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유배지` 봉하마을, 막대한 국민혈세 투입해 새단장



“아무리 전직 대통령 고향이라지만 165억원에 이르는 국민 혈세를 투입해 단장한다는게 말이 되는가? 실제로는 천억이 들어갔다던데....”

노무현 퇴임이 17일 남은 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만난 주민 박모(57)씨는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마을을 바라보며 답답하다고 말했다.

촌 구석이었던 노무현의 고향 봉하마을은 이제 웬만한 도시 못지 않은 기반시설을 다 갖췄다. 49가구 119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이 마을은 관광자원개발이라는 명목하에 콘크리트로 뒤덮여 흙을 밟기 힘든 마을로 돌변했다.

특히 김해시가 막대한 시 예산을 투입하여 봉하마을 일대에 생태공원을 조성하면서 마을의 옛 모습은 완전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아름답고 조용하던 마을이 시끄럽고 호화스런 도시로 돌변한 것이다. 

이 사업에는 3년동안 공식적으로만 세금 165억원이 집중 투입된다. 봉하마을 리모델링 하는데 75억원, 봉하산 웰빙숲 개발에 30억원, 화포천 생태체험시설에 60억원  등인데 시설을 하다보면 더 많은 예산이 들어갈 공산이 크다.

마을 전체 공사는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어 사저 진입도로 포장과 전기와 상·하수도, 도시가스 공사 등은 마쳤다. 마을 입구에서 100m쯤 들어서자 왼쪽으로 노무현이 은퇴 후 기거할 사저가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대지 4290㎡에 지상·지하 각 1층 구조인 사저 본채는 황토와 소나무로 외양을 갖추는 마감공사가 한창이었다.

역대 대통령 사저로는 최대 규모로 공식적인 공사비만 12억원이 들어갔다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들어갔다는 게 마을사람들의 말이다. 오는 15일 준공 목표로 현재 9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사저에서 30여m 떨어진 경호실 건물(지상·지하 각 1층, 대지 1157㎡)은 완공돼 침대·집기 등이 설치됐다.

마을 입구 노무현의 형 건평씨 집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둔 넓은 땅에서는 고급 빌라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사저와 경호실 공사를 맡은 부산지역 건설업체가 시공중인 빌라는 89∼323㎡ 규모로 14가구다. 올 3월 준공 예정으로 입주자는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과 대통령 주치의인 서울대병원 김모 과장, 퇴임후 초대 비서실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진 정상문 청와대 총무비서관, 형 건평씨, 이모 비서관, 노 대통령의 심복으로 알려진 선모씨, 기업인 박모씨 등 노 대통령 최측근 인사들에게 모두 분양이 끝났다고 회사 관계자는 밝혔다.

청와대는 14가구를 누구 돈으로 지었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노건평씨 부부는 저수지 주변 땅을 몽땅 사버렸고 나머지 땅은 노무현 부산상고 동문들이 모두 사 들였다. 주민들은 “봉하마을 남쪽은 모두 노무현 전용 공간이 돼버렸다" 며 혀를 찼다.

노무현 5년 재임 기간 이 마을을 방문한 관광객은 71만여명 이었는데 이들이 남긴 200쪽 짜리 52권의 방명록은 취임초 ‘경제를 살려 달라’에서 최근 ‘유종의 미를 거둬 달라’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그만큼 신뢰를 잃어버린 것이다.

부산 망미동에서 온 김모(57·여)씨는 “노무현이 남은 기간을 잘 마무리해야 하며 정권 인수인계를 원만하게 하기 바란다" 고 일침을 놓았다.

노무현은 오는 25일 오후 4시쯤 봉하마을에 도착할 예정이며 노사모, 진영번영회, 마을 주민들이 성대한 환영행사를 준비중인데 봉하마을에서 계속 있을 지 검찰에 불려다닐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영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