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참여 정부' 출범 한 달도 채 안된 시점에, 한 농민이 농약을 마시고 자살을 했다.(한겨레 3월 18일치)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경북 봉화에서 농사 짓고 살아온 박연거(51)씨는 유언에 의하면 빚이 3억이라고 했다. 한참 신명나게 살아갈 나이의 박씨다. 그가 생전에 받은 큰 상만 보더라도 과학영농-내무부 장관상(94) 신한국인 농업부분-대통령상(94) 농림부 장관상(97) 이렇게 훌륭한 상까지 받은 그가 왜 자살을 해야만 했을까. 이것이 오늘의 농촌현실이란 말인가.
이 땅의 농민들을 가장 잘 끌어안고 가야할 새로 임명된 농림부 장관에게, 이차에 직언을 한 가지 하지 않을 수 없어 몇 마디 적어 본다. 지난 대선 기간에 지역의 <노사모>회장직을 맡고 열심히 일하신 젊은 분이 사흘 전에 뜻밖에 내게 전화를 했다. 요점은 지역 언론에 보도된 기사내용으로서, 신언관씨는 유명한 농대를 졸업하고 9000평 농사일하며 80년대 이후 농민운동을 했고. 농민권익을 위해 14대,15대 국회의원 출마해 낙선하더니, 정당을 바꿨다. 특히 지역에서 대의명분 없이 자기욕심만 갖고 민주당하다가 한나라당으로 갔던'철새 정치인'이란 비판을 받았다. 농민들은 물론이고, 시민단체들도 좋지 않게 생각을 했다. 도덕성이 결여된 그가 대선 때 얼굴 좀 내밀고 나타나자, 지역의 사회단체 사람들은 "당신이 여기 올 자리가 아니다"라고 거역하자 더 이상 발붙일 곳을 찾지 못했다. 한동안 보이지 않았다.
그러한 그가 '참여 정부'의 농림부 이사관 자리에 앉게 되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지역의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하고 있다. 알고 보니 지역에서 배척 당하자, 중앙의 선거캠프에 자주 들랑거리며, 경상도의 거리유세 지원하며 마이크 잡고 연설하고, '눈도장' 찍고 하더니 결국 한자리 차지한 공직자라면 역겹다. 전형적인 기회주의자나 다름없이 처신해 온 그의 입으로 이렇게 말했다. "정치를 하려고 했던 것도 농민의 권익운동을 위해서였다. 어떻게 보면 국회의원이 되는 것보다 농림부에서 이사관으로 일하는 것이 농민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지역 언론에 알려지면서, 과연 그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지금까지 닦아온 표밭을 두고 공직에 계속 있을 것인지 믿어지지 않는다. 그때 가서 전에 정당을 이리 저리 바꾸듯 공직을 무책임하게 사표 내고, 농림부 이사관 1년 재임이란 경력을 이력서에 보태서 여당의 후보로 농민들 앞에 나타나지 않을까.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농림부 '공직'자리가 저런 곳인가. 개혁적이어야 할 '참여 정부'의 한 구석이 미덥게 보이지 않는다.
그 동안 20~30여년 농민운동을 묵묵히 해온 이름 없는 분들의 땀이 이렇게 헛되어야 하는가 싶어 서글퍼진다. 찾아보면 숨어있는 일꾼들이 있을 터인데, 너무 쉽게들 공직의 자리 채우기에 급급해 하고있는 것은 아닐까. 큰 빚을 지고 농약으로 음독 자살한 이 농민의 처지를 농림부 공직자들은 어떻게 지켜보고 있을까.
전농동지들은 신언관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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