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돈 266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9일 구속된 창신섬유 회장 강금원이가 노무현의 측근 20여명에게 수십억원의 돈을 뿌린 것으로 드러났다. 강금원은 노 재임 시절 '사설 부통령'으로 불렸다고 한다. 그는 2003년 공개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정권의 군기반장"이라고 부르며 "대통령도 나를 못 말린다"고 했었다. 강금원 앞에선 내로라하는 정권 실세들도 쩔쩔맸다고 한다. 그 강금원의 위세가 결국 청와대를 '돈와대' 로 만들었던 것이다.
강은 노무현의 오른팔 노릇을 해온 386 측근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10억여원, 여택수 전 청와대 행정관 7억원,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 1억원, 명계남 전 노사모 대표 5400만원 등 정권 실세들에게 뒷돈을 줬다. 빼돌린 회사 돈으로 정권 실세들을 주무르는 데 쓴 것이다.
강 에게서 돈을 받은 사람들은 응당 받아야 할 것을 받았다는 식이거나 공직을 떠난 뒤 받은 돈이라 문제될 게 없다는 태도다. 안 최고위원은 "형과 아우 사이의 극히 사적인 거래에 불과하다"고 했고 윤 전 대변인은 "자서전을 대필해주기로 하고 원고료 1억원을 선불로 받은 것"이라고 했다.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자신이 이사장을 지냈던 '참여정부평가포럼'에 강씨 돈 6000만원이 들어온 것에 대해 "대가성은 전혀 없다"고 했다. 김우식 전 비서실장도 자신이 운영하는 연구소 사무실에 강씨가 임대 자금 3억5000만원을 대준 데 대해 "내가 받은 게 아니다"라고 했다. 하루살이가 고달픈 국민들로선 이들이 뒷돈을 받은 사실 못지않게 이런 식 해명에 울화가 치민다.
그들이 상관으로 모셨던 노무현이가 이런 식으로 강의 돈을 받았으니, 그 밑에서 노무현 심부름을 하던 그들로서는 강의 돈을 받은 게 아무 이상할 게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강은 "노 전 대통령을 상상을 초월하는 방법으로 도와줬다"고 했다. 노무현은 재임 중 강이 회사 돈 50억원을 빼내고 세금 15억원을 내지 않아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자 사면권을 행사해 전과기록을 지워줬다. 청와대를 '돈와대' 로 바꿔준 은인에 대한 보답이었다.
노무현과 그 패거리들은 바깥에 대고는 세상에 깨끗한 사람은 자기들밖에 없다고 큰소리치면서 청와대를 돈으로 목욕하는 추접스런 곳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천하에 나쁜 놈을 대통령으로 모시고 돈와대를 만든 강을 '부통령'처럼 떠받들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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