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익야당(하도 이합집산을 자주해서 이제는 이름도 모르겠슴)이 원혜영을 대표로 정부와 한나라당에 김정일 조문 문제로 들쑤실 때, 박근혜가 이를 단호히 반대했다고 한다.

정몽준조차 ‘조문 보내야 한다’는 식으로 김빠진 소리나 해대는 판국에 요즈음은 왠일로 박근혜가 강경우익노선을 자주 보여주는지 신기할 정도다.

결국 정부에서는 재수없는 이희호와 밥맛없는 현정은을 민간차원에서 조문 방북을 허용한 모양이다.

정치인의 대동은 불허하고, 정부차원의 조문도 없단다.

다만, 이명박이 박근혜와 원혜영을 불러서 “북한을 적대하지 않을 방침”이라는 말에서 김이 빠진다는 정도이지만, 그나마 이 정도의 조문불허는 그런대로 모양새는 갖추었다고 본다.

원혜영을 비롯한 좌익과 야당이 자꾸 조문단 얘기를 꺼내니까 갑자기 생각나는 게 있다.

“풀무원이 두부·콩나물 등 가격인상을 시도하다가 정부의 물가 안정 노력에 협조한다는 취지로 미루기로 했다”는 기사를 보고는 직접 연관 지을 것은 없지만, 풀무원 창업자가 원혜영의 부친이라는 사실이 왠지 이상하다.

안 그래도 수도권의 단체급식 식자재 공급을 풀무원의 자회사인 ‘푸드미아’가 장악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들은 초중고 무상급식을 통하여 식자재 시장을 장악하고, 전교조 뿐만 아니라 급식노조까지 가세하여 학교를 장악하고 있는 판국에 대북지원까지 그들의 식자재 시장으로 확대하려는 의도는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다.

초코파이가 북한의 체제문제까지 흔든다는 사실이 배가 아팠는지 조문 가서 풀무원 두부를 공급하겠다는 서약을 받아내어 대북지원물자에 끼워 넣어 잇속도 챙기고 북괴정권의 연명에도 기여하려는 복선이 깔려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 망상이길 빈다.

그건 그렇고 정말 요즈음은 이상할 정도로 박근혜가 강경우파의 목소리를 자주 내는 점이 눈에 띈다.

용산 방화사건 때 경찰을 질타하고, 세종시 이전을 고집하는 등 지금까지 그가 부린 얌체성 몽니 때문에 아직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박근혜이지만, 무슨 다른 꿍꿍이가 있을 지언정 “안보문제 만큼은 정부정책과 같이 가야 한다”며 김정일 사망에 따른 조문단 결성을 반대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본다.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