급 제품을 생산할 수밖에 없는 풍토를 조성하여 국가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문제점도 낳고 있다.

한아연은 “처벌규정이 없는 건교부장관의 고시는 솜방망이와 다를 바 없다. 주택법에 처벌규정을 강화하여 사업주가 임의대로 저가의 가구나 마감재를 바꿔치기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사 결과의 발표와 함께 민의원은 사업주가 견본주택에 설치한 동일한 품질의 제품으로 주택을 시공하도록 명시한 주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에는 징역 2년 이하 또는 벌금 2천만원 이하의 처벌 규정을 두었고 주택건설사업의 등록을 말소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지자체장이 주택건설사업의 사용검사를 하는 때에는 입주자모집공고 승인 시에 사업주체가 제출한 제품의 목록표 및 영상물 등과 비교하여 동일여부를 확인하도록 했고,

사업주체가 입주자모집공고의 승인을 얻고자 하는 때에는 견본주택에 설치된 마감자재, 제품의 목록표 및 영상물을 승인권자에게 제출하도록 하고, 이를 사용검사가 있은 날부터 2년 이상 보관하여 입주자가 열람을 요구할 때에 공개하도록 했다.

민의원은 “국민의 60%가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국의 현실에서 가계 자산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아파트의 품질관리가 중요한 문제라고 파악하고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재산권 보호를 위해 주택법을 개정한다”며 입법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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